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밴치마킹, 설계, 국회 방문 3년 동안 각고의 노력 ‘결실’

(재)돌문화비엔날레가 익산의 돌조각 명장 김옥수씨에 의해 기획되고 성사되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조배숙 의원의 배후설과 불법지원 등으로 돌문화비엔날레 행사가 무산되는 상황에서 나온 배경 설명이다. 그동안 두차례 치러진 국제돌문화축제가 지역 석재인들을 배제한 채 정치적으로 이용 될 뿐 특정인들의 잔치에 그쳤다는 비판에 대한 반발이다. 소통신문은 돌문화비엔날레의 최초 기획자인 김옥수 명장을 만나 돌문화비엔날레를 둘러싼 문제점들을 들어보고 대안을 모색코자 한다.<편집자 주>

돌문화축제 행사시 석탑 축조 장면을 재현하고 있다.

돌문화비엔날레의 뿌리와
김옥수 석공예 명장의 탄식

돌문화비엔날레 사태의 시작은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돌조각 명장이자 (사)돌문화보존회 이사장 김옥수씨는 2003년 3월 경 월례회를 가지면서 "익산이 석재도시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쌓고 관광자원하려면 석재고장 답게 큰 행사를 가져 좋은 작품을 남기는 것이며 이들 작품으로 공원화 하는 것"이라며, 박물관을 만들고 관광자원화하여 수입을 창출하는 선재도시를 만들자"는 제안을 내놓았다.

김옥수 명장에 따르면, 이 제안을 실행하는데 도움을 받고자 조배숙 의원을 만나 지원을 부탁했다. 돌조각 작품 한점의 가격이 3천만원이라면 20점을 만들 경우 6억의 예산이 소요된다. 국비와 도비, 시비를 지원받아 작품을 만들고 이를 익산에 남겨서 5년간만 행사를 하면 총 100여점의 돌조각 작품이 발생할 것이고 이 100여점은 관광자원이 되어 익산을 석공예의 도시로 만들 수 있다는게 김 명장의 비전이었다.

이같은 기획의도에 따라 김 명장은 임실 미술촌예술학교의 전병관 촌장을 통해 전국의 축제와 관련 자료를 준비하면서 3~4년에 걸쳐 사업계획서를 작성했다.

김명장은 조배숙 국회의원을 만나 2006년도에 3억원의 국비를 확보했다. 2006년 '국제돌문화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행사를 계획했다. 하지만 현재의 모습은 석재인들의 분열과 지역사회 분열만 초래됐다.

문제의 발단은 정치예속화

문제의 시작은 돌문화프로젝트의 운영위원장 선임에 있었다. 김옥수 명장이 세워둔 계획은 전병관 위원장에 위임되었고, 행사 기간 중에 김옥수 명장이 해외에 나가 있는 동안 2006년 6월 20일 회의에서 행사 추진위원들 거의 대부분이 외지인들로 구성된 것이다. 뒤 이어 위원장이 김해 사람으로 교체되고 석재인들 사이에서 불협화음이 발생했다. 결국 국제돌문화프로젝트 행사는 실패로 끝났다.

이어 김옥수 명장은 국제돌문화프로젝트라는 거대한 꿈을 실현코자 하는 명목과 지역의 정치력을 통해 기업 등으로부터 지원받을 목적으로 조배숙 국회의원에게 돌문화비엔날레의 이사진을 선임토록 인사권을 넘겼다. 이로 인해 현재의 (재)국제돌문화비엔날레의 형성이 시작되었다. 커다란 꿈과 이에 대한 운영과 자본력을 충족하고자 정치권과 연결된 것이 현재 돌문화비엔날레의 출발점이었다.

현재 익산의 석재인 5천명을 기준으로 해 석재산업을 통해 가족을 포함, 생계와 연관된 이는 모두 2만여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정치인에게 있어 이러한 조직은 표와 연결된 튼튼한 조직으로 비춰질 수 밖에 없다. (주)하림의 김홍국 회장, 익성학원 지승룡 이사장 등 자산이 많은 기업가들로부터 출발해 이한수 익산시장, 조배숙 국회의원, 김택곤 JTV 사장, 서창훈 전북일보 회장, 최규인 석재인연합회장 등을 비롯한 학계 교수 등 19명으로 이사회가 구성됐다.

