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관공연 섭외도 안 된 상태.. 차라리 탄탄한 준비 거치고 나야

익산시민의 문화수요를 충족시켜 줄 것으로 한껏 기대가 모아졌던 익산 예술의 전당이 정식개관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턱없이 부족한 전문 인력 및 뒤늦은 조직구성으로 인해 제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오는 3월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는 예술의 전당은 부지 2만1,245㎡에 건축연면적 1만2,963㎡로 지난해 12월 준공돼, 공연장 1동(지하 1층, 지상 4층) 미술관 1동(지하 2층, 지상 2층)의 규모로, 수도권과 대등한 고품격 오페라·뮤지컬·클래식공연·콘서트·연극·무용 등을 펼칠 수 있는 대공연장(1,202석)과 상설전시와 기획전시가 가능한 미술관(2개 전시실) 등 전국에 내놓아도 모자람이 없을 정도의 하드웨어를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대규모의 복합문화공간을 운영할 조직은 지난 13일 직제개편으로 신설된 예술의 전당 사업소 인력 14명이 전부다. 전문성을 요하는 거대 규모의 공연장 운영이나 업무 과중 등 부실운영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는 이유다.

더욱이 현재 관장을 포함해 11명 정도의 조직으로 운영되던 솜리문화예술회관의 인력은 이번 직제개편으로 인해 5명이나 자리를 옮긴 상태다. 대규모의 예술의 전당 뿐만 아니라 기존의 솜리문화예술회관 또한 운영에 대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특히 이 같은 우려는, 인근 군산 예술의 전당(대공연장 1,200석)이 27명 정도의 조직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는 점과 비교해 볼 때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전문 인력을 계약직으로 채용하기 위해 3차에 걸쳐 공고를 냈던 익산시는 현재까지 공개모집을 통해 채용한 조명담당 1명을 포함해 전문 인력 4명을 확보했고 앞으로 추가 모집공고를 통해 기계담당과 음향담당을 모집한다는 계획이지만, 이 같은 소수의 전문 인력 채용이 효과적인 공연장 운영에 도움이 될 지는 미지수다.

이번 조직개편 이전까지 충원된 전문 인력은 무대감독 1명, 운영기획 1명, 무대담당 1명, 조명담당 1명 등 총 4명뿐이었고, 개관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새로 채용된 인력이 곧바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예술계의 특성상 통상적으로 공연 및 전시 등의 유치와 섭외 등 운영준비를 위해서는 1년 전부터 운영조직이 꾸려져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지역의 문화예술계에서 줄곧 이와 같은 규모의 시설 운영을 비롯해 공연 및 전시 기획을 위해서는 최소 6개월에서 1년 이전에 운영을 위한 조직이 꾸려져야 한다는 의견과 지적이 잇따랐다. 대공연장이 600석인 솜리문화예술회관 외 1,000석 이상의 공연장을 운영해 본 경험이 없는 익산시의 경우에는, 특히나 탄탄한 사전 준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었다.

하지만, 익산시는 정식적인 조직은 구성하지도 않은 채 준공까지는 고도문화재과에서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준공 이후부터는 문화관광과에서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비효율적인 운영을 해왔다. 이에 따라 새로운 직원들이 관련 업무를 습득하는 데 소요되는 기간을 이유로 당초 1월 예정이었던 개관도 3월로 연기한 상태다.

이렇게 제대로 된 조직이 구성되지 못하다 보니, 전문적인 능력을 요하는 운영과 행정 등 관련 문제에 대한 의사결정도 한계가 있을뿐더러 400억원이 넘는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어 내로라하는 하드웨어를 만들어놓고 효과적인 소프트웨어를 준비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이번 조직개편 이후 새로 편성된 인력이 전문성을 요하는 관련 업무를 익히기 위해서는 또 다른 시간이 추가로 필요하기 때문에, 현재 상태로는 3월 개관 목표도 또다시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면서 그 규모에 걸맞은 개관공연 또한 문제다. 익산시는 전국 규모의 공연장에 맞게 다양한 예술분야가 포함된 종합적이고 의미 있는 개관공연을 준비한다는 입장이지만, 아직까지 접촉 단계일 뿐 개관이 코앞인데도 섭외가 완료된 공연은 없는 상태다. 개관에 급급해 자칫 부실한 공연이 펼쳐지거나, 개관 이후에도 공연장과 전시장을 비워둬야 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차라리 장기적인 시각을 가지고 조직개편 이후 탄탄한 준비과정을 거쳐 안정적인 개관을 하는 것이 낫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일부만 구성돼 있어 완전한 조립이 되지 않은 조직개편 전의 행정구조에서는 일정 부분 한계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3월 개관을 목표로 시민들에게 양질의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