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서 호랑이가 자취를 감춘것은 1922년 경주 대덕산에서 조선 총독부 포수들에게 포획된 것을 끝으로 이땅에서 호랑이의 역사는 막을 내렸다.

엔도키이요, 일본 야조회(野鳥)명예 회장은 학술대회 발표문에서 “한반도의 호랑이 멸종은 일제의 납획 때문”이라고 기록했다.

1910년 한일 합병 이후 일본 제국주의는 조선 사람들을 맹수로부터 보호한다는 구실을 내세워 조선 총독부 산하 포수들로 하여금 호랑이를무차별 포획했다.

일본은 섬나라이기에 호랑이가 없다. 조선 총독부의 일본 고위 관리들이 일본 황실에 호랑이 가죽을 상납하는것은 출세가 보장되는 지름길이었기 때문이였다.

고려시대에는 불교적 세계관이 강하여 호랑이의 포획 살상을 장려하지 않았으나, 조선시대에 들어오면서 위민재해라는 미명하에 포획 살상을 당연시 하였으며, 호랑이를 잡은 사람에게 포상을 하므로 포획을 출세와 부의 수단으로 생각 할 정도였다.

태종때에는 착호감사(捉虎甲士)라는 호랑이 포획 군대까지 있었다. 조선 시대에 호환(虎患)이야기가 많이 전해져 오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호랑이는 맹수라기보다 의리있고 정감있는 이웃같은 짐승으로 깊은 산골 동네마다 “범골”, “범바위”, “범고래” 등 호랑이와 관련된 지명과 전설이 많다.

<전통 문화속 호랑이의 모습>
·효와 보은의 수호자
·용맹과 날렵함을 지닌 벽사의 상징
·절대적 권위와 힘
·포악, 사나움, 어리석음의 대명사

구한 말 서울 시내 한복판에 있는 러시아 공사관에 호랑이가 내려왔다는 기록으로 보아 인왕산 호랑이가 먹이를 찾아 인가로 내려왔던 것 같다.

호랑이의 정확한 우리 말은 범이다. 일제시대 범과 늑대 같은 맹수를 무차별 포획하면서 총칭으로 호랑이란 말을 쓰게 됐다.(범호 虎, 늑대狼)

옛 지명에 범골 범바위는 있어도 호랑이 골 호랑이 바위는 없다. 조선 범 (아무르 호랑이)의 확명은 panthera tigris이며, 동북 아시아에 분포하며 살며 인도차이나 호랑이, 벵골호랑이, 수마트라 호랑이 보다 덩치가 크고 이마에 임금 왕(王)자 무늬가 뚜렸하다.

러시아 극동 지방에 많은 수의 호랑이가 서식했었지만, 소련의 사회주의 체제가 무너지면서 엘크와 사슴을 마구 포획해 호랑이의 먹이가 줄어든 데다, 무분별한 개발로 산림이 훼손되면서 호랑이의 개체 수가 많이 줄었다.

호랑이는 사신(四神, 청룡, 백호, 주작, 현무) 중 유일한 실제 동물로 중국에서는 우리나라를 호담지국(虎談之國)이라고까지 불렀으며, 중국문헌 (후반서) 동미전에도 호랑이를 신으로 받들어 제사 지내는 나라 라는 기록이 있다.

호랑이가 한반도에 출현 한 것은 3만년 전 (울주 반구대 바위의 호랑이 그림)이다. 우리 문헌상의 호랑이 기록을 보면 <삼국사기>-신라 헌강왕조에 호랑이가 궁궐에 나타났다는 기록, <삼국유사>-단군 신화에 곰과 호랑이가 황웅에게 빌어 곰이 쑥과 마늘을 먹고 사람이 되었다는 기록, <고려사>-과부 호랑이가 혼자 산을 지키고 있다가 성골 장군을 위기에서 구해주고 그에게 청혼하여 자식을 낳고 살았다는 설화 등이 있다.

최근 한반도에 호랑이를 들여와 방사하자는 말도 있지만 하루 행동반경이 40~70㎢에 이르는 호랑이가 살만한 숲이 있는지 또 있다한들 회상위의 포식자인 호랑이에 먹이감은 풍부한지 모를 일이다.

어쨌거나 경인년 호랑이 해에는 호랑이의 효정신과 용맹 보은의 모습을 다시 생각해보는 한해가 되기를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