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럼없이 웃돈을 요구하는 공항 우리의 뒤안길을 보는 듯

때로는 찌든 일상을 접고 어디든 떠나고 싶은 때가 있을 것이다. 기회도 생기기 마련이다. 가끔은 살아가고 살고 있는 모습을 여행을 통해 발견할 수 있는 기회이다.

그러기에 여행은 사람을 설레게 하고 그에 따른 기대치로 흥분되게 하는 것이다. 해외여행을 생각할 정도라면 단순한 여행으로서가 아니라 미지의 세계를 향하는 마음은 여행이든 학습이든 그마져 할 수 없는 사람들에 비해서 우리는 더 없는 행복이 아니겠는가.

겨울이 기세등등한 중턱이었다.‘반딧불’모임에서 시작하고 구상된 일전의 날이 다가 왔다. 겨울눈은 때론 기쁨과 횐희의 송가라도 부르고 싶을 정도로 반가울 때가 있는 반면 때론 천덕꾸러기가 되는 게 겨울눈이다.

하필이면 여행전날에 시기라도 하듯 하염없이 내리는 눈은 서울지역이 10년만의 25cm의 폭설이 온다는데 맘 조아리게 하는 통에 일행에게 전화를 해보곤 했지만 초보여행자를 달래기라도 하듯 이대영사장은 생각보다 느긋한 화답에 맘을 숙이며 아침을 맛이 하였다

온통 백색향연의 아침, 밤새 쌓인 눈이 만만치 않았지만 생각보다는 미끄럽지 않아 안도 하면서도 당초의 약속보다 한 시간 앞당겨 출발하기로 하여 10시까지 집결지에 도착하였다.

‘반딧불’ 어둠을 밝히고 싶은 5가족 모임은 이렇게 해외를 향하였다. 가는 중에도 눈발이 오르락내리락 시위를 하였지만 걱정보다는 수월하였다.

바쁜 일손에도 이번 여행이 있게 한 김창옥 부부, 언제나 든든하고 시원스런 웃음꽃처럼 사업도 번창하는 한명자 원장 내외, 잔잔한 마음이 아름다운 이영례 원장 부부, 도저히 짬을 낼 수 없는 남편 덕에 딸과 동행을 한 김숙자 원장님, 그리고 쥐뿔도 없으면서 항상 재미있게 살고픈 우리내외는 이대영 사장의 운전 아래 공항으로 내딛는다.

이런 일과를 있을 수 있게 해준 반딧불 모임은 내 인생의 적지 않은 영양가를 제공 받는 것이다.

출발부터 한명자 원장의 푸짐한 리얼 개그로 한바탕 속 뒤집고 가는 중이다. 배꼽은 행여 떨어질세라 배를 꽉 쥐고 있어야 했다.

대천에 도착할 쯤 일행의 즉석제안으로 대천 항에 들러 내가 좋아하는 생선회로 허기를 채우고 공항에 도착하니 4시가 가까운 시간, 수속을 마치고 비행기가 우리를 데리러 올 때까지 면세점을 기웃거리며 여유를 부린다.

우리는 모든 것을 땅에다 두고 새로운 세상을 찾아 간다

캄보디아, 옛날 공산치하에서 고생하던 곳, 킬링필드의 아픔이 여전이 남아있는 곳, 5시간동안이나 하늘나라에서 있다.

우리나라보다 2시간 늦은 시차로 시엠림공항에 도착하여 트랩을 내리는 순간 후덥한 기온이 남쪽 나라임을 짐작케 하였다.

밤이라 더욱 낯설은 우리는 지방공항인 듯 수속을 하는데, 비자발급을 하는 직원들은 1달러의 웃돈을 요구한다.

외국인의 첫 관문인 만큼 첫 대면에 정부직원들이 스스럼없이 대가를 요구하는 현실과 알면서도 덮어두는 나라의 현실을 충분히 대변하는 것 같았다.

그렇다고 생소하고 다소 긴장한 마음에 거부할 도리가 없었다. 또 여권발급 수령하는데 1달러를 요구한다.

불법이 합법처럼 여기는 나라가 참 이색적이다는 생각이지만 미팅된 가이드가 2달러를 빼앗겼다고 하니 그래도 적게 헌납한 셈이라는 말에 쓴웃음이 지어졌다.

첫째 날, 아침 풍경이 궁금했다. 일기 특성상 화창하지 않은 창밖에는 짓다만 건물주변에 널브러진 땅이 보인다.

