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원형 발굴 및 연구성과 다양.. 정책기관 역할 재조명
문화예술 DB구축 등 기반 마련.. 익산문화 ‘대폭발’ 기대

익산문화재단(이사장 이한수)은 문화 불모지였던 익산의 문화를 찬란하게 꽃피우겠다는 목적으로 지난 2007년부터 설립 준비를 시작해 2009년 12월 정식으로 출범했다. 문화재단이 출범함으로써 익산시 최초로 도시의 문화 융성을 전담하는 전문기관이 탄생하게 됐으며, 역사적으로나 지역적으로나 풍부하지만 묻혀 있던 익산의 문화가 새롭게 빛을 발하는 계기가 됐다.

이후 익산문화재단은 정책개발 및 연구 사업을 비롯해 시민들이 직접적으로 향유할 수 있는 각종 문화 사업들을 만들어내고 이를 시행해왔다. 조직 면에서도 초창기보다 덩치가 커지면서 정돈됐고 시민들에게 좀 더 많고 다양한 문화적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최근에는 익산의 대표축제인 서동축제를 시로부터 위탁받아 성공적으로 치러내고 있으며 2013년에는 메세나사업을 실시해 지역문화예술인들과 기업이 상생해 나가는 물꼬를 트기도 했다.

이외에도 지난 4년간 익산문화재단이 걸어온 길에서 발현된 성과는 혁혁한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많은 성과물 가운데에서도 출범 초기부터 꾸준히 쌓아온 연구로 문화적 기본 토양을 조성한 점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하겠다. 문화예술 지표조사를 비롯해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 문화정책 분야의 다양한 연구는 익산의 문화 ‘대폭발’을 일으킬 기폭제가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 문화재단의 독립성 확보해야    

그럼에도 문화재단의 출범 준비단계부터 지속돼온 우려가 현재까지 남아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 중 하나는 문화재단의 독립성 문제로써 온전히 시의 출연금으로 운영되다 보니 독립적인 전문기관으로 해나가야 할 일들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익산시 문화관광과의 하부조직이나 다름없다는 질책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당초 문화재단을 설립할 당시의 계획은 일단 시가 출연금을 내어 운영하되 일부를 적립해나가도록 해 결과적으로 예산 부분도 완전하게 독립으로 나아간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문화재단은 익산시로부터 운영비 및 인건비보다 적은 사업비를 받고 있기 때문에 재단 적립금 확보는 꿈도 꾸기 어려운 상황이다.

2014년 익산시는 문화재단 출연금으로 9억5백만원을 책정했는데 이 중 5억6천만원이 인건비 및 운영비이며 사업비는 3억4천5백만원에 불과하다. 시 예산대로라면 정작 추진하는 사업비보다 운영비가 더 들어가는 기관을 운영하는 셈이어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경우라고 할 수 있겠다.

이에 익산문화재단은 각종 국가 공모사업 등에 손을 내밀고 있다. ‘문화이모작’이나 ‘꿈의 오케스트라’ 등 국가에서 예산이 지원되는 사업들을 따내 자체 추진사업과 함께 진행하며 부족한 부분을 메우는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문화재단의 정체성에 심각한 의문으로 이어지고 있다. 자체적으로 기획하고 실행하는 사업의 비중보다 오히려 외부 공모사업이나 위탁 사업에 대한 비중이 커지게 되면 자칫 문화재단의 역할에 회의적인 시각이 나올 수밖에 없다.

문화재단은 단순히 일련의 ‘축제’를 실행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관도 아닐뿐더러 보편적인 문화공모사업 추진기관도 아니기 때문이다. 익산문화재단은 익산시만이 가지고 있는 문화를 발굴하고 연구해 비로소 정책으로 연결시켜 문화적 성과를 낳게끔 돕는 정책집단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 정책연구 성과 곧 드러날 것

익산문화재단은 출범 초기부터 익산지역의 문화토양 조성에 심혈을 기울였다. 가장 기본적인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히 해결해야 할 급선무였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먼저 지역 내 문화지표 조사를 익산시 최초로 실시했으며 포럼 형태로 학계와 문화계를 아우르는 논의의 장을 마련했다. 문화재단 초기인 2010년에는 익산어울림 문화포럼을 4회에 걸쳐 집중적으로 열었으며 ‘현장포럼’도 2회에 걸쳐 개최해 익산의 문화에 대한 공론의 장을 형성했다. 이를 필두로 매년 2~4차례 포럼을 개최하고 전국 지역문화재단과도 교류를 통해 지식공유포럼을 여는 등 활발한 정책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이렇게 축적된 연구결과는 실제 정책으로 반영되고 있다. 2012년 어울림 문화포럼에서 논의된 문화예술의 거리 조성 및 활성화 방안과 서동축제의 비전 논의 등은 실제 시행되고 있는 사업에 대한 효과적인 접근 방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익산대표 문화상품 개발과 관련해서는 2010년부터 공모를 거쳐 익산의 문화를 담은 스토리텔링 작업으로 연결시켰으며 이를 익산시립예술단과 함께 뮤지컬 ‘천년의 사랑’이나 ‘무왕의 꿈’ 등 다양한 무대공연으로 발전시켜나가고 있다. 이를 가지고 각종 예술제에 참여함으로써 익산의 이야기를 세계에 널리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 다른 정책사업으로는 가람 이병기 선생과 관련해 익산시를 전국 최초의 ‘시조도시’로 만들기 위한 작업이 현재 진행 중이다. 가람기념사업회와 시조문학제 두 단체와 함께 문학관 건립을 위한 방안을 논의하며 가람 이병기 생가를 중심으로 여산면의 ‘시조마을’화 작업과 중장기적으로는 익산시의 ‘시조도시’ 선포를 위한 노력에 땀을 흘리고 있다.

익산문화재단 이태호 사무국장은 “문화재단의 정책연구 분야는 출범 당시부터 현재까지 가장 중점적으로 비중을 두고 임해오고 있어 어느 정도 축적된 익산문화재단의 자산이 되고 있다”며 “단지 금방 성과가 드러나지 않는 분야이다 보니 외부에서 볼 때 정책기능이 나타나지 않아 우려가 발생하는 것도 맞지만 5년차에 들어서는 문화재단에서는 그 동안의 성과가 서서히 드러날 것이 틀림없으므로 지켜봐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