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작> 목련꽃 서정

은밀한 옛사랑이 마침내 열리듯이
순백한 가시내의 앞가슴 펴 보이듯
봉실한 꽃봉오리가 봄을 키워 피어 있다.

그 옛날 내가 알던 순결한 모습으로
봄 뜨락에 내려와서 환하게 웃고 있다.
햇살도 눈이 부신 듯 자분자분 앉는다.

(제25시조집 바람이야기 중에서)

익산의 대표 문인 백강 신길수 선생의 제25시조집 바람이야기에 수록된 ‘목련꽃 서정’이 국내 최고권위의 ‘월하시조문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 20일 강원도 화천군 월화문학관에서 개최된 제15회 월하시조문학상 및 제32회 한국시조문학상 시상식에서 신길수 선생은 섬세한 감성으로 창조한 순수 서정시 ‘목련꽃 서정’으로 월하시조문학상을 수상했다.

월하시조문학상은 일평생을 시조연구와 창작으로 현대시조 발전에 이바지한 월하 이태극 선생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고 시조단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고자 제정됐으며, 익산을 대표하는 가람 이병기 선생을 기리는 가람시조문학상과 함께 국내 최고 권위의 문학상으로 손꼽히고 있다.

월하시조문학상 심사위원회(위원장 김준)는 매년 시조단에서 창작 활동과 문학적 업적이 가장 두드러졌다고 인정되는 자 중에서 엄격한 심사를 거쳐 수상자를 선정하고 있다.

이번에 상을 수상한 신길수 선생의 시조집 ‘바람이야기’는 섬세한 감성으로 창조한 순수 서정세계를 잘 보여주고 있으며 격조 있는 정형의 미학을 잘 구현해내고 있다는 평을 받았다. 또한 시적인 비유와 감정이입의 표현수법도 두드러지며 참신한 이미지의 형상화로 시조의 멋을 한껏 살려주고 있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신길수 선생은 “만추의 계절 뜻밖의 희소식에 온 집안이 기쁨에 젖어 있다”면서 “시조시인 여러분들께 미안하기고 하고 고맙기도 한 일이지만, 수상의 격려를 따뜻한 손길로 생각하고 감사하게 받겠다”고 밝혔다.

이어 “주변의 여러 사람들의 기대에 어긋남 없이 시조공부를 더욱 열심히 해 좋은 시조 쓰기에 정진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백강 신길수 선생은 이리초등학교와 이리중학교, 이리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경희대학교에서 학사를 거쳐 석사, 박사(이학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이후 원광대학교에서 사범대학장과 일반대학원장을 역임했다.

대한체육회 이사로도 활동한 바 있는 핸드볼계의 거목인 신길수 선생은 한국예술총연합회 익산지부장, 서동축제 추진위원회 위원, 익산예술제 제전위원장, 전주 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회 위원, 가람시조문학회 회장, 익산사진작가연합회 회장 등을 역임하면서 지역의 문화예술발전에 큰 역할을 담당했다.

현재는 원광대학교 명예교수, 시조문학문우회 부회장, 가람시조문학회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고은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