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인으로, 시민으로 살아가면서 자신과 가정이 소중하다. 하지만 시간과 여유를 가지고 시민사회활동을 한번 해봄직하다. 지역사회의 문제가 곧 나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지구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이념으로 서로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면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시민사회단체가 있다. 3일'익산의제21'을 방문, 김재덕 사무국장을 만났다.

▶의제21(議題,Agenda 21)  의 뜻과 배경은

정책가들에 의해 논의가 이루어질 때, '논의가 이루어지는 문제나 요구'를 의제라 합니다.

'21'은 21세기를 말합니다. 즉 21세기 이후 시대적 의미를 말합니다. 1970년대에 시작해 1990년대 본격적으로 논의됐던 의제들이 21세기 이후 지속적으로 논의되어 오고 있습니다.  즉 '의제21'이란 21세기 이후 논의되는 의제를 말합니다.

1992년 브라질의 리우에서 개최된 유엔환경개발회의(UNCED)에서는 지구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환경적으로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발전(ESSD)이라는 이념을 정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하여 국가 차원의 '의제21(Agenda 21)' 및 지방정부 차원의 지방의제21(Local Agenda 21 : 21세기를 위한 지방 실천행동강령)을 수립 할 것을 권고하였습니다.

이 '리우선언'은 유엔회의(UNCED) 마지막날 세계 114개국 정상들이 함께 채택한 환경보전의 원칙을 담은 것이고 의제21은 그에 따른 각국 정부의 행동강령을 구체화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의제21의 내용은 모두 4개부 39개 주제로 되어 있습니다.

이를 추진하기 위한 의제21(Agenda 21)의 제 28장에 지방정부를 비롯한 지방 차원의 책임과 역할을 담은 지방의제21의 실천을 강조하고, 이로써 지방의제21은, ‘지구적으로 사고하고 지역적으로 행하라’ (Think Globally Act Locally)라는 말처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세계 지방정부들의 중요한 실천 과제로 자리 잡았습니다.

▶ 시민단체‘의제21’어떤 곳인가요

원동력은 거버넌스 정신입니다.의제21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지방 차원의 발상의 전환과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협력적 실천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지방의제21은 기존의 중앙정부 주도의 일방적이고 하향적인 계획의 차원을 넘어 민과 관을 포함한 지역사회의 다양한 구성원들의 자발적 참여와 협력을 통해 지역사회의 지속가능한 미래상을 설계하고 실천하려는 아래로부터의 운동 조직입니다.

따라서, 지방의제21은 지방차원에서 다양한 창조적인 실험들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자발적 참여와 협력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하겠습니다.

▶‘의제21’ 은 하부로부터의 개혁

의제의 근간이 되는 지역사회가 무너진다면 시대의 요구사항인 지방의제21은 결코 성공할 수 없습니다. 현재 지방정부가 관심을 가지는 지역의 경우 지방의제 시스템이 무척 발전됐습니다. 순천, 안산, 부산 등 지자체는 지방의제를 먼저 도입해 주민참여형 지역 행정을 활성화 해 수많은 성공사례를 남겼습니다. 지방 발전이 나라 경제 발전의 밑거름이 되는 것이죠. 그리고 지방의제21은 과거의 ‘관(官) 주도적 사고’의 틀을 벗어난 ‘민(民) 주도적 사고’의 산물로서, 지역사회 각계 각층의 이해와 동의를 토대로 주민합의에 의해 도출되고, 주민의 자발적 참여에 의해 실천으로 옮겨집니다.

▶ 거버넌스(협치 개념)는 사회 소통의 밑거름

한국사회 성격상 협의를 도출해 나가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어느 한 곳이 다른 주장을 억압하는 가운데 사업이 진행된 사례가 많습니다. 이는 잘못된 것입니다. 홍세화씨가 말하는 톨레랑스의 개념과도 유사합니다. 서로를 인정하고 협의하는 과정이 당연한 것인데도 불구하고 자기만의 성을 쌓고 그것을 영토화하는 경향은 패착을 낳습니다. 지방의제는 이러한 한계를 넘어서는 합의의 모든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 자리잡아 가고 있는 거버넌스

리우 회의 후 20년, 한국사회는 다양한 사람들이 국정에 참여하는 계기를 만들었습니다. 또한 지역사회가 거버넌스 개념을 인식하고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해와 소통의 협치가 싹트고 있는 것입니다.

인식개선의 움직임은 여러 곳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익산에서도 사안별로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위원회를 구성, 사회 문제를 협의하도록 지침을 내리는 등 우리사회의 협치의 개념은 보다 포괄적이고 전문적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지역은 지방의제를 통해 세계와의 통신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방의제의 성공을 위해 지방자치제가 활성화 되어야 합니다. 중앙집권 체제로 회귀한다면 지방의제는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것입니다.

▶ 환경, 여러 현안 속에 녹아들어야

지방의제21은 시민이 주도하는 지역차원의 환경중심운동입니다. 계획수립에는 지역사회의 주요단체들이 폭넓게 참여해 토론과 합의라는 민주적인 절차를 거칩니다. 또한 실천에는 지역주민들의 자발적이고 주도적인 참여와 활동이 요구됩니다. 

환경에도 경제적 가치가 존재합니다. 곧 주민들의 생활환경과 생활경제가 도시계획에서는 어떻게 융화될 것인지 따져봐야 합니다. 우리 사회의 환경이 복지, 산업, 사회 전반에 적절하게 녹아들었으면 합니다.

▶ 지방의제 10년을 앞두고 있는 익산의제21

2003년도 창립총회 후 10주년을 준비하고 있는 익산의제21실천협의회(상임대표 김근섭)는 범시민 온실가스 줄이기 운동인 ‘그린스타트 운동’을 지역에 뿌리내리게 하고, 생태공원 사업,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사업, 생활자전거 활성화 사업 등의 환경 분야의 사업은 물론, 교육, 복지, 도시교통 등의 분야별 정책사업들을 펼치며 그에 따른 의제보고서를 발간하는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하지만, 의제21이라는 단체의 명분과 취지에 비한다면 그 목적과 방법, 과정에 있어서 도출된 결과물이 빈약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거버넌스의 저변확대가 이루어지지 못한 익산의 실정에서, 의제21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구성원들의 집합, 보조금을 주고받는 갑을관계로 규정하는 행정과의 불통, 관변이냐 아니냐 둘 중 하나로만 가르는 시민사회의 곱지 않은 시선 등을 제대로 극복하지 못한 것도 중요한 과오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러한 지난 시간들을 더듬어 보며 익산의제21은 새로운 변화의 흐름을 지역에서 담아내고, 민주적인 논의의 장을 마련하고자 창립 이후 처음으로 상임대표를 새롭게 선출하고 인적, 구조적 쇄신을 이루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대로, 주민의 자발적 참여를 바탕으로 민·관·학·기업 등 사회 구성주체의 소통의 창구가 되기 위함입니다.

익산의제21에서 가장 듣고싶은 이야기는 ‘의제21 참여해보니 참 재미있구나’, ‘머리 맞대고 이야기하니 일이 해결되는구나’ 라는 것입니다.

이제 행정과 시민사회가 외부인이 아닌 참여주체가 되어 지역사회 많은 분들이 참여하는 의제21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