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익산시립부송도서관. 클래식이 흐르는 자료실에서 주부 10여명이 따뜻하게 우려낸 차를 마시며 티타임의 여유를 즐기고 있다. 모두 배가 불룩한 임신 7~9개월의 임산부들이다. 부송도서관 어린이자료실에서는 매주 수요일 오후 2시부터 2시간 동안 ‘내 아이를 위한 태교 동화구연’이 진행된다. 강의 3회 만에 벌써 정원이 차 대기자까지 생길 정도로 호응이 뜨겁다.
임산부의 정서적 안정과 아기와의 교감형성을 위해 마련된 도서관 태교동화교실은 동화구연전문가이자 꿈초롱인형극단 대표 안권순 씨의 재능기부로 이뤄진다. 인형극 공연을 통해 도서관과 인연을 맺은 안 씨는 ‘최고의 태교는 독서’라는 생각에 프로그램을 제안했고 도서관이 장소제공과 진행을 도우며 강의개설에 나섰다. “뭐든 3개월만 하면 몸에 밴다고 하잖아요. 출산 전 3개월의 습관이 나중에 아기의 독서습관에 큰 도움을 줄 거라 확신해요. 특히 동화책은 의성어, 의태어가 많아서 태아와 교감하는데 그만이죠.”

차를 마시며 태아성장과 임신, 출산 등에 대해 정보를 주고받은 수강생들은 안 씨를 따라 ‘소리’, ‘몸짓’으로 동화를 표현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엄마 닭이~ 배가 많이 아프더니 주먹만한 알을 낳았어요~” 수업 초반 수줍어하던 이들도 2, 3번 동작을 반복하며 능숙하게 ‘어미 닭 흉내’에 빠져든다. 이날 수업은 동화구연 뿐 아니라 순산체조, 신생아용품 만들기도 함께 진행됐다.

특히 아기를 위해 직접 준비하는 ‘손싸개’, ‘발싸개’, ‘턱받이’ 만들기는 임산부들의 집중도가 가장 높은 시간. 직접 실과 천 색깔을 고르고 자수를 놓으며 비뚤배뚤 바느질을 하는 손길이 정성스럽다. 수강료는 무료고 약간의 재료비만 드니 부담도 적다. 2시간가량 진행되는 수업이지만 엄마들끼리 수다 떨다보면 도서관 문 닫는 시간까지 머무르는 경우도 있단다.

7월출산을 앞둔 김경숙 씨는 “태교를 위한 문화수업이 많지 않아 아쉬웠는데 도서관을 태교 공간으로 활용한 점이 만족스럽다. 임신에 대한 정보도 나눌 수 있고 책도 빌려갈 수 있고 출산 후에는 이와 연계한 영·유아도서 상담과 도움을 받을 수 있어 더 좋다”고 말했다.

김미화 씨는 “두 아이를 키우다 보니 힘들고 버거울 때가 많았는데 동화구연 태교에 참여하며 마음이 차분해지고 힐링이 되고 있다”고 웃어보였다. 프로그램 정원은 찬 상태지만 현 참여자들이 출산하면 뒤이어 다른 임신부가 참여할 수 있도록 대기자를 추가 모집하고 있다.

▣ 영유아 위한 프로그램 다채로워

익산시립도서관은 아기와 엄마가 그림책을 매개로 소통하고 책 읽는 즐거움을 나눌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북스타트(Book-Start)’는 생후 6~24개월 사이 영유아를 대상으로 진행되며 유아수첩과 부모신분증, 주민등록등본을 지참하고 모현, 영등, 부송, 마동도서관이나 작은 도서관 4개소(춘포, 낭산, 동산, 왕궁)를 방문하면 그림책 2권과 도서관 이용안내 등이 들어있는 책 꾸러미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꾸러미 배부는 5월 중 시작되며 책 소진 시까지 진행된다.

‘북스타트 대상자교육’은 생후 12~24개월 영아와 부모를 대상으로 운영된다. 교육내용은 북스타트 의미와 책읽기의 효과, 그림책 선택과 활용법, 베이비마사지와 부모요가, 정서순화 음악놀이(유리드믹스) 등이며 모현도서관(매주 금요일 10:30~)과 영등도서관(매주 수요일 10:30~)에서 진행된다. 교육과정은 각 기수별 1개월이며 매월 선착순 15팀을 모집해 실시한다.

‘엄마랑 아가랑 꼬물꼬물 책 놀이’는 생후 25~36개월 유아와 부모를 대상으로 소근육 발달을 위한 만들기 등 활동놀이가 진행된다. 모현도서관 (매주 목요일 10:30~), 영등도서관(매주 화요일 10:30~)에서 각 기수별 1개월 과정으로 매월 선착순 10팀을 모집해 진행된다. 교육문의는 모현도서관(859-3731~2)과 영등도서관(859-4661~2)으로 연락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