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는 익산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각 분야의 명물을 통해 시민의 ‘소통과 화합’을 이끌어내고, 익산에 대한 애향심을 고취시키고자 ‘익산 명물 찾기’를 실시하고 있다. ‘익산명물찾기’는 2014년 12월 31일까지 온라인 또는 방문, 우편으로 접수를 받고 있으며, 익산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것이면 어떤 것이든 접수가 가능하다. 기타 궁금한 사항은 익산시청(☎859-5049)로 전화하면 된다.

익산이 낳은 시조시인이며 국문학자인 가람 이병기 선생은 스스로 ‘술 복’과 ‘글 복’ ‘제자 복’을 타고난 ‘삼복지인(三福之人)’이라 자처하며 술을 즐기고 시를 사랑하고 제자를 아꼈다고 한다. 아직도 익산시 여산면 천호산 자락에는 가람 선생이 여생을 보냈다는 생가가 주인이 남긴 그윽한 선비향을 머금고 호젓하게 남아있다.
가람 이병기 선생이 남긴 건 비단 마음을 일렁이게 하는 시조가락 뿐일까.
쇠퇴일로에 놓인 우리 시조시를 부흥·발전시킨 이가 가람 이병기 선생이라면 그의 외손인 이연호(70) 명인은 가람 선생이 즐겨 마셨다는 우리 술 호산춘(壺山春)을 전수·보존하고 있다.
독립유공자 이병석(李秉釋). 그는 이연호 명인의 외조부이며, 가람 이병기 선생의 바로 아래 동생이다.

◈ 이름으로 말해주는 신뢰

흔히 좋은 술을 가리켜 ‘명주(銘酒)’라 부르고 그 맛과 향이 특별한 술을 ‘춘주(春酒)’라 부른다. 춘주는 흔히 술을 빚을 때 한 번으로 빚어지는 것이 아니라 세 번에 걸쳐 빚어진다는 삼양주(三釀酒)를 가리키는 말로 맛이 뛰어난 것은 물론 빛깔이 맑은 것이 특징이다.

호산춘은 여산지역을 본가로 한 연안이씨 가문에 예로부터 내려오던 명주(銘酒)다. 여산면의 주산(主山)인 천호산에서 이름을 따왔고 ‘주(酒)’ 가 아닌 ‘춘(春)’으로 불리는 것에 이의를 표할 사람은 없을 정도이니 두말하기 입 아플 정도다.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를 보며 술은 세 번 담그는 것이 당연하다고 알았던 그는 어머니로부터 호산춘을 빚는 방법을 전수받아 40년째 그 맥을 이어오고 있다.

현재 이를 계승하기 위해 전통주 호산춘 보존회장을 역임하고 있으며, 호원전통발효연구소 운영으로 후진 양성에도 기여하고 있다. 특히, 2013년에는 농림축산식품부 주관 한국궁중술 복원을 위한 ‘궁중술빚기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연호 명인은 이제 우리술 호산춘을 보존하는 것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전통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과학적으로 우리 술을 발전시켜 나가고자 전통발효식초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 모든 사람의 건강한 삶

그의 말에 따르면, 식초는 소화 및 피로해소,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돼 노벨의학상을 3번이나 수상했다. 이연호 명인의 어머니도 식초를 잘 담그셨다고 한다.

이연호 명인은 처음엔 전통주를 빚는 방법을 가르쳤고 차츰 산야초효소나 전통발효식초로 분야를 넓혀갔다. 건강을 위한 좋은 비법을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주기 위해 전국으로 강의를 다니며 전통 발효식초를 만드는 법을 설파하고 있다. 특히 몇 년 전부터는 익산시 농업기술센터와 여성회관 등에서도 강의를 진행 중이다.

그는 자신의 인생 멘토로 세균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프랑스의 미생물학자 ‘루이 파스퇴르’를 꼽았다. “루이 파스퇴르가 만일 자신이 고안한 저온살균법에 대해 특허를 냈다면, 그는 큰 부자가 됐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발견한 것을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해 모든 사람이 그에 대한 특혜를 누리도록 했다”며 “그의 정신을 본받아 앞으로도 모든 사람이 함께 건강할 수 있도록 강의를 다니며 후학 양성에 힘쓸 계획”이라고 말한다.    

 최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