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내과 원장/ 홍성욱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무더위로 벌써부터 몸과 마음이 축축 늘어집니다. 이런 무더위는 인체의 항상성을 깨뜨리고 생리현상을 변화시켜 건강에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킵니다. 이럴 때 건강관리를 소홀히 하게 되면 우리 몸은 금방 적신호를 보내게 되므로, 여름철 건강관리가 더욱 필요한 시점입니다.

지쳐가는 무더위와 쌓여가는 스트레스로 인한 피로!! 특히 여름철에 땀을 많이 흘리기 때문에 체력이 떨어지고 쉽게 피로를 느끼게 됩니다. 내리쬐는 태양의 계절에 어떻게 하면 체력을 잃지 않고, 활기차게 생활할 수 있을지 알아보고자 합니다.

우리 몸은 외부 기온 변화에 관계없이 일정한 체온을 유지하려는 조절 기능을 가지고 있는데, 더위에도 체온이 올라가지 않게 조절해 주는 것이 바로 땀입니다. 그래서 기온이 높아져 체온이 상승하면 몸의 열을 떨어뜨리기 위해 땀을 흘리게 되는 것입니다. 땀이 나려면 피부의 혈관이 확장돼야 하므로 혈압이 평소보다 약간 낮아지게 됩니다. 또 혈관이 확장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피가 몰려가야 하므로 자연히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호흡도 가빠지게 됩니다. 이 때문에 뇌로 공급되는 피의 양이 줄어들어 인지기능과 정신활동 능력이 떨어집니다. 땀을 지나치게 많이 흘려 수분과 염분이 빠져나가면 피로, 현기증, 구역질, 식욕감퇴, 가슴 울렁거림, 두통, 근육경련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흔히 “더위 먹었다”고 하는 이런 증상을 ‘열 피로’라고 합니다. 여름철만 되면 괜히 피로감이 느껴지고, 식욕이 없고, 몸이 축 쳐지고, 머리가 아파오고, 정신이 몽롱하고 집중이 되지 않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이유가 이 때문입니다.

원칙적인 얘기지만, 열 피로의 예방을 위해선 뜨거운 햇볕 아래서 심한 육체활동을 삼가야 하며 무엇보다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 탈수를 예방해야 합니다. 특히 노인이나 야외활동을 하는 사람은 탈수가 돼도 갈증을 더디게 느끼거나 못 느끼는 경우가 많아 열 피로가 생기기 쉬우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따라서 목이 마르지 않더라도 수시로 물을 마실 필요가 있습니다. 규칙적인 수면, 규칙적인 식사, 충분한 휴식, 스트레스 관리, 적절한 운동 등으로 체력을 기르고 인체 리듬을 잘 관리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땀이 많이 나는 여름철엔 체력 소모가 많으므로 입맛이 없다고 식사를 걸러선 안됩니다. 그렇다고 인삼이나 녹용 같은 값비싼 건강식품, 장어, 삼계탕, 추어탕 같은 보양식을 먹는다고 해서 체력 저하에 따른 피로를 이겨낼 수는 없습니다. 피로에 지친 사람은 휴식이나 보신을 하는 것 보다는 오히려 자신의 건강 상태와 체력 수준에 알맞은 운동을 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합니다. 그러나 너무 과격한 운동이나, 과로, 과음, 스트레스 등으로 인체 리듬이 깨지면 불면증, 소화 장애, 감기 등 각종 증상을 초래하게 되는데, 여름철엔 인체 각 시스템이 일종의 비상사태에 돌입한 것과 같아서 과격한 운동이나, 과로, 과음 등으로 인한 증상은 평소보다 더욱 심하게 나타나므로 보통 때보다 더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건강한 여름나기를 위해 지켜야 할 생활 관리

첫째. 자외선과 기온이 최고조에 이르는 12시~3시 사이의 외부 활동은 가능한 피하고, 적당한 운동은 필요하지만, 과격한 운동을 장시간 하는 것은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여름철에는 노출이 많아지다 보니 체중 감량을 위해 단기간 무리하게 운동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는 자칫 열사병에 걸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여름철에 운동을 할 때에는 햇볕이 강한 오전 11시~오후 3시까지는 피하고 모자나 양산 등으로 햇빛을 차단하는 게 좋습니다. 옷은 빛 반사가 잘되는 흰색에 통풍이 잘되는 여유 있는 옷을 선택해야 하고, 운동 중에는 30분 간격으로 물을 마셔 탈수를 예방해야 합니다.

둘째. 여름은 땀이 많이 나는 계절이기 때문에 목이 마르지 않더라도 수시로 수분 보충을 해주는 것이 좋으며 무작정 차가운 음료보다는 우리 몸을 외부 환경에 맞출 수 있도록 적당히 따뜻한 음료를 마셔주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 잠이 들더라도 열대야로 인해 자주 깨고 깊이 자지 못해 아침에 일어나면 몸이 뻐근하고 낮에 졸리고 무기력한 상태가 계속되며 피곤이 쌓이게 됩니다. 그래서 열대야 속에 잠을 편히 잘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잠들기 전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하고 편안한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잠자는 환경 안에 최대한 빛을 없애고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는 것이 좋습니다. 더위로 인해 식곤증이 오는 낮 시간에는 20분 미만으로 잠시 낮잠을 취하는 것도 몸의 피로를 풀 수 있는 방법입니다.

넷째. 특히 여름철에는 환기가 중요합니다. 깨끗하고 맑은 공기는 두뇌에 깨끗한 산소를 공급해 두뇌 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지게 하고 두통, 만성 피로 등을 예방합니다. 하지만 여름에는 더위를 식히기 위해 냉방 장치를 하루 종일 가동하게 되고 차가운 공기를 유지하기 위해 환기를 시키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적어도 1시간에 한 번씩은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켜주고, 바깥 기온과는 5도 이상 차이가 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외선과 불쾌지수, 열지수가 나날이 높아만 가고 짜증이 늘어가는 여름철이지만, 건강을 지키려는 노력과 항상 긍정적으로 사고하는 마음가짐만 있다면 현명하게 여름 무더위를 이겨낼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