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 앞두고 기승, 전달 방법도‘가지가지’
거절하지 않는 교사 태도에 학부모 부담감 심각

학부모들이 교사에게 촌지를 돌리려다 본지의 취재에 의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그동안 잠잠했던 촌지 추태가 5월 스승의날을 앞두고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을 반영한다. 최근에는 촌지나 선물을 전달하는 방법도 다양해지고 있어 교육계의 대책 마련이 촉구된다.

이는, 학부모들은 스승의날이 되면 교사들에게 무엇인가를 해야한다는 부담감에 시달리고 있다는 반증이다.

특히, 문제가 된 학교의 경우 치맛바람이 거센 곳으로 알려져있고, 교사들이 촌지나 선물을 거부하는 일이 별로 없어 촌지를 전달하지 못한 학부모들은 교사가 자신의 아이들에게 소홀히 할지도 모른다는 부담감이 심각한 수준에 달해 일선 교사들의 자성이 절실하다는 여론이다.

모 초등학교의 한 학부모에 따르면, 스승의날과 명절 전후로 하여 학부모들이 교사에게 찾아가 자동차 열쇠를 전달받아 주차장에 있는 교사의 자동차 트렁크를 열어 넣어주는 방법으로 촌지나 선물을 전달하는 방식이 성행하고 있다. 또, 교사들은 학부모가 자동차 열쇠를 요구하면 거부하는 일이 없이 자연스레 또는 당연시하면서 학부모에게 열쇠를 전달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2일 익산시 관내 모 초등학교의 학부모들이 교사들에게 촌지를 돌리려다 기자가 취재에 착수하자 이 학교 학부모회가 긴급 소집되었고, 학부모들로부터 걷은 돈을 돌려주고 거출행위를 중단하는 사태가 일어났다.

이 초등학교의 학부모회는 5월 스승의날 즈음에 교사들에게 촌지를 전달할 경우 시끄러워질 것을 우려하여 4월 안에 촌지 전달하는 일을 마무리하기로 결정했다.

학부모회는 회합을 갖고 학부모 1인당 3만원씩을 걷어 교사들 각자에게 10만원권 상품권 2장씩을 선물하기로 결의했다.

이들은 학교에서 교사들에게 선물을 전달할 경우 받지 않을 것을 우려해 회비로 구입한 상품권을 오는 27일 떡과 함께 퀵서비스 또는 택배로 보내기로 결정했다.

사건의 당사자였던 학부모들은 "스승의날만 다가오면 교사에게 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늘 괴롭다"면서, "이번 사안도 학부모들이 회의 도중 무엇인가를 해야 하는데 하면서 나온 이야기가 이렇게 큰 일로 번지게 될 줄을 몰랐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또 "혼자 선물을 하면 부담감도 크고, 서로 다른 선물을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함께 모아 전달하고자 한 일이 크게 되었다"며, "이전에는 이런 일이 없었는데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