김옥수 명장
김옥수 명장의 꿈

김 명장에 따르면, 중요한 것은 지역행사의 득과 실이다. 연간 20점의 작품을 남기면 5년이면 100여점의 작품이 남아 이 작품은 무형의 자산이 된다. 부안의 김호성씨가 운영하는 개인 조각공원은 입장료를 받는다. 국내와 세계의 많은 방문자들을 통해 수입을 창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래지향적으로 관광자원화하고 수입이 창출된다. 이미 익산에서도 배산공원에 20여점, 하나로에 11점의 돌조각 작품이 있다. 100여점 이상의 작품이 발생할 경우 이를 공원화 하면 입장료 뿐만 아니라 예술적 가치를 창출하고, 학습효과, 지역발전과 연결된다. 돌조각 작품은 영원하다. 김 명장은 이처럼 익산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방법을 찾아야겠다고 생각, 지역을 살리기 위한 컨셉을 찾고자 했다. 석재산업이 발전하려면 당분간은 지역에서 잡음이 발생하고 문제점들이 돌출되지만 이를 계기로 삼으면 잘사는 고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옥수명장 인터뷰

지역분열의 원인은

문제는 정치인들에게 있다는 게 지역여론과 시민사회단체의 해석이다. 2007년과 2008년, 돌문화축제가 횡령등의 시비 여론이 지역사회를 휩쓸었다. 이로 인해 김 명장은 돌문화축제에 사표를 던지고 석재인들의 탄원서가 이어졌으며, 석재인연합회는 탄원서에 서명을 하지 않았다. 이때부터 석재인들의 분열이 시작되었고, 새롭게 발생한 국제돌문화프로젝트의 임원들 배정이 조배숙 국회의원에 의해 이루어지면서 석재문화의 정치예속화가 시작되었다. 김옥수 명장은 이러한 문제점들에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

돌문화프로젝트 빈축 여론에 대한 의견은

2006년 당시 국제돌문화프로젝트는 위원장에 의해 외지인으로 대부분의 위원들이 구성됐다. 외부인들만으로 위원들이 선임되다 보니 불협화음이 시작되었다. 작가들과 현지인들이 배제되면서부터 내부갈등이 증폭되기 시작했다.

왜 조 의원에게 인사권을 줬나

익산을 석재의 도시로 만드는 꿈을 이루는데 행정력과 대외활동에 한계를 느끼게 되었다. 협찬을 받으려 해도 돌문화보존회나 석재인연합회가 지역의 작은 단체에 불과했기 때문에 기업으로부터 외면당했고 이를 극복하고자 했다. 그러다 보니 조 의원에게 국제돌문화프로젝트의 임원 배정을 맡기게 되었다. 결국 석재산업의 정치 예속화라는 여론이 비등했다.

2008년 12월 29일 김옥수 석공예 명장의 작품 전시회에 전시된 작품들.

장기적인 플랜(계획)은?
익산시와 왜 사전협의 못했나

익산시장과 협의한 것으로 안다. 익산시장이 회의에 거의 대부분 참석했다. 익산시장이 이사회에서 말로 한 약속이 행정으로 이어지지 못했고, 국제돌문화프로젝트를 법인화 하는 과정에서 사전에 익산시의 출연법인으로 하지 못하고 예산을 먼저 지원받게 된 것은 착오였고 고의로 한 것은 아니다.

왜 당초 익산시 출연 법인으로 하지 않았나

공무원들이 하려 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익산시가 지금이라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 시 출연 법인으로 출발해서 조례를 제정하여 근거를 마련한 뒤 새로운 법인으로 출발할 수만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면 기업도 많이 참여할 수 있고, 학계에서도 참여해 의견을 수립할 것이고 언론에서도 협력할 것으로 생각한다.

조배숙 국회의원이 왜 익산시의회 본회의에서 의원발의까지 하려 했나

김옥수 명장과 여러 석재인들의 도와달라는 부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생각한다.

