웅포면에 간다면 꼭 한 번은 가봐야 할 곳이 있다.

그 곳은 바로 ‘입점리 고분군’이다. 백제시대 익산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 엿볼 수 있는 기회인 동시에 함라산과 어우러져 만들어낸 경치도 제법 근사하다.

웅포 소재지에서 금강변을 따라 약 5분정도 달리다보면 도착하는 입점리 고분군 및 전시관은 함라산에 둘러싸인 조용한 박물관이다.

1986년 한 고등학생의 신고를 통해 처음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 입점리고분은 이후 문화재연구소에서 8구의 고분을 조사했고, 1998년 사적지로 지정된 지역을 정비하는 과정에서 다시 13구의 고분을 발견해 모두 21기의 고분이 확인됐다.

발견된 고분에서는 금동제, 장신구류, 금동제 신발, 말 재갈, 철제 발걸이, 토기, 청자 항아리 등의 유물들이 출토됐고, 이 유물들은 백제시대의 생활상을 아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현재 입점리고분 전시관에 전시돼있다.

입점리고분전시관 내부에는 구덩식 돌덧널무덤 모형, 굴식돌방무덤들의 모형과 함께, 그 안에서 출토된 유물들을 1층과 2층으로 나눠 전시하며 백제 사비와 웅진 시대 고분 양식을 익히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뿐만 아니라 전시관 내부를 벗어나 야외에서도 백제 역사를 감상할 수 있다.

야외 전시관에는 실제 복원된 입점리고분의 모습들을 바로 눈앞에서 감상할 수 있는데, 여기에는 굴식돌방무덤, 얇은 판돌을 세워 상자모양의 널을 짜서 만든 청동기 시대의 대표적인 돌널무덤, 그리고 고인돌 등의 고분들이 전시돼 있다.

실제 무덤의 크기와 모양을 눈앞에서 생생하게 볼 수 있는 야외 전시관에서의 관람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당시 무덤이 만들어지던 모습을 상상해보며, 오늘날 무덤의 모습과의 차이를 느끼고 백제의 고분에서 느끼는 역사적 의의를 가장 생생하게 체득할 수 있는 장소이다.

또 해발 90~120m 고분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산비탈을 에둘러 오르다 보면, 어느새 작은 산 정상에 올라온 것과 같은 착각도 든다. 꼭대기에서 바라보는 함라산과 고분들이 어우려져 만들어내는 경치가 무척이나 아름답다.

백제 역사나 고분에 대해 잘 알지 못해 망설이고 있다면 오히려 좋은 기회다. 입점리 고분군의 해설사가 쉽게 설명해주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날씨가 더 추워지기 전 아이들과 함께 함라산과 고분의 아름다운 경치도 감상하고, 백제시대 익산의 역사와 문화를 알아보는 유익한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최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