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교육 대중강좌로 확산되는 문화도시 익산의 향기

영화나 유씨씨(UCC)를 앉아서 보기만 하는 것이 질렸다면 이제 영상물을 직접 촬영하고 편집도 해서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보는 재미를 찾는 것은 어떨까.

라디오방송 디제이가 되어 전파를 타고 흘러나오는 내 목소리를 들어보는 것, 연예인처럼 텔레비전에 출연해 방송을 진행하고 또는 촬영 감독이나 연출가가 되어 방송 제작에 참여하는 것, 보고 싶었던 영화를 언제나 편안하게 보고 접하기 힘든 독립영화까지 즐길 수 있으며 전문 영상제작기술까지 배울 수 있는 곳. 이 모든 것이 익산공공영상미디어센터 ‘재미’에서 가능하다.

◈ 열린 미디어 공간 ‘재미’

익산시민에게 언제나 열려있는 공공영상미디어센터 ‘재미’는 지난 2009년 익산시 신동에 문을 열고 영상미디어 문화 불모지인 익산에서 시민들의 갈증을 해소하기 시작했다. 영화관 하나 뿐인 익산에 영상문화를 보급하고 활성화시키는 단비가 되기 충분했다.

원광대병원 뒤편에 위치한 지하 1층 지상 3층의 미디어센터 건물은 공간 구성에서부터 ‘미디어로 나누고 소통한다’는 철학을 담아 전국 최초로 신축됐으며, 시민들이 편안하게 각종 시설을 이용하고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됐다. 모든 시설은 장애인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으며, 효율적인 교육시설, 여성을 위한 유아놀이방, 시민사회단체들이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대형 강의실, 개별 영화 관람실과 카페 등이 쾌적한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영상에 빠지다

[TV스튜디오 체험]

텔레비전에 내가 나온다면 어떨까? ‘재미’에서 준비한 ‘TV스튜디오 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하면 이 같은 꿈이 현실이 된다.

‘재미’에서는 단순 방송 견학 프로그램을 벗어나 참여자가 아나운서, 기자, 기상캐스터, VJ, 연출, 카메라감독 등 방송 전문스텝이 되어 생생한 현장 분위기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6세 이상을 대상으로 10명에서 25명까지 단체 신청을 받고 있으며 1인당 5천원의 참가비를 받아 참여자 전원에게 직접 참여한 영상물 DVD를 제작해 준다. 체험 희망일 2주 전에 신청해야 체험이 가능하다.

[청소년 프로그램]

‘재미’에서는 청소년들을 위해 학교를 찾아가 영상미디어 제작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작년에만 10곳의 학교를 찾아 방송반 교육을 비롯해 미디어 캠프를 실시했다. ‘나와 친구’, ‘나와 가족’에 초점을 둔 청소년 미디어교육을 통해 ‘나의 모습 소개하기’, ‘가족영화제’ 등의 결과물로 영상을 통한 청소년들의 공감대 형성에 도움이 되고 있다.

[나도 라디오 DJ]

라디오방송 제작을 배우고 실제로 방송해 보는 기회가 있다. ‘재미’에서 교육하는 라디오방송 제작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 4월 2일부터 25일까지 이어지는 교육을 받게 되면 5월 10일 열리는 서동축제 현장에서 직접 ‘사랑의FM’ 방송을 제작한다. 시민들의 귀를 즐겁게 하고 축제의 열기를 생생히 전달하는 라디오 방송의 DJ부터 연출까지 모든 분야를 직접 맡게 된다. 이 밖에도 ‘재미’에서는 라디오 방송제작 교육을 연중 실시하고 있다.

[어르신들도 한다]

어르신들의 영화동아리 ‘재미동’의 활약은 미디어센터의 자랑이다. ‘재미’에서 열었던 미디어교육과정을 마친 어르신들이 계속해서 영상제작 활동을 이어나가가기 위해 모인 ‘재미동’은 어르신들만의 시각과 생각을 영상을 통해 표출해낸다.

2009년 ‘재미동’이 제작한 방송프로그램 ‘할매 하나씨 세상’이 금강방송을 통해 시민들에게 전해지고 있으며, 2011년엔 극영화에 도전해 ‘춘몽’이라는 작품을 만들어 ‘제11회 퍼블릭액세스 시민영상제 대상’, ‘제4회 서울노인영화제 본선’, ‘2011 올해의 좋은 방송·좋은 기사 시민미디어부문’에 선정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재미’에서는 어르신들의 수준 향상을 위해 지속적으로 심화교육 등을 통해 지원하고 있다.

[미디어교육의 효과 확산]

앞에서 소개한 대표적 프로그램 외에도 ‘재미’를 찾는다면 각종 미디어 관련 배움을 찾을 수 있다. 2012년에만 총 13개 영역에서 46개 강좌를 진행했는데 어린이영상제작교육, 사진교실, 청소년 미디어교육, 포토샵, 편집, 영화비평, 애니메이션 등 영상미디어 전 분야를 아우르는 교육과정을 실시하고 있다.

단순 교육만이 아니다. ‘재미’는 교육과정을 수료한 이들이 영상미디어를 활용한 다양한 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 영상제작동아리, 시민영화제작 등 장소와 장비, 경비 등을 최대한 지원하고 있다. 강좌는 시민 누구에게나 열려 있으며 정회원으로 가입 시에는 각종 영상기자재 대여도 가능하다.

[영화제가 익산 품으로]

공공영상미디어센터 ‘재미’는 매년 익산에서 영화 축제를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전주, 부산, 부천이나 서울에서 열리는 큰 국제영화제보다 지역사회 밀착형 영화제를 선보인다. 또 시민들이 직접 제작한 작품도 영화제를 통해서 만날 수 있으며 전액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각종 독립영화제를 통해 쉽게 접하기 힘들었던 영화들을 선보이고 있으며, 이주노동자, 장애인, 애니메이션 영화제 등 다양한 주제와 구성으로 펼쳐진다. 또 2010년부터 매년 열고 있는 여성영화제는 여성친화도시 익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러 여성단체들이 주도하는 프로그램으로 상당한 호응과 성과를 얻고 있다. 올해는 4월 11일부터 3일간 열릴 계획이며 감독과의 대화 시간 등이 영화를 보는 즐거움을 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즐거운 시민들의 놀이터 ‘재미’

익산에 영상문화의 꽃을 피우고 있는 ‘재미’. 지난 5년 간 시민들이 원하는 다양한 층위의 요구를 받아들이고 함께 키워온 성과로 2007년부터 4년 연속 지역영상미디어센터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전국에서 익산이 일궈낸 성과를 배우기 위해 찾아오기를 주저하지 않고 있다.  

이재욱 소장은 “미디어센터를 만들 때 공모를 통해 ‘재미’라는 이름을 선정했던 것처럼 시민들의 재미있는 놀이터라는 생각으로 임해왔다”며 “문화나 영상교육, 제작활동에 관심 있는 모든 분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