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만에 발렌타인 데이와 정월대보름이 겹치는 가운데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우리의 세시풍속을 체험할 수 있는 행사가 익산 곳곳에서 펼쳐졌다.

정월대보름 행사는 우리 민족의 가장 큰 세시풍속 중 하나로 각종 민속놀이에 마을 사람들이 모두 동참하는 신나는 축제의 장이다. 올해 정월대보름 행사는 모두 주민들이 마련한 것으로 더욱 의미를 가지고 있다.

# 함라면 깃 고사

함라면에서는 지난 13일 전통문화의 의미를 되새기고 지역의 안녕과 화합을 위해 정월대보름맞이 깃 고사가 열렸다. 깃 고사는 예로부터 마을의 주민들이 모두 모여 풍년농사를 빌고 지역의 안녕과 가족의 건강, 운수대통을 기원하는 마을의 고유한 민속행사로, 이날 오전 함라면 함열리 안정마을에서는 집터를 지켜준다는 지신(地神)에게 풍물을 올리고 축복을 기원하며 지신밟기 행사와 고사가 이어졌다. 고사는 봉주취위, 분향강신, 배례, 축문, 망요 순으로 진행됐고 이후에는 기를 앞세운 풍물놀이 한마당 행사가 열려 마을 주민들이 올해의 풍년을 기원했다.

# 팔봉동·중앙동 정월대보름 축제

지난 14일 팔봉동 추산마을 경로당 앞에서는 ‘석암동 정월대보름 축제’가 열렸다. 윷놀이, 연날리기, 쥐불놀이, 투호놀이 등의 민속놀이체험과 한해 소원을 비는 달집태우기, 오곡밥, 떡국, 부럼 깨기 등의 음식체험이 마련돼 많은 주민들이 참여해 하나 되는 시간을 가졌다.

이외에도 중앙동 전통시장인 중앙·매일·서동시장에서도 대보름축제가 펼쳐졌다. 흥겨운 풍물놀이와 함께 윷놀이, 투호 등의 전통놀이가 마련돼 시민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 여산면 달맞이축제, 장승제

여산면 여산초등학교 운동장에서는 지난 14일 오후 4시부터 9시까지 ‘여산면민 안녕기원 정월대보름 달맞이축제’가 열렸다. 여산면주민자치위원회가 주관한 이 행사에서는 여산면민의 안녕과 화합을 위한 달맞이 축제, 달집태우기, 소원 접기 등을 하고 제기차기, 널뛰기, 연날리기, 윷놀이, 풍물놀이 등 전통놀이를 체험행사가 펼쳐졌다. 또한 주민들이 오곡밥과 막걸리, 돼지수육 등을 손수 준비해 한바탕 잔치가 열렸다.

여산면 태성리 관연마을에서는 오후 3시부터 8시까지 ‘관연마을 장승제행사’가 열려 제 지내기를 비롯해 소원 빌기, 풍물놀이, 달집태우기 행사가 이어졌다.

장승제는 장승에게 지내는 마을제의 하나로, 장승은 마을수호신이기도 하지만 산신·당산·서낭 등 마을의 주신에 부수적인 하위신일 경우 마을제의 일부로서 지내기도 한다.

# 함열읍 지신밟기놀이

지난 15일 함열읍에서는 정월대보름을 맞아 지신밟기 놀이가 열렸다.

지신밟기는 음력 정초에 지신을 진압함으로써 악귀와 잡신을 물리치고 마을의 안강(安康)과 풍작 및 가정의 다복을 축원하는 민속놀이로, 아주 오래전부터 행해지던 우리 고유의 정월대보름 전통놀이이다.

이날 함열읍 주민자치센터 풍물교실 수강생들은 오전부터 읍내 곳곳을 돌며, 읍민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했다. 읍민들도 서로에게 복을 나누며 건강과 행복을 기원했다. 이후 수강생들은 함열 내의 요양병원에서 위문공연을 펼치며 따뜻한 마음을 전했다.

풍물교실을 지도한 임승용 강사는 “대보름을 맞아 행사를 진행할 수 있게 협조해 주신 모든 관계자 및 풍물교실 수강생들에게 감사드린다. 오늘 행사를 계기로 함열을 중심으로 한 북부권지역이 활성화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