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전국 대상 공모 후 선정결과.. 스스로 부정
보여주기식 행정으로 예산·행정력 낭비 지적 비등

익산시가 개관을 앞두고 있는 익산 예술의 전당의 명칭 재공모에 나서며 예산 및 행정력 낭비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최근 시는 이미 지난 2013년 전국을 대상으로 한 공모를 통해 현재의 ‘익산 예술의 전당(Iksan Arts Center)’을 당선작으로 선정한 바 있다. 그런데 개관을 코앞에 두고 재공모에 나섰다.

이에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행정행위를 스스로 부정하며 행정력을 낭비하고 있는 것은 물론, 공연장 외벽과 입구 및 진입로를 비롯한 곳곳에 이미 표시돼 있는 명칭을 다시 바꾸기 위해서는 적잖은 예산이 낭비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더욱이 최근 조직개편으로 인해 예술의 전당 사업소가 신설됐고 부족한 전문 인력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한다면, 납득하기 어려운 행정이라는 지적이다.

당초 시는 공모에서 ▲국제적 도시 위상에 걸맞고 ▲복합문화공간으로서 정체성과 미래가치 등이 함축되고 ▲부르기 쉬우면서 ▲참신한 명칭이어야 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반면 이번 공모에서는 ‘익산시만의 고유한 한류문화를 표현하는 독창적인 명칭’이라는 조건이 새로 들어갔다. 현재의 명칭이 개성이 없고 차별성이 없다는 것이 재공모이 주된 이유인 셈이다.

하지만 이 같은 점은 당초 공모에서도 충분히 고려됐을 부분이다. 당시 공모에는 전국에서 314건이 접수됐으며, 시는 시의원·대학교수 등 전문가로 구성된 명칭 심사위원회를 개최해 접수된 명칭과 그에 대한 설명을 종합적으로 심사해 최종적으로 김해경 씨가 제안한 ‘익산 예술의 전당(Iksan Arts Center)’을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당선작으로 선정된 명칭에 대해 김해경 씨는 “익산+예술+어떤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기관인 ‘전당’을 붙인 합성어로 익산 예술의 가장 권위 있는 기관이라는 의미를 부여했다”면서 “익산시민뿐만 아니라 타 지역 누가 보아도 추가 설명이 필요 없이 쉽게 우리지역의 대표적 공연장임을 알 수 있는 명칭”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결국 이미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까지 열어 선정한 명칭을, 이제 와서 개성이 없다는 이유로 바꾸는 셈이다.

아울러 지역 한 광고업체에 따르면, 기존에 설치한 현재의 명칭을 새로 바꾸기 위해서는 대략 4,000만원 가량의 제작·설치비가 소요된다. 재공모에서부터 재선정까지 별도의 행정력은 물론이고, 적잖은 예산이 다시 투입돼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시민 정 모(송학동, 37) 씨는 “당초 선정한 명칭은 도대체 무엇을 근거로 선정한 것인지 모르겠다”면서 “이미 전국적인 공모를 통해 선정한 명칭을 특별한 이유 없이 다시 공모해 선정한다면, 이런 행정을 누가 신뢰할 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가뜩이나 형편이 어렵다는 익산시가 이른바 보여주기식 행정으로 소중한 시민의 혈세를 낭비하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