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소통과 혁신 사명감이 성공 요건”

주대준(59)

공직생활 33년. 20년 청와대 근무

10년간 육군전산장교(소령 예편)

1989년 청와대전산실 창설(프로그램팀장) 

청와대 전산실장 및 정보통신처장

청와대 행정본부장

2008년 청와대 경호차장(참여정부.이명박정부)

경호실 창설 이후 최초 정년퇴직

2010년 카이스트 전산학과 교수

현재 카이스트 대외부총장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대.KAIST) 주대준(59.사진)부총장은 "비록 거짓말에서 비롯됐을지라도 확신을 갖고 최선을 다하면 꿈은 반드시 이뤄진다"고 말했다.

주 부총장은 지난달 26일 익산시 초청으로 솜리문화예술회관에서 실시한 '소통 그리고 혁신과 사명'이라는 주제로 한 시간 반 동안 특강을 펼쳤다.

그는 자신의 이력을 설명한 뒤 "꿈을 품고 소통과 혁신으로 사명감을 가지면 꿈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중요한 건 꿈이다

주 부총장은 ‘내가 처한 여건보다 중요한 것은 꿈을 가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953년 경남 산청에서 사업하는 부유한 아버지 밑에서 출생했지만 부도가 나 거제도로 밀려나고 부모가 일찍 세상을 떠나 초등학교 5학년부터 중학교 때까지 고아원에서 성장했다.

고등학교는 야간을 졸업했는데, 낮에는 양복점 심부름꾼, 공장 인부, 대구소방서 급사를 하며 돈을 벌었다. 

그러나 성공의 꿈이 있었던 그는 동급생보다 7년이나 늦었지만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게 된다.

이어 밤을 새 가며 컴퓨터와 영어를 공부한 그는 미국으로 건너가 컴퓨터시스템으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청와대 전산실에서 근무하는 동안 카이스트 박사과정을 밟았다.

청와대 전산요원으로 들어간 주 부총장은 1989년 청와대전산실을 창설해 초대 프로그램팀장을 지냈고 이어 전산실장 및 정보통신처장을 거쳐 청와대 행정본부장에 올랐다.

이어 참여정부와 현 정부에서 경호차장을 역임하고 경호실 창설 이후 최초로 정년(만55세) 퇴직 한 인사가 됐다.

그는 경호차장 시설 대통령 경호시스템을 무기에 기반한 통제 위주에서 아이티를 바탕으로 한 유비쿼터스 개념으로 바꿨다.

퇴직한 후에는 카이스트 교수로 임명됐고, 임용 7개월만에 부총장이 된다. 이렇게 고속 승진한 것은 대학 설립 이후 처음이다.

그는 이곳에서 사이버보안연구센터를 설립해 해킹사전탐지기술을 개발, 일본에 수출했고, 정보보호대학원을 설립해 사이버보안전문가를 양성할 기반을 닦았다.

주 부총장은 이렇게 말한다. “여건을 탓하면 안 된다. 노벨상 수상자 평균 아이큐가 121이라고 한다. 그러니 머리도 문제가 안 된다. 문제는 꿈과 열정이다. 나는 청와대를 바라보고 노력한지 10년만에 그곳에 들어갈 수 있었다."

◇ 미래는 꿈의 세계

주 부총장은 미래는 꿈의 세계라고 말한다.

그는 "미래 사회는 꿈의 사회이며, 이 사회는 감성과 꿈이 지배한다. 꿈은 건물을 짓는데 설계도와도 같은 내 인생의 설계도"라고 말했던 덴마크 미래학자 롤프 옌센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부모는 자녀들에게 꿈을 실어줘야 한다고도 했다.

미국 뉴욕주 53대 주지사 로저롤스는 "설사 거짓말에서 비롯된 꿈일지라도 확신을 갖고 끊임없이 노력하면 꿈은 이뤄진다"고 말했다.

헬렌켈러는 "꿈이 없는 사람은 앞을 보지 못하고 예측 못하는 장애인이다. 꿈을 품고 앞을 보라"고 말했고, 축구 선수 박지성은 "축구는 나에게 가장 절실하고 절박한 꿈이었다. 꿈을 이루기 위해 내 모든 열정을 바쳤다"고 말했다.

이런 사례에서 보듯 '간절한 꿈'은 반드시 이뤄진다는 것이다.

