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리장엄 현지 보관 및 국립박물관 승격 이뤄져야

미륵사지에서 출토된 국보급 유물인 미륵사지석탑 사리장엄의 보관과 관련 전북도와 국립중앙박물관이 팽팽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당연히 출토지역에서 현지보관을 해야 한다는 지역사회의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현지보관을 위한 전북도와 익산시의 노력과 더불어 문화재청의 의지가 요구되고 있으며, 특히 사리장엄의 현지보관 여부가 현재 타당성 연구용역 중인 미륵사지 국립박물관 승격에 적지 않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문화재청의 결정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행법령상 문화재청장은 해당 문화재의 역사성과 지역성 등을 고려해야 하며, 필요한 경우 출토지역에서 보관·관리 및 전시·활용될 수 있도록 시책을 강구할 수 있으며, 관리를 위임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정을 내려야 할 문화재청은, 국립중앙박물관이 관리의 위험성과 기존 미륵사지에서 출토된 유물들을 보관·관리하고 있다는 이유로 일괄적인 관리를 위해 미륵사지유물전시관이 아닌 국립중앙박물관 보관·관리를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어 쉽사리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2009년 1월 미륵사지석탑 해체 과정에서 출토된 미륵사지 사리장엄은 국보급 유물로서 그 가치가 매우 높다. 1400년 전 백제시대의 세련된 금속가공기술과 예술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다양한 유물들이 쏟아져 나왔으며, 특히 금제사리봉안기는 미륵사의 창건 주체와 시기, 내력 등을 알려주는 내용을 담고 있어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그간 전북도와 익산시는 이 사리장엄의 가치에 주목, 현지 보관을 문화체육관광부와 문화재청에 지속적으로 건의해 왔고, 미륵사지유물전시관 리모델링과 수장고 확장, 마한관 수장고 확장 등 유물 보관을 위한 준비를 꾸준히 해왔다.

익산, 경주, 공주, 부여 등 4대 고도 중에서도 결코 타 지역에 뒤지지 않는 문화유산들이 출토됐음에도 불구하고 국립박물관이 없다는 이유로 출토유물이 타 지역으로 유출돼, 현지 출토유물의 실제감을 체험하고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지 못했던 익산시는 하루빨리 국립박물관 승격이 되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전북도 관계자는 “현행 법령상 출토지역에서 보관·관리할 수 있고, 그렇게 하기 위한 인력이나 시설 등도 요구되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면서 “법령에 따라 문화재청이 의지를 가지고 결정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