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남자 인문계 고등학교 학급당 학생수가 과밀운영되고 있어 교육 수준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전북도교육청을 비롯한 익산 교육 관계기관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학교 교사들과 학부모들 사이에선 첨단 교육시대에 웬 콩나물 교실이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평준화지역이던 익산이, 남성고가 자율형 사립고로 전환되면서 원광고와 이리고, 전북제일고가 '콩나물 교실' 위기에 내몰렸다. 남성고가 받아들이지 못하는 학생들을 대신 입학시키는 바람에 20여년 만에 처음으로 한 교실에 40명이 넘는 학생들을 수용해야 하는 사태에 직면했다. 남성고에 들어가지 못한 학생들은 수업권을 침해받게 됐고 교사들도 수업 여건이 최악의 상황이 됐다며 우려하고 있다.

평준화 학교이던 남성고가 자율고로 지정되면서 남성고는 1학년 10개 학급이 줄었다. 익산 시내 평준화 고교의 총 학급 수가 34개에서 24학급으로 줄어든 것이다. 이에 따라 2010년 1개 학급당 법정 정원이 37.19명에서 지난해 42.62명으로, 올해는 40.92명으로 늘어났다. 40명이 넘는 교실은 익산지역에선 20여년 만에 처음이다.

특히 경제력이 없어 자율고인 남성고를 입학하지 못하는 학생의 경우 이리고, 원광고를 진학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현재 교육행정은 이리고와 원광고, 전북제일고 세개의 인문계 고등학교를 합해 무작위로 추첨하기 때문에 이 세개 학교 중 어느 학교로 배정될지 모르게 된다.

또한 중학교에서 상위 그룹에 속해 있으면서 남성고를 진학하지 못하는 학생의 경우 전북제일고 기피 현상이 심각해 아예 사전에 익산을 떠나 타 지역으로 전학하려 한다는 여론이 학부모들 사이에 조성되고 있어 익산 유출현상도 우려되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 교육지표가 학급당 정원을 줄이는 것이지만 남성고를 계기로 익산지역 고교는 비좁은 교실에서 많은 학생들이 수업을 받게 되면서 학습집중도가 떨어져 상대적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교사들도 마찬가지. 40명이 넘는 학생들을 지도하게 되는 예기치 못한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전라북도교육청은 이에 대한 아무런 대책마련도 하지 못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자사고 미달사태가 직면함에 따라 익산 남성고도 자사고를 계속 유지할 지 의문시 되고 남성고가 언제 일반계 고등학교로 전환할 지 모르는 상황에 있기 때문에 도교육청도 확실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라북도 교육청에 따르면 익산지역의 경우 향후 2016년을 제외하고는 계속 학생 수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그 감소 폭이 적어 과밀현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교육감이 교과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 교사충원을 위한 국비확보도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이러한 과밀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이에 대한 전라북도 교육청의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