뉴욕 빈민가의 불량학생이었던 로저 롤스가 미국 역사상 최초 흑인주지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어릴 적 그의 손금을 봐주시며 '너는 커서 반드시 뉴욕주지사가 될 것이다'고 말한 피어폴 선생님의 확신에 찬 칭찬과 그 기대에 부응키로 한 결심과 노력 덕분이라는 것.

주 부총장은 "나는 초등학교 때 고아원에서 성장했고, 야간 고교를 다니며 고학했지만 미래를 바라봤다. 내능력으로는 불가능하고 바라볼 수 없는 상황에서도 꿈을 품고 최선을 다 했을 때 그 꿈이 나를 이끌어 성취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독서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나의 힘은 독서다. 링컨 자서전에 '책을 읽지 않으면 책을 읽는 사람에게 지배당한다'고 한 말에 감명 받았다"고 말했다. 

◇ 소통, 혁신, 사명감

꿈은 있는데,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주 부총장은 소통과 혁신, 사명감이 필요다고 말한다.

소통은 서로의 진심을 알아듣는 능력이며, 상대방이 나와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인데, 이럴 때 상대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또 소통은 다른 사람과 동행하는 것인데, 이는 상대방의 의견을 들어주고 공감해주고 배려한다는 의미다.

그는 가장 훌륭한 소통의 기술은 먼저 자신을 진솔하게 내비쳐 공감을 얻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스캇 브라운 메사추세즈 추 상원의원은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편모 슬하에 생활보호 대상자로 살았다. 어릴 때 성추행 당했고 절도 전과가 있다"고 고백했다.

엘리자베스 워렌 오바마 대통령 특보는 "나야말로 하층민이다. 어릴 때 병원비와 집세를 내지 못해 엄마는 콜센터 직원, 아빠는 경비원, 나는 식당종업원으로 일했다"고 말했다. 부끄러운 과거지만 자신을 솔직히 드러낸 것이다. 

주 부총장은 그러나, 소통의 기본은 무엇보다 자신과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래야 타인과 진정한 소통을 할 수 있고, 자기 내면의 소리를 들어 정체성을 찾고 자존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성공적인 소통사례로서 청와대 정보통신처와 행정처를 통합한 초대 행정본부장을 지내면서 이질적 기능을 하는 12개 팀간 소통을 이뤄낸 일화를 소개했다. 매주 금요일은 '토크데이TALK DAY'로 만들어 직원들의 불평불만을 토로하게 했고, 등산과 운동을 함께 했다.

강호동이 이수만의 기획사에 들어간 것은 이수만이 강호동을 존중하고 배려하겠다는 약속에 따른 것이었고,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당시 펩시콜라 존 스컬리 사장에게 '세상이 변하고 있는데, 당신은 언제까지 설탕물만 팔고 있을 겁니까'라고 얘기한 것이 그를 영입할 수 있었던 배경이었다.

그는 부모들이 자녀를 대할 때도 소통이 중요하며, 성적에 너무 집착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그는 공부를 못하는 딸에게 "성적이 나쁠 수 있다. 네가 아는 문제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해줬다고 했다.

"자녀를 시험점수나 등수 갖고 평가하지 말라. 성공과 공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둘째로 중요한 것은 혁신인데, 이는 관습과 조직, 방법을 완전히 바꿔 새롭게 하는 것이다.

그는 "생존하는 자가 강한 자가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가 살아 남는다"고 말한다.

조직 구성원 간 소통과 공감이 없는 혁신은 성공할 수 없으며, 조직원들의 공감을 이끌어 조직의 힘을 한 방향으로 집중시켜야 한다는 것.   

혁신중에서는 자기 혁신이 가장 중요하다.

먼저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지배할 수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끊임없이 자신과 소통해야 한다.

사명은 꿈을 실현하는데 없어서는 안될 요소다. 사명은 '내가 살아가는 이유' 즉 존재의 목적을 발견하는 것이며, 이를 통해 정체성과 자존감을 찾아야 한다.

다음에는 자신의 각오를 담은 '사명선언문'을 작성해, 항상 기도하고 실천하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그는 "꿈을 품고 소통과 혁신, 사명감으로 최선을 다할 때 꿈을 이룰 수 있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과의 소통과 다른 사람과 혁신가치를 공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