“정치가 석재인 분열시켜”

국제돌문화비엔날레에 대한 비판여론은 그동안 익산시가 장기적인 대안이 없이 주먹구구식 행사로 일관했으며 단시적 행정 등이 이러한 결과를 초래했다는 평가다. 정치적 영향력이 오히려 석재문화를 분열로 이끌었고 갈등만 양산했다는 여론이다. 행정력 역시 정치력에 좌우되는 주체성 없는 행정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정치지도자와 석재인 지도자 역시 지도력부재력을 드러냈으며 마인드 부족이라는 평가를 도출했다. 결국 이번 국제돌문화비엔날레 사태는 정치인과 석재 지도자의 책임론을 양산했다. 행정과 공무원은 기획력이 부족했고 자기 안일만 고집했다는 여론을 도출했다.

익산 석재문화의 방향성과 대안

문제가 된 국제돌문화비엔날레의 출발 목적은 거시적인 꿈으로부터 시작했다는 게 김옥수 명장의 전언이다. 하지만 진행 과정에서 정치적 개입으로 인해 지역사회가 분열되고 행정력이 정치력에 의해 움직였으며, 사회분열로까지 확대되어 그 근본 목적과 방향성이 상실되었다는 여론이다. 하지만 석재인들의 꿈은 사라지지 않았으며 이를 새로이 추스려 석재산업과 익산의 석재문화를 바로세워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때문에, 가장 커다란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행정의 순서를 바로 잡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 먼저 해야 할 일은 기존의 재단법인 국제돌문화비엔날레를 해체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이는 석재산업을 위한 축제나 행사가 몇몇 개인들과 정치인들에 의해 움직였기 때문에 방향이 잘못된 곳으로 이동했다는 지역사회 여론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석재인들과 정치인들, 익산시장과 조배숙 국회의원은 사심을 버리고 석재문화의 중심 축을 익산시로 옮겨 시가 중심이 되어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 익산시는 더 이상 (재)국제돌문화비엔날레에 대한 지원을 위한 어떠한 행정행위도 하지 말아야 하며 전면적으로 새로운 출발을 단행해야 한다. 철저한 석재인들의 자기반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다음으로 해야 할 일은 익산시가 석재산업과 익산의 석재문화 발전을 위한 장단기적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총체적인 재점검을 통해 장기적인 대안을 모색한 뒤 인프라구축과 네트워크 구축이 뒤따라야 한다. 

익산시 중심의 새로운 재단법인 출범 필요

익산시는 이를 위해 시가 출연하여 운영하는 재단법인을 새로이 설립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공청회를 열고 새로운 사무국을 열어 지도자를 세운 뒤 실제 업무와 석재문화와 석재산업을 담당할 새로운 사무국장을 선임해야 한다. 익산시가 예산을 들여 운영하는 사무국을 구성한 뒤 사업계획을 세우고 운영계획을 세워 시민사회단체와 여론의 지지 아래 새로운 재단을 출범해야 한다. 이를 통해 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쳐갈 인재양성에 역점을 두는 장기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여망이다.

다음으로 익산시가 해야 할 일은 특화된 컨셉과 컨텐츠를 구성하는 일이 시급하다. 돌로 문화를 형상화 할 수 있는 기획과 대단위 프로젝트가 필요하다. 돌조각으로 이루어 놓은 대전의 성씨(性氏)박물관은 그 좋은 사례에 속한다.

익산의 마한문화 백제문화, 보석문화, 세계적인 돌문화 형성의 기반과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을 위해서는 필요한 정체성(소프트웨어) 확립과 하드웨어 구축이 필요하다는게 지역사회의 목소리이다. 

                                      오삼규 기자

무형문화재 김옥수 명장은
1954년 12월 5일 전남 보성 출생
1975년 10월 제10회 전국기능경기대회 2위 입상
1984년 익산 금마에 정착
1988년 8월 일심석재 설립
1998년 원광대학교 교학대학원 한국사상 수료
2000년 5월 국회문화관광위원장 감사패
1998~
2005년 전국돌문화축제 준비위원장 8년 역임
2001년 11월 대한민국 석공예 명장 수상
2001년 11월 노동부 장관 표창
2003년 석공예명장 심사위원 위촉
2004년 제39회 전국기능경기대회 심사위원
2005년 4월 전북기능경기대회 심사위원
2006년 11월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36호
2006년 11월 대한명인 인정서 06-122호
2006년 9월 한국폴리텍 VI대학 명예교수
1999년~현재 (사)돌문화보존회 이사장
2010년 민속 탑석놀이 전북 1등, 전국6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