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사계절 모두 아름답지만, 산 중에 으뜸은 겨울 산이라고 누군가는 말한다. 그 이유는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오면 나무 이파리가 모두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만 남게 되는데 그동안 나무에 감춰져 있던 산의 본 모습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등산객은 겨울산에 오르려면 다른 계절에 비해 많은 준비를 해야 하지만, 비교적 위험하지도 않고 간편하게 겨울 산의 매력에 빠져보고 싶은 이들이 있다면 익산시 금마면에 있는 용화산을 적극 추천한다.

용화산은 미륵산의 동생 뻘 되는 작은 산으로, 과거에는 미륵산과 용화산을 합쳐 용화산이라 불렀지만 지금은 미륵사지 북쪽을 미륵산, 나머지 부분을 용화산이라고 부르고 있다.

용화산은 용화산 둘레길로 연결돼 있어 가람 이병기 생가, 피톤치드를 내뿜는 두동 편백나무 숲 등 다양한 곳에서 오를 수 있지만, 넓은 주차장을 가지고 있어 접근성이 가장 좋은 서동공원에서 오르는 것이 편리하다.

서동공원 내 마한관을 뒤로한 채, 옆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면 이내 한적한 숲길로 접어들게 된다. 벌거벗은 나무들 모습의 생기(生氣)는 덜 하지만 그만큼 용화산이 가지고 있는 본연적인 고요함을 느낄 수 있기에 좋다.

용화산은 342m의 비교적 낮은 산이지만 둘레길을 통한 다양한 등산로가 있어 모든 사람들이 등산을 즐길 수 있다. 그렇게 약 40분 정도 용화산의 기운을 받아 오르면 외따로 무덤이 정상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정상의 무덤’을 보면 등산객은 다양한 생각에 빠지게 될 듯해 보인다.

을미년 새해를 맞아 겨울 산의 매력도 느끼고 산이 주는 정기도 잔뜩 받을 수 있는 용화산에 한번 가보시라.  

      이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