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가 원광대학교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사학진흥재단이 교과부의 의뢰를 받아 지난 5일부터 원광대학교에 대한 강제 컨설팅에 들어간 것이다.

사학진흥재단 관계자 1명과 삼일회계법인 직원 4명은 이날 대학본부 4층 회의실에 자리를 잡고 대학 경영에 관한 각종 서류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원광대 교수협의회(회장 이주천 교수) 주요 인사들은 같은 날 정세현 총장을 만나 교과부 컨설팅에 대한 정보를 요청하고 대학위기에 대한 책임을 추궁했다.<관련기사4면>

사학진흥재단의 경영컨설팅은 내년 3월초까지 석 달 동안 진행되는데, 대학의 재정문제와 단과대학 통폐합, 정원감축 등 전반적인 구조조정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원광대는 엑센츄어에 의뢰해 납품받은 구조조정안이 있는 만큼 컨설팅 결과에 이를 반영해줄 것을 요청할 방침이지만, 어느 정도나 실현될지 알 수 없는 상태다.

원광대 관계자는 “컨설팅 과정에서 원광대의 입장을 전달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며 “현재 엑센츄어가 내놓은 방안을 갖고 단과대학별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는 별개로 교과부에 의한 강제컨설팅을 바라보는 대학 구성원들의 눈길은 곱지 않다. 교과부의 대학 구조조정은 반값 등록금을 요구하는 여론에 밀려 대학 측의 재정부담을 유도하기 위해 시작됐다는 측면을 전혀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컨설팅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우선 교과부가 직접 나서 대학의 구조조정에 개입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의견이 많다. 또 사립학교와 직간접으로 관계가 있는 사학진흥재단의 컨설팅이 무슨 효과가 있을지, 재단과 회계법인이 제대로 된 구조조정방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인지도 회의적이다. 

K교수는 “교과부가 특정 대학을 직접 구조조정 하겠다고 나선 것도 우습지만, 사학진흥재단이 지역의 특성과 개별대학에 맞는 구조조정안을 내놓을 수 있을까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교수협의회를 비롯한 학내 구성원 일부가 정세현 총장을 비롯한 집행부가 강제컨설팅과 같은 대학위기를 불러온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내부 문제가 어떤 식으로 매듭지어질지 주목된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