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참여연대가 매주 목요일 저녁 6시 익산시 영등동 하나은행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열고 협정 발효 저지를 외치고 있다.
"한미자유무역협정은 기회가 아니라 재앙일 수도 있다"며 "1% 부자만을 위한 한미 FTA를 99%의 힘으로 저지하자"는 취지다.
참여연대는 지난해 12월 6일부터 매주 목요일에 촛불문화제를 열고 있는데,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자유무역협정의 문제점을 제기하며 동참을 호소했다.
참여연대는 △약값 및 의료비 폭등과 건강보험제도 부실 우려 △공공정책과 복지정책이 투자자 강제 중재제도(ISD)의 대상이 되는 점 △공공기업 민영화로 인한 전기·가스요금 등 물가상승을 걱정했다.
또 △동네 통닭집, 피자집, 상점, 정육점과 채소가게의 영업 손실 △농업 초토화 △환경 파괴 △불평등한 협정 △미국적 질서로 인한 동북아의 긴장 고조 △1% 부자 만을 위한 협정 등의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협정을 미국의 상하 양원에서 비준했다 하더라도, 한국이 재협상을 요구할 수 있고, 또한 비준을 거부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약값·병원비 비싸지나
참여연대는 한미FTA가 약품 특허기간을 연장시켜 값싼 복제약품이 시판되는 것을 대폭 늦출 것이고, 값싼 복제약 대신 특허약을 계속 사먹어야 한다면 상대적으로 약값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 지금까지 건강보험공단과 심사평가원이 결정하던 약값을 다국적 제약회사가 거부할 수 있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렇게 되면 약값이 폭등하고 건강보험재정이 문제가 된다는 것. 특히 한미 FTA가 비준되면 전국 20개 도시에 허용된 경제자유구역에서의 영리병원 설립조치를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병원비가 비싸져 의료비가 폭등한다는 주장이다.
◇공공정책에 '재갈'
참여연대는 공공정책은 한미FTA의 예외라는 정부의 주장을 믿지 않는다.
한미FTA 체제에서는 일단 미국투자자가 한국정부를 국제 중재기구에 회부하면 정부는 꼼짝없이 끌려나가 중재를 받아야 한다는 것. 참여연대는 캐나다 정부가 그린벨트를 지정해 환경폐기물을 못 버리게 하자 미국기업이 캐나다 정부를 국재중재기구에 회부한 사례를 들었다.
또 현재 대통령 직속 동반성장위원가 추진하고 있는 중소기업적합업종제도나 협동조합육성제도도 한미FTA 위반으로 강제 중재에 회부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참여연대는 투자자 강제 중재 제도는 보편적 규범이 아니며, 현재 진행 중인 세계무역기구 협상에서도 채택이 거부됐고, 강제 중재 제도가 FTA에 포함되면 한국정부는 중재기관의 결정을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럴 경우 정부가 기업에 대해 공익을 목적으로 규제를 가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는 것. 이는 재벌 등 대기업들에게는 천국의 상황을 제공하지만 한국정부의 정책결정권은 크게 훼손된다는 논리다.
◇전기요금 인상 여부
참여연대는 한미FTA가 전기·가스요금을 오르게 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례로 볼리비아에서는 1999년 코차밤바시(市)의 상수도가 민간자본에 넘어간 후 최저임금이 60달러인 나라에서 한달 수도요금이 20달러가 될 정도까지 폭등했다는 점을 들었다.
요금이 너무 바싸서 코차밤바시 주민들은 혹시 아이들이 수도꼭지를 틀까봐 수도를 새끼줄로 묶고 빗물을 받아먹었다는 것이다.
수도회사는 주민들이 빗물을 받아먹으면 이익이 침해된다며 이것까지 금지하고 단속했지만, 볼리비아 정부는 상수도를 다시 국유화하려 하지 않았는데 이는 투자자 국가소송제에 따라 강제 중재에 회부될까봐 두려웠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참여연대는 "한국정부는 이제 전기도, 가스도 민영화 한다고 한다"며 "전기·가스요금이 폭등할 것이 분명하다"고 단언했다.
◇자영업·소상공인 문제
참여연대가 우려하는 또 다른 문제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들어서면 반경 1킬로미터 이내의 동네 일반상점은 물론 정육점, 채소가게까지 문을 닫게 되는 것이 현실인데, 이를 규제하는 것은 한EU FTA 때문에 현재도 어렵지만, 한미 FTA가 되면 거의 불가능해진다는 것.
보통 일자리를 잃거나 명퇴를 당하면 동네에 상점이나 통닭집을 차리는데, 이제 서민들의 피난처까지 없어진다고 참여연대는 주장했다.
김성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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