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6일 제15기 회장 선거로 출범한 원광대 교수협의회(교협. 회장 이주천)가 임원 및 내부위원회 구성을 완료했다.

교협은 부실대학 위기 극복이 최대 현안이라고 보고 이 문제에 대한 책임을 규명하는 동시에 대책을 마련하는 일에 총력을 다 하기로 했다.

이주천 교수가 차기 회장으로 선출된 뒤 교협은 이채호(생명나노학부) 임재심(예술학부) 송호준(한의예과) 이강원 (순수미술학부) 배종향(원예애완동식물학부) 교수를 부회장에 임명했다.
총무에는 김선광(법학전문대학원) 재무에 채갑병(수학정보통계학부) 교수가 선임됐다. 또 "부실대학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5개 분과위원회를 구성하고 소속 교수들을 확정했다.

분과위는 운영, 홍보, 대학위기 극복, 대학운영 조사연구, 복지후생 분야로 구성됐는데, 특히 ‘대학위기 극복위원회’를 신설한 것이 눈에 띈다.

이주천 회장은 "정 총장 체제가 정부지표를 잘못 관리해 일어난 대학 위기에 대응할 필요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지표관리의 소홀로 발생한 9.5학치(정부지원 및 학자금 대출 제한대학으로 선정된 것)의 책임을 철저히 규명"하고 "책임질 사람들에게 책임을 묻을" 계획이다.

또 부총장(3명) 제도에 대한 효율성과 필요성도 논의할 방침. 교협의 향후 활동 계획과 관련, 이주천 회장은 지난 2일 교수들에게 보내는 글을 통해 대학평가로 인한 강제적인 경영컨설팅과 이로 인한 대학 구성원의 주도권 상실을 우려했다.

그는 “우리는 엑센츄어의 컨설팅에 이어 한국사학진흥재단에 또 다시 컨설팅을 받아야 한다”며 "이보다 더 치욕적인 것은 구조조정과 관련된 의사결정과정에서 대학이 주도권을 상실하게 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컨설팅을 통해 학교가 부실대학 판정에서 유보된다 해도 우리는 컨설팅 결과를 이행하는 향후 2년 동안 관리감독을 받아야 한다는 점은 주권상실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회장은 "이 모든 것이 9.5학치 때문"이라면서 "이에 대한 책임 문제도 정식으로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이런 불상사의 원인으로는 총장 및 집행부의 실책을 강조하는 내인론(內因論)과 정부정책의 희생양이라는 외인론(外因論)으로 양분된다"면서 "그러나 그동안 낮은 평가를 받았던 대학들이 이번 평가에서 우위를 점했다면 도대체 어떤 변명이 필요한 것이냐"며 총장 퇴진론을 우회적으로 피력했다.

아울러 "대학본부는 엑센츄어 경영진단 결과를 내부적으로는 단순히 안(案)일 뿐이라 주장하고, 외부적으로는 구조조정안인 것처럼 내세우는 이중적 행태를 취하고 있다"며 "하루 빨리 엑센츄어의 최종안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이 같은 입장을 갖고 교협 임원들은 지난 5일 정 총장을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면담에서 △감사원 감사결과 및 엑센츄어 구조조정안 공개 △교과부 실사에 대한 대응조치 △교과부 컨설팅에 대한 정보 공유 △대학 위기에 대한 책임 소명 △교수채용 과정에 대한 해명 등을 요구하면서 정보를 공개할 경우에만 본부 측에 협조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