단번에 이렇게 흔한 땅이 한국에 있으면 얼마나 유용하게 쓰일까하고 아까운 생각도 스며들었다.

호텔의 아침식사는 낯설은 음식이지만 그래도 주 고객이 한국인 인지라 한국음식을 흉내 낸 몇 가지가 있었지만 선 듯 입에 달라붙지 않는다.

그렇다고 조반을 넘길 수도 없는 노릇이고 관광이라면 음식문화를 맛보는 것 또한 중요하단다.

기왕지사 목적지의 사전정보도 취득하였으면 도움이 될 터인데 일부러 모른 체하고 갔다. 깊은 인상을 심기위해서다. 일면가식도 없이 그저 여행을 목적으로 다가서는 것이다.

우리의 어려운 시절의 모습을 담고 있는 아픔의 나라 캄보디아

처음 여행지로 향하는 미지의 모습은 우리의 어렵던 시절을 떠올리기 충분한 형편없기도 한 듯 신기한 풍경들이다. 가이드 말에 의하면 이곳은 교육과 치안, 위생 등의 변화가 절실히 요구되는 나라라고 한다.

길거리에 둘러앉아 마치 노숙자를 방불케 하며 표정 없이 기다리는 사람들, 다름 아닌 아이들의 치료를 위해 병원에 들어가기 위해 한정 없이 기다리는 모습들이다.

지방에서 작은 트럭으로 몇 시간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대중교통이 없다 시피 하니 트럭짐칸을 타고 와서는 기다리는데 그 병원에 산부인과와 소아과가 무료로 진료를 해주는 병원이다.

복지가 발달된 정부가 아니라 원조지원으로 운영되는데 특히 캄보디아 병원은 부모와 함께 온 아이들은 보호자로 엄마만 동행하여 들어갈 수 있다.

우리나라 차량이 많이 눈에 띄는데 특히 버스 같은 경우는 거의가 우리나라제품이라고 하는데 중고차가 이곳에 그나마 유용하게 쓰이고 있고, 또 차량마다 특히 우리나라 광고 말을 지우지 않고, 어느 차는 시내버스 구간 표식까지 그대로 사용한다.

그것은 차량의 값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지우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가 쓰고 입던 중고 제품들이 이런 나라에서 요긴하게 쓰이고 있는 것이다.

평일인데도 거리에 아이들이 많은 것은 학교가 부족하여 오전 오후1, 2, 3부제 수업을 하는데 그마저 학생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한다.

처음순서는 관리소인 듯 한 곳에서 입장명찰표식을 즉석카메라로 찍어서 목에 걸어 주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1일 입장료 20달러를 내면 주변사원들을 입장할 수 있는 것이다.

1000개가 넘는 7대불가사의 앙코르유적

아픔의 나라 캄보디아, 7대불가사의로 알려지는 신들의 도시 앙코르왓, 앙코르는 수리야바르만 2세가 건립했는데 1000년 전 이곳을 중심으로 수많은 예술을 꽃피웠던 사람들은 자신을 크메르인이라 불렀다고 한다.

크메르 왕들은 지상에서 신을 대신하여 신과 같은 존재로 능력을 받아 국가를 보호하고 부강하게 할 책임이 있었기에 무조건적으로 신들에게 복종한다.

앙코르를 왕국의 수도로 정하고 동양의 알렉산더로 일컫어지는 야소바르만1세는 대도성을 건립한 젊은 왕이었다.

그 뒤 앙코르는 외세에 점령당하지만 자야바르만7세는 그들을 몰아내고 불교를 국교로 정한 뒤 수십 개의 불교사원을 건설하여 이름하여 앙코르 문화를 꽃피웠다고 한다.

날씨와 빛에 따라 변하는 앙코르유적은 1000개가 넘어 일생을 두고 구경을 해도 방문하기 어렵다고 한다.

첫 관람지에 도착하자, “아찌 원달러!” 라고 외치며 달려드는 아이들 그들은 내전 등으로 고아가 많은 게 현실이고 가난한 아이들도 있겠지만  거의가 조직적으로 앵벌이들이 많다며 안타깝지만 절대 돈을 주지 말라고 가이드에게 당부를 받은 터이다.

그들이 구걸로 돈을 얻는 방법이 잘못되었음을 깨우쳐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첫 사원 건물은 그리 화려하지 않은 석조건물이었지만 검붉은 석탑은 갈수록 자연적으로 헐어지는 모습이었다.

바로 뒤에 우리와는 차원이 다른 허름한 사찰에서는 불공드리는 신도와 사주를 보는 사람들이 있다. /김민수,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