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렵고 따갑고 피나고”, “보기만 해도 안쓰러워요.”

아토피 피부염을 앓는 자녀를 둔 부모들은 여름이 고통스럽다. 더위와 장마로 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며 아이 몸에 땀띠와 같은 피부질환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익산시 보건소가 방학을 맞아 아토피로 고생하는 아이들을 위해 아토피 예방수칙과 관리법을 소개하고 공기 좋고 물 맑은 자연에서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초등 아토피현장체험교실’을 마련했다.

▲ 무설탕 아이스크림     “맛은 어때?”

체험에 참여한 30여명의 학생과 학부모들은 지난 1일 금강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익산시 웅포면 대붕암리 장원목장을 찾았다.

이들은 두세명씩 짝을 지어 목장에서 당일 아침 짠 원유로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낙농체험에 참여했다. 이곳 아이스크림은 시판되는 것과 달리 설탕이나 타 첨가물을 넣지 않고 원유와 소금, 바닐라 소량만을 넣어 만든다. 30도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 탓에 시간이 좀 걸렸지만 직접 거품기를 저어 만든 아이스크림을 맛보자 아이들 얼굴에 웃음이 사르르 번졌다.

김현민(12, 여산초 5년) 양은 “설탕을 안 넣어서 맛이 없을 줄 알았는데 우유의 담백한 맛이 그대로 느껴지고 더 부드럽다”고 말했다.

김 양 외에도 사먹는 음식에 익숙한 아이들은 직접 만든 아이스크림이 신기한지 바닥이 드러날 정도로 열심히 시식에 나섰다. 아이스크림을 먹은 뒤엔 방부제도 색소도 넣지 않은 순수 요구르트를 맛보기도 했다.

다음 체험 코스인 성당면 성당포구 금강체험관까지는 트랙터로 이동했다. 깔끔하게 단장한 트랙터를 타고 강바람을 쐬며 성당포구까지 내달리니 아이들의 환호성에 목장 전체가 떠나갈 듯 시끄러워졌다.

두 딸과 함께 참여한 김재연 씨는 “아토피 때문에 식단에 무척 신경을 쓰고 있다. 체험을 통해 군것질을 좋아하는 아이가 먹거리의 중요성을 직접 깨달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친환경 진수성찬     “밥이 달아요.”

성당포구 금강체험관에 도착하니 아이들을 위한 친환경 진수성찬이 차려져 있었다. 마을에서 직접 생산해 만든 감자볶음, 고사리나물, 고구마 순 김치가 체험으로 지친 체험객을 맞이했고 식당 곳곳에서 맛있다는 감탄사가 들렸다.

행사를 주관한 익산시 보건소 김은업 주무관은 “선착순으로 신청을 받았는데 아토피 상담실 이용자 외에도 학교에서 보건 교사의 추천을 받은 아이들이 참여했다”며 “짧은 시간이지만 천연 농촌음식을 맛보고 자연을 만끽할 수 있어서 호응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점심 식사 후 체험객들은 편백 오일을 생산하는 에이플러스 아로마 허진희 대표의 ‘아토피와 피톤치드 활용법’에 대한 강의를 들은 후 인근 두동 편백마을로 향했다. 편백이 우거진 숲길을 따라 천천히 걸어 오른 뒤엔 평상과 의자에 눕거나 앉은 채로 삼림욕의 시간을 가졌다.

안선우(10, 동남초 3년) 양은 “상큼한 나무 향을 맡으니 머릿속이 맑아지는 기분이다. 편백에서 나오는 피톤치드 물질이 나쁜 병원균을 없애준다고 하니 가족들과 다시 한 번 찾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체험객들은 “짧은 시간이지만 아토피를 치유하는 건강한 먹거리와 숲, 자연의 힘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만족해했다.

▲ 익산시 보건소 “아토피·천식 예방사업은?”

익산시 보건소는 아토피·천식에 대한 올바른 관리방법과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연중 아토피 상담실(보건소 2층)을 운영하고 있다. 아토피 상담실에서는 질환 교육과 함께 보습제를 지급하고 항원 알레르기 반응검사비와 저소득층의 경우 의료비를 지원한다. 아울러 7세 미만 아토피질환 영유아와 부모를 위해 소아 아토피 천식교실(4~5월, 9~11월)을, 초등학생을 대상으로는 아토피 교실(7~8월)을 운영한다. 임신부를 위한 아토피 모유수유교실도 분기별(3·6·9·11월)로 운영 중이다.

이 외에도 ‘아토피·천식 안심학교’를 지정해 다양한 교육을 진행 중이며, 아토피 피부염을 앓는 질환자와 가족을 위한 아토피 자조모임(분기별 4회)도 실시하고 있다. 자세한 문의는 보건소 홈페이지나 아토피 상담실(859-4817)로 하면 된다.             

최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