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공간, 스토리가 되어 되살아나

요즘 삭막한 도시의 일상에서 벗어나 삶의 여유를 느낄 수 있는 둘레길과 마실길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지방자치단체가 너도나도 자연과 사람이 공존을 꿈꾸는 길을 찾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또한, 일상의 공간이던 지역의 자연조건이 스토리가 되어 걷기나 두 바퀴 자전거 여행으로 역사와 문화, 천혜의 자연경관을 체험하는 현장으로 탈바꿈 되고 있다.

익산시도 2009년 함라면 함라산 일원에 산과 강으로 이어지는 도보여행길 ‘백제의 숨결, 익산 둘레길’이 개통되었다. 이 길은 함라산 능선을 따라 조선시대 봉수대가 있던 고지를 거쳐 최북단 야생차군락지, 자연이 살아있는 갓점마을, 그리고 입점리고분전시관으로 이어지는 8km의 아름다운 길을 걸어 자연을 느껴 볼 수 있는 트레킹 코스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 모으는 탑천

걷기와 걷기여행이 인기를 끌고 있는 현대의 트렌드에 맞출 수 있는 도심 주변의 마실길을 찾기가 매우 힘든 요즈음 도시의 상황속에서 탑천 변 길은 느림의 풍경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곳으로 바쁜 일상사 속에 여유로움이 없는 시민들이 물과 들을 배경 삼아 부담없이 걷고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는 장소로 가면 갈수록 점차 찾는 사람이 늘고 있는 추세다.

이에 익산시에서 시민아이디어와 호남권 도시대학 익산팀의 프로젝트를 시정계획에 연결시켜서 탑천 변 길을 조성하려 하고 있는데, 도심과 미륵사지를 연계한 트레킹 코스라는 개념에서부터 출발해야한다는 관심 있는 시민들의 의견이 많고 자전거 전용도로 활용하는 방안은 하천변 농로라는 한계와 앞으로 이루어질 하천정비 사업이라는 변수가 있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자동차의 통행이 급증 할 것으로 보인다.

도농(都農) 통합 마을 공동체를 회복

있는 그대로의 탑천 변 길에 시민 편익 시설의 보완과 자전거 통행을 저해하는 길을 보수하길 바란다는 도시대학 익산팀의 한 시민은 “ 하드웨어적인 시각에서 탑천 길에 관심을 갖는 것이 아니라 소프트웨어적인 시민활용 프로그램과 탑천 길 주변에 있는 마을 공동체를 회복하게 하는 사업들이 이루어 지길 바란다” 고 말했다.

그리고 희망연대 임형택 팀장은 “ 시민공청회에서 발표된 익산시 도시경관계획 안에 시범 사업으로 농촌마을에 대한 공공디자인사업이 있는데 그 사업을 집중하여 탑천변 7개 마을을 중심으로 사업을 펼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또한, 백제로가 공사중인 미륵초등학교 근접한 석교 야산에 쌈지공원 형태의 휴게시설을 만들어 보는 것도 탑천변 길을 이용하는 시민과 백제로를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좋은 여가 공간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라고 탑천과 천변 활용에 대한 의견을 말했다.

살아있음 통째로 느낄 길을 찾다

길을 찾는다는 말은 여러 의미로 우리에게 다가선다. 인문학적으로 보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찾는 의미가 있고, 일상생활에선 출발지에서 목적지에 이르는 지리적인 길을 찾는 의미가 있고 그리고 무슨 일을 하든 그 방법도 묻는 길의 의미도 있다. 바로 탑천변 길 찾기는 도시화율이 90%가 넘는 현대 사회에서 자연으로 돌아가 자기를 호흡하는 휴식의 공간으로 의미일 것이다.

그래서 들과 산이 보이고 바람과 구름이 오고가고, 물이 흘러오고 가는 천변의 풍경은 인간에게 살아있음을 통째로 느끼게 해줄 수 있는 것으로 지역에 숨어있는 느림의 의미를 둘 수 있는 길인 전통마을길, 문화와 역사가 있는 길, 생태환경의 걷고 싶은 길로 탑천변 길의 의미는 지역의 보물에 재발견이라 말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긍정을 깨우는 긍정의 길 속으로 '풍덩'

시민모두에게 줄 수 있는 아름다운 상상을 해보면 전통마을길을 복원하여 고즈넉한 모습에 취해도 보고, 백제의 무왕이 미륵사로 향하던 역사가 있는 길에서 지역의 정체성을 느껴 보며, 억새와 넓은 들녘의 사계, 그리고 미륵산을 바라보며 걷는 길에는 도시에서는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풍경들이 펼쳐질 것이다.

‘사람의 몸에는 길이 들어있다. 산다는 건 자신 안에 있는 길을 풀어놓으며 가는 것이다’라고 말이 있다. 그래서 지역이 품속에 품어 두었던 길을 우리 모두에게 열어 보이면 굳이  거창한 곳을 어렵게 시간을 내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우리 동네 길에서 느끼는 생태와 환경의 우주적인 진리에 닿는 것도 즐거움일 것이다.

늘 있었지만 눈여겨보지 않았던 도심의 소하천 탑천 변 길이 집 앞 공원에 걷기 운동하던  길이나 농촌마을의 뒷동산을 올라가는 조그만 오솔길처럼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느끼고 호흡하며 추억을 만드는 공간이 될 수 있음을 시민모두가 깨달았으면 한다. 탑천변 길 찾기는 시민과 함께 ‘이름짓기’하며 아름다운 지역의 얼굴로 다가서길 기대해 본다. / 박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