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도 벌면서 좋은일을 하고 싶다면 사회적기업을 운영하면 된다.

정부가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사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나섰는데 이것이 바로 사회적기업이다. 사회적기업은 취약계층과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 판매 등 영업활동을 수행해 이익을 창출하고자 하는 것이다.

현재 501개의 국내 사회적 기업 중 도내에서는 처음으로, 전국적으로는 12번째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받은 익산시 남중동에 위치한 '(사)사랑의손길 새소망(사진.대표 황의성)'을 소개한다.

◇ 사회적 기업이란

'빵을 팔기 위해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고용하기 위해 빵을 파는 기업'으로 좋은일을 하면서도 수익을 내는 기업을 말한다. 기업의 궁극적 목적은 이윤추구 및 이윤의 극대화다. 이러한 일반 기업의 궁극적 목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취약계층에 일자리를 제공하고,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좋은 일을 하면서 동시에 수익을 내는 기업을 사회적 기업이라 한다.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고 이를 위해 수익창출 등 영업활동을 수행하는 조직이다.

사회적기업의 종류로는 보육 서비스, 예술·관광 및 운동 서비스, 산림 보전 및 관리 서비스, 간병 및 가사 지원 서비스, 문화재 보존 또는 활용 관련 서비스, 청소 등 사업시설 관리 서비스, 직업안정법 제2조의2제9호에 따른 구인자 또는 구직자에 대한 고용정보의 제공·직업소개·직업지도 또는 직업능력개발 등 고용을 지원하는 고용서비스, 그 밖에 고용노동부장관이 정책심의회의 심의를 거쳐 인정하는 서비스가 이에 속한다.

고용노동부는 사회적기업이 이러한 서비스를 실현하면서 필요한 투자비와 운영비, 인건비 등을 3년간 지원해 그 기업이 정착하도록 도와준다. 기업으로 하여금 취약계층에 일자리를 제공하며 서비스가 필요한 대상자에게 서비스를 지원하고, 사회적기업 인증 3년 후면 재정지원을 종료해 그 기업이 자립하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으면 총 2천만원 내에서 경영자금의 지원, 소득세와 법인세 50% 감면, 직원채용 1명당 일반직은 98만원, 회계와 마케팅 등 전문직은 150만원이 보조되며, 경영자금 보조나 세금 감면 등 다양한 지원책이 뒤따른다.

◇ 사회적 기업 '사랑의손길 새소망'

'사랑의손길 새소망'은 장애인 교육과 재활사업을 위해 지난 2003년 사단법인으로 출발했다. 이듬해에는 '사랑의거북이 전국 마라톤대회'를 처음으로 개최하고 2005년에는 장애인주간보호와 단기보호시설을 설치해 운영했다.

2006년 2월 14일 노동부로부터 사회적일자리사업을 수탁받았다.

2007년 10월 29일 전라북도에서는 처음으로 노동부로부터 사회적기업으로 인증을 받기에 이르렀다.

노동부의 사회적기업은 최초 인증일로부터 3년간 인건비를 지원하고 3년후부터는 일절 지원이 없다.

사랑의손길 새소망이 사회적기업으로 출발하려는 데는 어려움이 많았다.

그들의 사업취지가 장애인들을 교육하고, 장애인들에게 일거리를 주는 것이었는데 지속적인 수익창출 구조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지금이야 사회적 기업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고 지자체와 관공서 등에서도 상당한 지원이 이뤄지지만 당시에는 사회적기업에 대한 관심도, 지자체의 제도적 물적 지원도 부족한 상태였다.

황대표는 서울 노동부와 광주지청 등을 발로 뛰며 인증에 필요한 인적 물적 자원을 모으고 노동부를 설득했다.

사회적기업으로 인증을 받은 이후 사랑의손길 새소망은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인력과 사업개발비 등을 지원받아 공익사업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우선 황 대표는 장애인 야학교를 설립했다. 한글교육을 받지 못한 40세~80세의 성인장애인을 교육시켜 한글 검정고시를 볼 수 있도록 했다.

이어 황대표는 노인들을 위한 재가간병서비스를 시작했다. 중증장애인 교육과 재활사업을 해온 노하우를 기반으로, 7년 가까이 지역사회와 연계해 다양한 사업을 해온 것이 그에게 큰 힘이 됐다.

여기에 더해 중증장애인을 돌볼 시설과 장비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서비스를 실시해 120명의 대상자에게까지 서비스를 확대했다. 노동부로부터 지원을 받으면서 종사자가 70명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장애인야학교나 재가간병서비스, 장애학생 재활교육 등은 사회복지 서비스 개념이기 때문에 투자비는 커녕 인건비 충당 조차 힘들었다.

◇ '푸드 앤 정' 급식사업과 사회복지사업의 결합

장애인야학교를 통한 장애인 교육, 성인장애인에 대한 한글교육 등을 위해, 필요한 인건비 등에 소요되는 비용을 위해 이윤을 낼 수 있는 급식사업에 뛰어든 것은 황대표의 인정받을 만한 아이템이었다. '푸드 앤 정'이라고 불리는 급식사업은 일반 기업과 단체, 개인을 상대로 도시락을 제조해 배달하는 사업이다. 최근에는 출장뷔페사업까지 확장했다. 일반 시민에게는 안전하고 위생적인 먹거리를 제공하고 조리와 배송에 참여하는 이들에게는 전문교육을 통해 사회적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서 창출된 이익의 대부분이 장애인 재활교육과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에 재투자 되고 있다. 노동부의 일자리창출사업이 독립된 사회복지사업과 결합된 절묘한 아이템이 됐다.

정부가 지향하는 취약계층에 대한 일자리를 창출하고 사회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좋은 일을 하면서 동시에 수익을 내는 기업으로 사랑의손길 새소망은 자리매김했다.

사회적기업 '사랑의손길 새소망'의 사업들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서 정규직원만 해도 93명이 됐다. 지난해 말 정부지원이 끝났음에도 오히려 23명이 증가했다.  바우처사업까지 포함하면 150여명이 일하는 중견기업이 됐고 올해 매출만도 20억원이 예상되고 있다. 사회복지시설에서는 전북에서 가장 커다란 고용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으려면

'사회적기업육성법'이 규정한 7대 조건을 갖추면 된다. 일단 공익목적으로 설립되어야 하고 지속가능한지가 핵심이다. 사회적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한편 남은 이윤을 사회복지서비스를 위해 되돌려 쓸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업종은 취약계층 비율이 50% 이상인 '사회서비스제공형'과 '일자리제공형', 20% 이상인 '지역사회 공헌형', 30% 이상인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와 일자리 제공형'으로 구분된다.

사회적기업의 조직 형태는 공익법인, 비영리민간단체, 사회복지법인, 소비자생활협동조합, 비영리단체 등이면 된다. 자세한 사항은 노동부 (www.socialenterprise.go.kr) 사회적기업진흥원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현재 익산에는 (사)사랑의손길새소망을 비롯해 재활용품 선별 판매 및 화장지를 판매하는 (유)제은리소스, 육포 생산 및 판매, 서각 및 압화 생산 및 판매, 임가공 사업을 하는 동그라미플러스, 재활용품을 수거해 매각하는 (유)장안마을, 다문화가정 및 취약계층 가사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스마일우렁각시 등 5개사가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아 활동하고 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