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에는 가족으로 이뤄진 국악 공연팀이 있다. 평범한 다섯 식구가 하나둘씩 우연히 우리가락과 인연을 맺어 이제는 모두 국악인으로 활동 중인 김민수 씨 가족이 익산기네스에 도전한다.

“굿은 옹골지게 쳐야제” 국악가족 김민수 씨를 만나러 간 사단법인 소리뫼 국악예술원 입구에서 맨 먼저 마주친 이 문구 속에서부터 국악가족의 우리가락에 대한 특별한 사랑이 느껴지는 것 같다.

5인방 국악가족은 아빠인 국악예술단 소리뫼 김민수 단장은 풍물을, 아내 최미자씨는 한국무용과 경기민요를 담당하고 큰딸 아라는 타악, 둘째 딸 희라는 거문고와 시조를, 막내 유라는 판소리와 민요로 활동하고 있다.

온 가족이 처음으로 함께 선 것은 지난 2011년 온 가족이 그동안 연마한 기량을 한데 모아 ‘이래도 흥 저래도 흥’이라는 타이틀로 첫 발표공연이었다. 많은 이들에게 가족끼리 국악으로 통하는 정감 있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는 평가에 힘입어 이후 재능기부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문화소외지역을 찾아가 공연을 해나갔다.

국악가족이란 특이한 이력이외에도 다섯 가족 모두 실력이 뛰어나 이들 공연은 가는 곳마다 갈채를 받았다. 실제로 다섯 가족은 그동안 각종대회에서 수십여 차례의 수상경력이 있다.

또한 가족 모두 분야가 달라 풍물부터 시조, 판소리, 거문고연주, 한국무용에 이르기까지 공연 레퍼토리도 다양해 관객들의 호응도가 높아 올해도 초청공연 요청이 줄을 잇는다. 벌써 지난 1월 태국에서 열린 ‘제8회 수린 국제민속축제’에서 초청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예술단체로 공연을 마쳤으며 최근에는 4월말에 열리는 제15회 함평나비축제에 초청돼 공연연습 중이다. 이밖에도 문화관광부에서 소외계층에 지원하는 문화예술지원프로그램에도 선정되는 등 김민수 씨 가족은 올 한해도 전국 방방곡곡에서 쉬지 않고 판을 벌일 듯하다.

가족이 모두 국악을 하는 데는 혹시 김민수 단장의 조기교육의 덕이거나 남다른 사연이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스치겠지만, 국악을 하는 아버지를 따라 자연스럽게 식구들이 자신들의 국악 DNA를 발견하게 되었다고 한다. 아버지 김 단장은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좋아해 밴드부가 있는 이리상고(현 전북제일고)에 들어갈 정도였다. 20년 전 우연히 장구치는 모습에 매료되어 국악의 길에 발을 디뎠다. 또한 아이들은 아빠의 연습실에서 우연히 접한 국악에서 자신들의 소질을 발견하게 됐다.

김씨는 “사실 첫째와 셋째는 처음부터 국악에 심취해 전국대회에 나가 상을 받아올 정도로 잘했는데, 둘째는 가족과 동떨어져 전혀 관심 없어 하다가 중학교 졸업 무렵 갑자기 국악을 배워보겠다고 선언하더니 두각을 내기 시작했다”고 설명한다.

또한 “집사람은 가족과 함께 다니며 음을 타게 되고 자연스럽게 국악을 흡수하며 배우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 단장은 “식구들이 국악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어 모이기만 하면 언제나 이야기꽃을 피운다”며 “우리 가족이 국악 속에서 느끼는 기쁨을 더 많은 곳을 찾아가 재능기부 형태로 나누고 싶다”며 소박한 목표를 말한다.          

 정미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