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내과 원장/ 홍성욱

▒ 고혈압이란?
고혈압은 만성적으로 동맥의 혈압이 올라간 상태를 말합니다. 운동 직후라든지 혈압을 측정해주는 사람이 아주 매력적인 경우 일시적으로 혈압이 오를지언정, 이런 걸 고혈압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잡념을 버리고 난 뒤 다시 측정하면 낮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두 번 연속 혈압이 높다면 그때는 고혈압 진단을 붙일 수밖에 없습니다.

혈압을 말할 때는 늘 최고혈압과 최저혈압을 같이 말해야 합니다. 최고혈압이란 심장이 피를 쥐어짤 때 측정되는 혈압이고, 최저혈압은 심장이 이완되어 혈액을 받아들일 때의 측정치를 의미합니다. 120/80이란 수축기 때 120 mmHg, 이완기 때 80mmHg란 뜻인데, 과거에는 최저혈압이 고혈압을 진단할 때 더 중요하다고 인식되었지만, 요즘은 최고혈압이 더 중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고, 최고혈압과 최저혈압의 차이가 크면 위험도가 높아진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혈압이 얼마 이상일 때 고혈압이라고 부를까? 미국의 국립보건원(NIH)과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하면 최고혈압 140, 최저혈압 90을 넘기면 고혈압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최근에는 최고혈압 120, 최저혈압 80을 넘는 경우 ‘고혈압 전단계’라고 해 관리를 하고 있는지라 혈압이 ‘정상’이란 판정을 받는 게 무지 어려워졌습니다.

고혈압이란 침묵의 살인자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서 불편한 점을 느끼지 않더라도 신장, 심장, 뇌, 눈, 말초혈관 등에 서서히 합병증이 일어나서 심각한 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질환입니다. 따라서 증상이 없더라도 가능한 한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고혈압의 원인
본태성 고혈압이라고 하는 일차성 고혈압의 원인은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인자(가족 중에 고혈압, 뇌졸중, 심장마비 등을 가진 사람이 있는 경우), 비만증, 60세 이상의 노인, 흡연, 과다한 염분 섭취, 고콜레스테롤혈증 등이 고혈압의 발생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만성 신장 질환, 신장 혈관의 협착, 부신 종양, 동맥경화, 대동맥 축착(대동맥이 좁아지는 질환), 임신 등과 같은 경우에도 고혈압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렇게 원인이 명백한 고혈압을 이차성 고혈압이라고 합니다.

▒ 고혈압의 증상
일반적으로 고혈압은 그 자체에 의한 증세가 없습니다. 치료를 안 받고 버티는 사람이 많은 이유도 당장 불편한 게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혈압이 갑자기 올라가면 다양한 증상을 보일 수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것으로는 두통, 어지러움, 뒷목 뻐근함, 눈이 침침함, 가슴답답함, 졸리거나 의식장애, 손과 발에 감각장애가 오거나 마비, 호흡 곤란 등이며 가슴이 아픈 증상이나 얼굴과 사지가 붓는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 고혈압의 진단과 치료
혈압 측정으로만 가능합니다. 외래에서 두 번 이상 측정한 혈압의 평균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확장기 혈압이 90mmHg 이상인 경우를 고혈압이라고 진단합니다. 고혈압을 진단한 후에는 혈압의 정도에 따라 치료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고혈압의 치료에는 약물용법과 비약물요법(생활습관 개선)으로 크게 나눌 수 있습니다.

1. 생활습관 개선
 - 생활습관 개선은 모든 고혈압 환자에게 매우 중요하며, 특히 체중 감량(표준체중 유지)과 저염식(1일 6g 이하)이 중요합니다.
 - 운동(1주에 3회 이상, 30분 이상의 유산소운동)
 - 금연과 절주(하루 알코올 30g 이하 섭취)
 - 채소 섭취에 의한 칼륨 섭취의 증가

2. 약물요법
간혹 고혈압약을 한번 먹기 시작하면 평생 먹어야 하기 때문에 약을 먹지 않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분들이 아셔야 할 무서운 사실은 고혈압이 조기에 사망할 확률이 높은 질환이라는 것입니다. 멀쩡하던 사람을 갑자기 죽이는 병, 고혈압을 ‘조용한 살인자’라고 부르는 이유입니다. 그러므로 고혈압은 반드시 치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혈압을 감소시키기 위한 혈압약제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으며, 각 약제는 각각의 특별한 작용기전으로 혈압을 떨어뜨립니다. 또한 각 약제는 특이한 부작용을 갖고 있기도 하므로 철저한 관리와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사용되어야 합니다.

▒ 이럴땐 의사에게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의사의 진찰을 받아야 합니다.

1. 고혈압 증상이 느껴지는 경우 : 고혈압의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보통 심한 고혈압이 생긴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목뒤가 뻣뻣하고, 두통이 있거나, 숨이 차거나, 코피가 나는 경우에는 즉시 의사의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2. 가슴에 통증이 생기는 경우 : 고혈압 환자에게는 동맥경화가 많이 발생되므로 이에 의한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따라서 빨리 걷거나 언덕을 오를 때 앞가슴이 뻐근하다든지 아무일을 하지 않는 상태에서 앞가슴이 오랫동안(20분 이상) 아픈 경우에는 즉시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합니다.

3. 혈압이 높게 측정되는 경우 : 혈압이 140/90mmHg이상으로 올라가는 경우에는 피곤하다거나 긴장 등의 탓으로 돌리기 전에 의사의 진찰을 받아 고혈압의 유무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혈압은 증상이 없으나 치료하지 않으면 합병증으로 위험한 장애를 초래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증상이 없더라도 혈압이 높게 측정되면 즉시 의사를 찾아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