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움직임의 시작이고 우리의 생명과 인생을 닮아 있다. 길과 걷기 문화가 웰빙의 트렌드가 되면서 지리산 둘레길과 제주도의 ‘올레길’ 조성과 성공 이후, 전국의 지자체들마다 ‘걷기 좋은 길’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익산시도 희망근로 프로젝트로 백제 고도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둘레길’의 조성을 마치고 2009년 11월 26일 길을 열었다. 익산 곳곳에 숨겨져 있던 시골길과 산길·숲길, 천변길이 갖가지 이야기를 담고 우리 모두 앞에 재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익산둘레길은 함라산 일원에 총연장 13.8㎞ 구간으로 함라면 세부잣집에서 시작해 웅포 고분전시관으로 가는 1코스와 숭림사로 이어지는 2코스로 조성됐다.

양반길, 병풍길, 명상길, 역사길, 건강길 등 5가지 주제로 나누어진 둘레길은 주변에 100년이 넘는 한옥과 옛 담장길, 입점리 고분군 등의 문화자원이 풍부해, 전통과 역사를 체험하는 ‘익산판 올레길’로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익산둘레길을 걸어본 동산동의 한 시민은 “자연생태계가 잘 보전되어 있고 삼림욕도 할 수 있는 숲길이 자연스럽게 이어져 있어 전국의 도보 순례객들에게 인기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함라면소재지 뒤편 양반길에서 시작한 둘레길은 병풍길을 지나 1코스는 명상길→역사길→ 입점리 고분군에서 끝나고, 2코스는 건강길→숭림사로 끝난다.

1코스 종점인 익산시 웅포면 입점리에는 백제시대 고분군이 있다. 입점리 가는 길은 익산에서 황등을 거쳐 웅포(제성)로 가는 길목에 칠목재를 지나 조금 가면 좌측으로 입점리 고분군으로 가는 길이 나온다.

1, 2코스 각각 7.8km로 평균적으로 약 2시간 30분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데 1코스에서는 대한민국 최북단 야생차 군락지와 산림문화 체험관(야생차 체험관)이 있고 2코스에서는 금강을 내다볼 수 있는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옛 선열들의 숨결을 호흡하는
익산 둘레길의 시작점 양반길

양반길은 함라 조해영가옥→함라산 육모정과 육모폭포→녹차자생단지 중간길을 말하는 것으로 옛 가옥의 돌담길을 따라 서북쪽으로 걷다보면 함라유치원이 나오고 육모정과 육모폭포가 있다.

지금은 육모폭포가 수량이 작아 모양새가 빈약하지만 옛날엔 동네 사내들이 꽃놀이, 물놀이, 야유회를 즐겼던 곳으로 목욕터로 활용되었던 곳이다.

육모폭포를 지나 나무다리를 건너가면 조금은 가파른 숲길이 다가든다. 소나무로 울창한 숲길이 나오는데 주변 풍경과 함께 자기를 느끼며 걸을 수 있는 좋은 곳이다.

잠깐 걸으면 사거리에 도착하는데 이곳에서 왼쪽으로 가면 등산로를 따라 봉수대로 가고, 오른쪽으로 걸으면 함라산 정상과 건강길로 이어 진다.

그리고 앞길로 가면 병풍길, 명상길과 만난다. 길에 얽힌 이야기를 서로 나누는 길동무가 있으면 더욱더 좋을 것이다. 

■양반길, 함라면 소재지~함라산 탐방로 (1.8km) → 함라 전통가옥(김안균,조해영,이배원)과 돌담길 옆을 걸으면서 옛 양반처럼, 천천히 걷는 슬로우 길

■명상길, 칠목재 임도~자생녹차 군락지 (3.0km) → 푸르른 숲이 우거져 걸으면서 명상·데이트하는 아름다운 길

■병풍길, 자생녹차 군락지~함라산 전망대 (3.2km) → 금강과 그림같은 웅포의 수려한 자연경관이 펼친 병풍같은 길

■역사길, 입점리 고분전시관~함라산 탐방로 (1.5km) → 우리 문화재(웅포고분전시관)와 자연을 벗삼은 고분 고분한 길

■건강길, 숭림사~함라산 전망대 (4.3km) → 사찰·아름다운 숲의 어울림이 있는 건강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