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과 같은 도농통합도시에서 도시와 농촌이 상생 발전하기 위해서는 외부지원에 기댈 것이 아니라 지역 내부에서 발전 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춘석 국회의원(민주.익산갑)은 지난달 30일 익산 솜리문화예술회관에서 ‘익산시를 도농복합 모범도시로’라는 주제로 공청회를 개최했는데, 전북대 송춘호 교수(생명자원유통경제학)가 던진 말이다.

송 교수는 ‘익산지역 브랜드·가치 창출을 위한 도농상생전략’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1995년 익산군과 이리시가 통합한 이후 도시와 농촌간의 소득격차는 더 커졌다”고 진단했다.

이어 “도시 및 농촌 지역이 상생하기 위해서는 정부 지원에 기대지 말고 산학관민이 총체적으로 발상을 전환해 동과 읍면 지역의 교류를 확대하고 지역의 자원을 외부에 내세울 수 있는 상품으로 만드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송 교수는 우선 익산군과 이리시가 통합한 후 농촌보다 도시지역에 개발이 집중됐고, 지역격차가 심해졌으며, 오히려 농촌의 재원이 도시로 역류했다고 밝혔다.

또 통합 이후 지역간 불균형 완화효과는 없거나 부정적이었고, 도시와 농촌의 삶의 질 차이가 확대됐다는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1985년 농가소득은 도시노동자보다 13% 더 높았는데, 2010년에는 농가소득이 도시근로자의 66%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격차 또한 점점 심해지고 있다고도 했다.

송 교수는 외부적 요인, 즉 정부가 시행하는 정책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2010년 발행된 ‘농촌마을 종합백서’를 보면, 공무원과 전문가들은 농촌개발에 만족도가 높았지만 지역주민들은 낮았다.

정부가 마을기업을 육성하는 것도 평가가 다르게 나온다. ‘건강한 밥상’을 개발한 완주군의 경우 겉으로는 좋은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과연 자생력이 있는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도농 상생과 농촌발전을 위해서는 외부에 기댈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 발전 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게 송 교수의 주장이다.

송 교수가 파악한 익산시의 상황은 농업인의 비중은 낮지만, 자체 소비시장을 갖고 있다는 건 장점이다.

또 넓은 농지 등 생산기반이 우수하고 발전 잠재력은 있지만, 농가 조직률이 낮고 지역을 대표할 명품이 없으며 유통이 잘 안 된다는 건 단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친환경농산물을 선호하고 충청권 시장이 커지며 식량자급의 필요성이 증대되는 것은 기회로 작용할 수 있지만, 한미자유무역 등 시장개방과 대형유통업체의 득세, 농촌인구의 노령화 등은 위협적인 요소다.

따라서 송 교수는 지역먹을거리 운동 강화, 익산지역 내 도농교류망 확대, 경축순환 및 친환경생산농지 단지화, 지역농업 조직화 및 유통역량 강화, 지역농업 추진체계(거버넌스) 형성 및 농민교육 등을 우선 과제로 삼았다.

송 교수는 특히 도농간 상호 이익을 증진할 방안 마련과 실천, 농산물 직거래, 농촌일손돕기, 농촌체험, 도시지역 학교와 1교1촌 자매결연, 청소년과 가족단위 농촌 견학, 동 및 읍면지역의 교류 확대 등을 강조했다.

또 익산은 넓은 농토가 많은 만큼 친환경 경축순환농업, 목가적인 풍경의 관광상품화, 여성관광객 유치, 농가식당 설립 등 체계적인 전원농 육성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내가 먼저 변하는 것을 통해 다른 사람도 변화시키고, 지역민들이 자체적으로 농촌과 도시를 함께 살려보자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 자리에 토론자로 배석한 농식품부 배호열 과장은 “농촌 발전은 개별 마을이나 면 지역 등 실제 농촌공간의 시각에서 좁게 보고 장기적 관점에서 면 단위 계획을 세워야지, 익산 전체의 도시계획으로는 농촌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토해양부 하동수 과장은 “고속철이 완공되면 역에서 관광지까지를 연결하는 교통편이 마련돼야 하고 베이비부머들이 직장에서 은퇴하는 시기인 만큼 이들을 농촌으로 유인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행정안전부 박원석 과장은 독일의 사례를 소개하며 에너지자립마을 조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번 공청회에는 지역주민과 이한수 익산시장, 박종대 의장 및 시의원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