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에서 얻는 삶의 지혜로, 보다 발전된 나로 거듭나기

화창한 햇살 속 벚꽃비가 내리던 아침, 도서관 인문학 네 번째 시간을 찾았다.
이날 강의는 중국 북경대학철학과 주백곤 교수가 주편한 ‘주역산책’이라는 책을 가지고 북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됐다.
강사로 나선 원광대학교 철학과 김학권 교수는 “주역이라는 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도대체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를 이해하고, 변화에 적응해 보다 발전되고 지혜로운 삶을 만들어 가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이라며 ‘주역산책’에 대해 소개했다. 

▣ 주역(周易)의 역(易)은 바로 변화

김 교수는 주역산책이라는 책 소개에 앞서, 주역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을 하며 청중들의 이해를 이끌어냈다.
그는 “주역은 흔히들 이야기하는 점술이나 풍수, 택일과 관련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세상을 살아가는 이야기”라며 “점술과 같이 정해진 미래의 일이나 운명을 판단하고 예언하는 것은, 변화하는 것에 대한 학문인 주역의 원래 입장과는 상충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예수의 전지전능함과 같은 변치 않는 것을 중시하는 서양과 달리, 변하는 것을 긍정하는 동양은 시간의 흐름인 선후와 공간 속 횡적인 흐름인 좌우에 대한 두 가지 의식이 점철되며 변해간다. 주역은 바로 엮어진 변화를 이해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스스로 해결할 수 있음에도 의존하는 술수의 한 방편이 아니라, 답이 없는 경우 부득이하게 하늘의 뜻을 묻는 삶의 지혜를 알려주는 교훈서”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바뀌고 변하는 것을 알고 이해해야 상호간 옳고 바른 관계를 맺고 살아갈 수 있다”며 지혜롭게 사는 삶을 강조했다.

▣ 주역산책

주역산책은 ‘주역’을 ‘역경’과 ‘역전’, 그리고 ‘역학’으로 나눠 주역의 형성과정과 그 전개 과정을 비교적 간명하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역경은 주역 그 자체를 의미하며, 역전은 주역에 대한 해설서이다. 역학은 역경과 역전을 합본해 단일 텍스트로 구성한 것으로 학문적 연구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책은 중국 북경대학 철학과 주백곤 교수가 편찬한 ‘역학만보’를 번역한 것으로 앞서 주백곤 교수가 제자들과 함께 집필해 출간한 ‘역학기초교정’의 내용을 축약한 일종의 요약본이다. 주역을 이해하는 데 기본이 핵심 내용만을 골라 간단하고 명료하게 설명하고 있는 주역 입문서의 성격을 띠고 있어, 김 교수는 “주역을 처음 접하는 초심자에게 안성마춤”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주역산책은 주역이란 무엇인가, 주역 그 자체 ‘역경’, 주역에 관한 해석 ‘역전’, 주역에 과한 연구 ‘역학’, 역학의 다섯 가지 사유, 주역과 중국의 전통문화 등 6개의 장으로 구성돼 있으며, 시기 구분은 대체로 기존 사서와 철학사의 시기 구분을 따르고 있다.
김 교수는 “이는 역학이 시대 및 철학의 변화와 깊게 맞물려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며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역사상의 역학철학의 문제를 통해 스스로의 사유와 생활을 비춰보고 계발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