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가 내린 지난 15일 저녁, 함열 휴먼시아 아파트에서는 지역 주민이 한 자리에 모여 소통하고 나눔을 함께 하는 뜻 깊은 자리가 마련됐다. 녹색아파트 주민들과 함께 하는 2013 작은 음악회가 열린 것.

갑작스런 비 때문에 아파트 단지 내 야외무대 설치를 관리사무소 앞 통로로 옮겨 다소 협소한 자리에, 찬바람이 불어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담요까지 덮어 쓰고 자리를 함께하는 주민들의 모습이 타 지역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 에너지 절약 캠페인 펼쳐져

이번 음악회는 가을 밤 찾아가는 예술제를 통해 주민들의 에너지 절약 전등 끄기 운동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고 저탄소 생활 문화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확산하기 위해 마련됐다.

익산의제21 추진협의회와 대한주택관리사협회 익산지부의 공동주최와 익산시, 새만금지방환경청, 그린스타트 전북네트워크의 후원으로 마련된 이날 행사에는 주민 150여명과 익산의제21 관계자, 익산시한울림예술단, 하늘자원봉사단 등이 참여해 에너지 절약 리플릿 등 홍보물을 배포하고 희망 세대 에너지 진단 등도 함께 이뤄졌다.

특히 전라북도의회 김영배 의원이 참석, 인사말을 통해 작은 음악회 개최를 축하하고 주민의 건강과 화합을 당부해 눈길을 끌었다.

# 따뜻한 사랑 나눔, 그리고 재능 기부

이날 저녁 6시 30분부터 시작된 음악회에 앞서, 차가운 날씨를 따뜻하게 녹여 주는 나눔이 시작됐다. (사)하늘자원봉사단(단장 배병옥)과 관리사무소, 흰돌교회가 입주민과 독거노인 등을 위해 김밥 200인분과 따끈한 어묵 국물을 준비해 나눔 봉사에 나섰다.

비가 와 체감기온이 뚝 떨어진 날씨에도 불구하고, 아이들까지 모두 데리고 나온 한 가족은 “주민 화합을 위한 작은 행사에 봉사로 김밥까지 나눠주니 정말 좋다. 따뜻한 어묵 국물이 차가운 바람을 잊게 해 주는 것 같다”며 즐거움을 표현했다.

이후 익산의제21 김양용 사무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본 행사에서는 익산그린리더협의회 유만영 대표가 예술감독을 맡아 총 지휘를 하고 익산 한울림예술단 박상영 단장의 대금 연주와 김정숙 명창의 노래, 익산시주택관리사협회 이윤명 씨의 색소폰 연주가 이어졌다.

불이 꺼져 깜깜한 가운데, 종이컵 촛불 사이로 아파트 단지 내에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대금 소리와 심금을 울리는 노래 가락, 낭만적인 색소폰 소리에 박수가 절로 나오고 여기저기  앵콜을 청하는 목소리들도 터져 나오며 주민 한마음의 장이 펼쳐졌다.

# 주민 참여마당

이어진 입주민 참여마당 시간에는 미리 신청한 입주자들의 끼와 재능을 엿볼 수 있는 노래와 춤 등 장기자랑 대회가 열렸다. 남녀노소 구분 없이 신청을 받아 펼쳐진 장기자랑에서는 가수 같은 노래 실력이 중요하지 않았다. 뛰어난 가창 실력을 뽐내기도 하고, 박자를 놓치는 부족한 노래 실력에도 불구하고 화끈한 무대 매너를 선보여 관객 호응을 이끌어 내는가 하면, 앙증맞은 어린 자매 둘이서 꼬물꼬물 움직임으로 귀여운 댄스를 준비해 주민들의 박수갈채와 탄성을 자아냈다.

또한 수준급의 설장고 공연을 펼친 한 입주민은 노인들을 비롯한 주민들에게 멋진 무대를 선사하고, 또 다른 참가자는 노래와 함께 하모니카를 연주하며 잔잔한 감동의 무대를 전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이외에도 미리 신청을 하지 못했지만, 축제의 자리가 흥에 겨워 즉석에서 신청과 동시에 장기자랑에 참여한 이들의 무대도 이어져 그야말로 흥겨운 주민 잔치판이 펼쳐졌다. 장기자랑이 모두 끝난 이후 이들에게는 관리사무소(소장 최정근) 측에서 준비한 소정의 상품들이 전달됐다.

입주민을 위해 행사를 준비한 최정근 소장은 “많은 준비를 했는데 비가 와서 조금은 아쉽지만, 어른 아이 모두 정말로 즐거워하는 모습에 보람을 느낀다. 타 지역과는 다르게 함열 휴먼시아 입주민들은 특히나 단합되는 힘이 있고, 끈끈한 정이 많은 것 같다”며 “앞으로도 조그만 부분부터 음악회 같은 큰 행사까지 주민들의 즐거움과 편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을 밝혔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