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길·자전거 길 따라 미륵사 까지

탑천의 재발견은 생활과 관심에서 시작되었고 시민들에 의해 천변이 달라지고 있다. 2009년 6월 익산고 교사인 문종길 씨가 ‘굿 아이디어로 익산을 바꿔라’란 주제로 열린 익산사회창안대회에서 ‘하나로 밑 냇둑 길 따라 미륵사지까지 자전거도로를!’을 제안해 대상을 수상하면서 새삼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이 탑천이다. 

도심에서 벗어나 걸어서 2시간, 자전거 타고 40분이면 익산 탑천에서 미륵사지로 갈수 있다. 탑천변을 따라 미륵사지까지 가는 길은 언제나 그 곳에 있었지만 관심의 대상은 아니었다. 그러나 도심 내 친수 공간이 없다고 말하던 시민들과 공무원들도 하나 둘 관심을 가지고 탑천을 바라보면서 이제 탑천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자전거 길 중장기계획 반영

시민아이디어 공모 대상이후 탑천을 대상으로 한 제안을 현실화하기 위한 노력들이 하나하나 구체화 되었는데, 익산시는 “탑천에서 미륵사지까지 자전거전용도로 개설을 자전거이용시설 중장기계획에 반영하는 한편 금강~만경강 물 잇기 및 친수공간조성사업에 포함하여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입장을 밝혔고 또한 희망연대는 실현 가능한 단계별 종합계획을 세우는 한편 우선 시민들이 자전거 길을 활용할 수 있도록 이정표를 만들어 주요 지점에 설치했다.

2009년 9월 국토해양부가 주최하고 대한주택공사가 주관하는 호남권 도시대학에 시민단체, 공무원, 시의원, 주민, 전문가 등 10여명이 팀을 이뤄 “두 바퀴로 달리는 탑천변 도시경관 만들기’ 프로젝트로 참여하여 하나로 변전소 앞에서 탑천 7㎞ 농로 길의 자전거길 설치와 4계절 느낄 수 있는 체험 공간 설치 등의 내용으로 과제를 수행하여“ 탑천따라 마을따라 미륵사지 가는 자전거길 만들기”라는 제목으로 11월 국토해양부 주최 도시대학 발표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주민이 함께 지역공동체 복원

도시대학에서 과제수행 발표한 내용을 보면 7km에 이르는 하나로 변전소 사거리부터 미륵초등학교까지의 자전거 길에 쉼터조성, 조망대 설치, 생태관찰 데크설치, 시민참여 프로그램, 미륵초등학교를 활용한 자전거 교실 등을 내용으로 ‘하나로 존’ ‘자연생태체험 존’ ‘역사문화체험 존’을 설정하여 기본시설과 자전거 도로를 설계하고 있다. 그리고 또한 앞으로 탑천변 원광대 수목원길과 삼성동 임상리 신재생자원센터 길, 나아가 미륵초등학교에서 금마서동공원까지의 길 등을 연결하는 자전거 도로망에 대한 계획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주민과 행정, 전문가와 학생이 함께 어우러져 우리가 사는 도시에 대한 서로의 이해를 높이고, 현장을 조사·분석하며 대안을 제시해 봄으로써 도시 만들기를 위한 고민을 다함께 이야기하는 자리가 된 도시대학은 탑천의 재발견에 옷을 입히는 과정이 되었고, 주민 스스로가 가꾸어가는 도시 만들기의 거버넌스 형성의 기회를 제공했다.

모든것이 혼재하는 농촌 길

익산시는 2009년 말 부터 20억6천4백만원(국비와 시비 각 50%)의 예산을 수립, 하나로를 기점으로 탑천 길을 따라 총 10km, 폭 3m 넓이의 도로를 포장하고 안전휀스, 안전표지만, 볼라드, 보관대 등 공사를 시행하는 탑천 자전거길을 조성 중에 있다. 그러나 1억 3천 2백만원의 예산을 수립하여 시행한 1단계사업으로 1.2km의 도로를 포장한 후 이 농로의 교통량이 대폭 느는 바람에 자전거 이용자들이 위험에 노출되는 등  현실적으로 사실상 제구실을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에 2010년 7월 자전거 이용시설 기본정비계획 용역에서 용역회사와 희망연대, 도시대학 익산팀과 간담회를 통해 의견을 모아 당초 제안자와 시민들의 의견이 반영되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고, 도시대학 익산팀 관계자는 “ 자전거길이라는 개념을 넘어서 농기계와 교차하는 일이 있지만 매우 드문 경우이고 지금도 많은 시민들이 안전하게 잘 사용하고 있으니 앞으로도 자전거, 도보, 농기구가 함께 이용하는 정감 있는 농촌 길로 조성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와 관련하여 희망연대 임형택 사회창안팀장은 “ 탑천변 길이 작은 안전사고라도 발생하지 않도록 보행자, 자전거 우선도로, 자동차 운행 제한 등의 안내를 하고 아이, 노약자를 위한 안전휀스 등 시민들의 자율적 규정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며 “아울러 억새가 아름다운 구간, 철쭉 구간, 유실수 구간, 단풍나무 구간 등 현재의 환경을 바탕으로 적절하게 꽃, 나무를 식재하여 계절별로 아름다운 구간을 만들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슬로우 스트리트’

익산시에 숨어 있는 보물을 하나 찾았다는 기분이 들게 하는 탑천 길은 ‘물이 없어 삭막하다’고만 생각했던 시민들이 찾아 들고, 물과 길이 어우러진 그리고 미륵사지 무왕시대 백제역사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길을 영등·어양·부송지구(익산인구 1/3 이상이 거주)에서 5분만에 마주하게 된다.

탑천에서 미륵사지까지 총 7km. 가는 길 내내 미륵산이 보이고 길옆으로는 내가 이어진다. 오르막 없이 평탄하여 어린 아이들에게도 쉽게 길을 내어 준다.

이에 익산시는 시민사회와 함께 열린 행정으로 시민모두가 행복으로 찾는 탑천변 길을 느림이 있는 길, 농촌을 느낄 수 있는 길, 자연생태를 체험할 수 있는 길, 문화가 살아있는 길로 만들어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사람, 역사문화, 도시와 농촌을 잇는 소통 길과 건강 길로 시민들에게 다가서길 기대해 본다.
/ 박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