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루지 못한 사랑'이라는 꽃말을 지닌 백목련. 이루지 못한 사랑을 이루고자 했을까. 익산시청 여직원들이 백목련회라는 이름으로 2001년부터 모임을 가졌다. 

백목련 꽃은 진한 향기를 담고 있다. 하얀 색은 맑고 순수하며 청순함을 의미한다. 아름다운 마음을 모아 사랑을 나누고 진한 향기를 전하고자 모인 익산시청 여직원들 모임 '백목련'회를 찾았다.

백목련회(회장 강태순)는 2001년 4월 시청 여직원들이 상호 간의 우의를 도모하고 바람직한 인간상을 구현할 목적으로 시작했다.

시 본청에 근무하는 기능직 이상 여성 공무원 200여명이 회원이다. 이들은 여직원의 권익 증진 및 결속을 다지고, 명랑한 직장분위기를 조성하며 불우이웃돕기와 자원봉사가 이들의 활동이다.

◆동료의 문제는 내 문제

요즘 강태순 회장은 시름이 크다. 익산시청에 근무하는 공무원들 중에 건강상의 이유로 어려워하고 있는 동료들의 숫자가 하나 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의외로 암환자가 많습니다." 과중하거나 또는 스트레스가 주원인으로 건강검진을 받으면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백목련회는 장애인을 위한 활동이나 시설복지에 관한 관심과 더불어 아파하는 동료들을 위해 우선적인 활동에 나서기로 했다.

최근 20대 젊은 미혼 공무원 한 명이 암 진단을 받았다. 가정형편도 어려운데다 이제 막 공무원 생활을 시작하는 나이에 발생한 동료의 문제를 결코 남의 문제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들은 회원들로부터 어려운 동료들도 추천받아 이들을 돕기로 했다.

백목련회는 쌀 값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업인들과 동료 직원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기위해 떡을 만들어 판매하기로 뜻을 모았다. 좋은 뜻에 공감한 퇴직 공무원과 농업인들의 후원이 더해져 쌀 8가마(640kg)를 모았다. 지난 2일부터 익산시청 직원들을 대상으로 홍보해 가래떡 2kg 200여 개, 떡국떡 2kg 210여 개 등 총 410여 개를 주문받아 11일 전달했다. 구내 식당에서도 남몰라라 하지 않고 떡국떡 2kg 25개를 구입해 17일 전 직원들에게 점심으로 떡국을 제공했다. 떡판매 수익금 500여만원은 최근 과로로 사망한 동료직원 서동수 씨 유가족과 희귀 질병과 장기 투병 중인 동료와 가족을 돕는데 쓸 계획이다.

◆여성친화도시 '우리가 먼저'

올해 백목련회 회원들에게는 특별한 해다. 익산시가 여성친화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청 여직원들이 앞장섰다.

올해 5월 31일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성 인지적 정책형성을 위해 여성공무원의 서포터즈를 구성해 여성의 섬세함과 감성을 반영한 여성친화도시 조성에 동참하고자 63명이 '백목련 서포터즈'를 발족했다.

익산시 공무원의 36%(1,395명중 502명)를 차지하는 여성공무원의 관점에서 여성친화도시 조성을 위한 안전, 편리, 쾌적, 문화, 교육 영역 등 다양한 활동과 의견수렴을 할 계획이다.

직장여성으로서 성평등 인식과 관련한 성 인지교육 및 확산, 그리고 구조적 문제와 일·가정 양립조건의 미비로 인한 문제 등을 해결하고자 백목련회가 나섰다. 여성친화적 지역문화 확산을 위한 공감대 형성과 여성친화도시 정책을 널리 알리는 것도 그들의 몫이다.

◆천사공무원들, 자원봉사는 생활

천사공무원들인 백목련회 회원들의 자원봉사 활동은 이제 10여년 동안 일상생활이 되었다.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 곁에는 항상 백목련회 회원들이 매년 함께 길을 걸었다.

매년 해마다 겪는 수해복구 자원봉사는 기본이다.

2007년에는 매주 목요일이면 어김 없이 자원봉사센터에서 개설한 사랑의빵굼터에서 공무원자원봉사단과 함께 사랑의 빵 포장을 진행해왔다. 봉사 뿐만 아니라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생일 날 회원들에게 주던 도서문화상품권 대신 익산사랑 상품권 2장씩을 전달하기도 하면서 지역을 위한 일에도 나선다. 이들이 한해동안 구입한 재래시장 상품권만해도 총 250여장이나 된다.

2008년에는  회원들이 지역인재 양성을 위한 익산사랑장학재단(이사장 김삼룡) 장학기금에 정성을 더한 일도 눈길을 끈다. 2008년 당시에도 백목련회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쌀(80kg) 세가마 분량의 가래떡을 만들어 판매한 수익금 85만5천원에 자체기금 14만5천원을 더해 장학금을 마련했다.

이 밖에도 일과 가정 양립을 위한 워킹맘 제안 등 시정 정책참여도 빼놓지 않고 있다. 직원들 생일 찾아주기, 회원의 애경사 참여, 좋은 책 함께 돌려보기, 영화 같이 보기 등의 활동들이 좋은 공직사회를 이끄는 힘이기도 하다.

익산시청 내 화목한 직장 분위기 조성에 있어서도 상호 우애관계가 좋아 이들의 서로 나누는 사랑이 시민들과 민원인들에게 전달되어 따듯한 익산의 향기가 어우러지고 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