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주민지원사업, 약속대로 이행 요구

4개 고도(경주, 공주, 부여, 익산) 지역주민들과 지자체 단체장들이 정부와 문화재청을 상대로 고도보존육성 사업의 조속 추진을 위해 한 목소리를 냈다.

지난 18일 오후 2시,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4개 고도 주민 200여명과 지자체장, 국회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4개 고도지역 공동세미나가 열렸다.

이날 공동세미나에 참석한 4개 고도 주민협의회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고도육성사업과 주민지원사업을 법에 따라 시행할 수 있도록 정부예산을 편성해야 한다”고 강력히 요구했다.

주민협의회 민두희 회장은 “올해뿐만 아니라 내년 예산에도 주민지원사업과 관련한 예산이 하나도 반영되지 않았다. 총액계상사업으로 돼있는 문화재청의 문화재정비보수사업은 전국에 걸쳐 연례적·반복적으로 시행되는 사업이어서 주민지원사업을 할 수 없다. 별도 세부사업으로 분리해 편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사업 대상으로 지정만 해놓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정부의 정책 때문에 수십 년간 지역 주민들은 불편을 감수하며 살고 있다. 이제는 막다른 골목에 다다라, 최후 수단으로 지구 지정 해제도 불사하겠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공동세미나를 주관한 (사)한국고도육성포럼 김종오 사무처장은 “고도보존 및 육성에 관한 특별법에 명시된 내년도 주민지원사업 예산 250억원이 한 푼도 반영되지 않아 고도지역에 사는 주민들의 실망과 분노가 극에 달해있으며, 국회의 예산심의에서 일부라도 반영되기를 기대하는 심정으로 오늘 국회에 모여 세미나를 개최하게 됐다”며 “정부예산을 담당하고 있는 기획재정부가 토론회에 참석해 책임 있는 답변을 기대했으나 토론회에 참석하지 않아 주민들을 원성을 샀다”고 밝혔다.

이날 세미나에 참가한 4개 고도지역의 정수성, 박수현, 이완구, 전정희 의원들은 기조연설을 통해 “고도보존 및 육성에 관한 특별법에 명시된 고도보존육성사업과 주민지원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예산확보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현재 고도보존 육성사업 예산을 총액계상사업에서 별도 세부사업으로 계정 분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화융성을 위한 고도보존육성사업’으로 주제 발표한 채미옥 국토연구원 문화국토센터장은 “고도는 우리나라의 역사적 정체성과 문화적 고유성을 간직한 지역으로 지속가능한 문화융성의 기반이며 고도육성사업을 통해 고도가 가진 DNA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민족적 정체성과 국가문화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도보존육성사업의 추진과제’로 주제 발표한 강태호 동국대 교수는 “고도육성사업이 효율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인 뒷받침, 재원확보, 국고보조금의 상향, 주민참여 및 민·관·학의 협력구축”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후 토론회에는 강경환 문화재청 국장, 서정석 공주대 교수, 이경찬 원광대 교수, 민두희 4개 고도 주민협의회 회장이 참여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이와 관련해 이한수 시장은 “이번 공동 세미나를 통해 4개 고도가 한 마음 한 뜻으로 목소리를 낸 것이 뜻 깊다.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기 위해서는 국가예산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