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고등학교
2학년 류지훈

저는 이리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류지훈입니다.  제가 서툰 글솜씨로 이렇게 글을 쓰는 것은 저의 작은 경험을 말씀드림으로써, 더 많은 분들이 사회적기업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하였으면 하는 작은 소망 때문입니다.  저는 짧은 시간동안 한 사회적기업에서 봉사활동을 하였습니다.  제가 간 곳은 정신지체 장애를 가진 분들이 비교적 단순한 일을 하는 곳이었습니다. 사실 아버지의 권유로 사회적기업을 찾았지만, 처음에는 별다른 목적 없이 단순히 봉사활동을 한다는 마음이었습니다.  또 제가 그곳에서 했던 봉사활동도 그 분들이 하는 일을 조금 돕는 정도였기에 사회적기업에 대한 이해가 미미하였습니다.

이익이 아닌 理想을 추구하는 기업    

저는 봉사활동을 하였던 기간 동안 아버지로부터 사회적기업의 가치와 여러 가지  국내외 사례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기업은 일정한 목적을 위하여 재화나 서비스를 시장에 제공하는 경제단위입니다. 시장경쟁이 본질인 자본주의 경제에서 기업, 특히 사기업은 이익을 가장 우선적으로 추구합니다. 그런데 사회적기업은 사회적 약자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주목적입니다. 그러면서 일정한 경쟁력을 가지고 사기업과 같이 이익도 창출한다고 하니, 사회적기업이라는 것이 처음에는 참 이상한 개념이었습니다.  하지만 선진국의 사회적기업 사례들을 볼때 양립되는 가치가 사회의 따뜻한 배려 속에서 절충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 그 어떤 기업이나 정부도 이루기 힘든 사회적 가치를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사회 구성원들의 노력에 따라서 사회적기업의 이상이 생생한 현실이 될 수 있음을 보았습니다.

사회적기업은 우연이 아닌 필연적 산물

사회적기업이 등장한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분야에서 경쟁을 통한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자본주의사회에서 지적·육체적 능력이나 성별, 교육, 재산 등은 물론이고 최근에는 신용상태에 따른 사회적 약자가 생기게  됩니다. 그리고 기술과 사회제도가 빠르게 변화함에 따라서 이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회적 약자가 생길 가능성이 커집니다. 더 큰 문제는 일단 사회적 약자가 되면, 이런 상황에서 탈출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적 약자를 국가와 사회가 단순히 은혜적 측면에서 지원한다면, 이에 따른 사회의 비용이 감당할 수 없이 커지게 된다고 합니다. 또 자칫하면 사회적 약자를 제도적으로 속박하고, 그 지위를 세습시키는 결과를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결국 문제를 해결하지도 못하고 많은 비용만 만들어서 경제 전반의 성장을 저해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게다가 사회적 약자가 늘어나게 되면, 정치· 경제·사회·문화 전 분야에서 큰 불안요인이 된다고 합니다. 따라서 사회적기업은 이런 문제들을 가장 효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사회정의의 열정에서 나온 필연적 대안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사회적기업의 현실과 발전가능성

사회적기업의 취지는 사회적 약자에게 보다 나은 삶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사회 전체의 이익을 높이기 위한 것입니다. 현재 사회적기업이 주로 진출하는 분야는 간병, 환경, 집고치기, 보육, 청소용역, 돌봄 서비스, 부가가치가 낮은 제조활동  등 비교적 수익성이 낮아서 거대자본이 진출하기에 미흡한 분야로 집중되어 있습니다. 물론 최근에는 문화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단계까지 확대되고 있지만, 아직은 전문적인 분야로 특화하지 못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렇지만 사회적기업이 지식경제와 적절하게 접목되면 그 발전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사회적기업은 이제 막 하나의 경제제도로 걷기 시작한 단계입니다. 따라서 사회적기업이 시장에서 경쟁하여 생존할 수 있는 경제의 일원이 될 수 있도록, 국가와 사회의 체계적인 지원을 통해서 특화된 사업분야로 육성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사명감과 경영능력을 갖춘 사회적경영자, 적절한 자금과 기술, 판로 지원 등이 있어야 합니다. 물론 우리나라도 사회적기업 지원을 위한 법률이 있지만, 이에 대한 구체적이고 충분한 지원은 미흡한 상태라고 합니다. 

포커스 호프(FOCUS:HOPE)와
뉴먼스 오운(Newman's Own)

미국 디트로이트 시에 있는 ‘포커스 호프’라는 단체는 사회의 관심과 참여에 따라서 사회적기업이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는가를 보여줍니다. ‘포커스 호프’는 디트로이트 인종폭력사태 직후 평범한 가정주부와 신부(神父)가 1968년에 만든 민간단체입니다.  처음에 ‘포커스 호프’는 빈곤층에게 일자리와 직업교육을 제공하였는데,  현재는 저명한 인사들이 경영에 참여하고 있으며, 기부와 생산활동을 통해서 수 억 달러의 기본재산을 확보하고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의 빈민구호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자체적인 생산활동과 연계된 대학과 대학원 수준의 교육기관 운영은 물론 사회적 약자의 재기를 위한 일관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놀라운 성과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한편 몇 년 전에 작고한 미국의 영화배우 폴 뉴먼이 설립한 ‘뉴먼스 오운’이라는 아주 특이한 기업도 있습니다. ‘뉴먼스 오운’은 유기농 식품을 생산하는데, 특이한 것은 회사를 운영하기 위한 최소한의 자금을 제외하고 이익금의 전부를 사회단체에 기부한다는 것입니다. 1982년 이후 이미 3억 달러를 기부한 ‘뉴먼스 오운’의 설립자 폴 뉴먼이 회사의 돈을 쓴 것은 1998년의 한 행사에서 36달러의 식사를 한 것이 전부라고 할 정도로 엄격하게 경영원칙을 준수한다고 합니다.  이 두 사례를 통상적인 사회적기업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사회적기업이 갖는 이상과 사회공헌의 열정에서 나온 상상력이 결합하여서 나온 기업형태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적기업,‘행복할
권리’를 생산하는 기업

‘행복할 권리’야말로 모든 권리를 포괄하는 지상의 권리입니다. 하지만 모든 인간이 마땅히 누려야 할 ‘행복추구권’을 불가피한 사정으로 누릴 수 없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사회적기업이 생산하는 것은 단순히 재화와 서비스가 아닙니다. 그 속에는 일과 자기계발을 통해서 자신의 행복할 권리를 만들어가는 어려운 이웃들의 땀과 소망이 깃들어 있습니다. 사회적기업에 대한 지원은 단순한 경제논리로만 접근할 것이 아니며, 사회 전체의 이익이라는 측면에서 가슴을 열고 다가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며칠 전 익산시장 후보로 출마한 분 중에 사회적기업을 육성하겠다는 분에게 감명을 받았습니다. 또 마침 진보적인 성향의 교육감이 당선되었다고 하니, 학생들에게 사회적기업과 같이 ‘착한 자본주의’를 몸으로 배울 수 있는 교육과정을 만들어 볼 것을 제안합니다. 같이 하려고 할 때 더 커지는 행복을 사회적기업에 대한 관심을 통해서 우리사회가 모두 나눠 갖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