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외로 몇 걸음만 옮기면 눈에 들어오는 <자연보호> 표어들, 사람도 자연의 일부이면서, 자연과 동화하지 못하고 보호해야 하는가.

2005년 2월 어느날 브라질 아마존 열대림에 한 발의 총성이 숲 속에 메아리쳤다. 벌목에 맞서 투쟁하던 도로시 스탱 수녀가 불법 벌목 업자들에게 청부 살해된 것이다.

우리의 환경을 지키기 위한 숭고한 정신이 무참히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이 사건은 자연 생태계를 보전하려는 노력이 얼마나 힘겹고 처절한가를 알리는 신호탄에 불과하다.

최근 한 TV방송사에서 <아마존의 눈물>이란 다큐가 방영되었다. 시청하신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세계 최대 수량을 자랑하는 아마존 강은 길이가 6800km로 남아메리카 대륙을 횡단하며, 1000개가 넘는 지류와 3만 종이 넘는 동.식물이 서식하는 지구의 허파이며, 심장이다.

지구촌 사람들에게 필요한 산소의 1/4를 공급해 주는 아마존 산림 중 2만 6천km2가 2005년까지 사라졌고, 지금 이 순간에도 축구장 100개의 크기의 밀림이 농작물 재배와 도로 건설 등의 이유로 매일 사라지고 있다.

이처럼 열대림 습지같은 서식지가 파괴됨으로써, 지구상 조류의 20%, 양서류 30%, 포유류 20%가 멸종 위기에 처해 있으며 바다 물고기는 90%가 사라졌다.

습지는 수많은 생명이 태어나고 자라고 분해되는 생태계이고, 수질은 정화시키는 자연의 콩팥이다. 불가에서 말하는 4생 중에 습생이란게 있다. (난생, 태생, 화생, 습생) 습지(물)에서 생명이 태어난다는 말이다.

습지란 물을 담고 있거나 머금고 있는  땅이다. 물이 흐르다 고이는 과정이 습지이다. 늪 또한 습지이다.

습지에 대한 정의는 나라마다 다르지만, 대개의 나라는 1971년 2월 이란에서 채택된 람사협약에서 정한 기준을 따르고 있다. 우리나라도 람사협약에서 정한 기준에 따라 습지 보전법을 제정했다.

람사협약

정식명칭은 <물새 서식지로서 특히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이다. 물새란 생태학적으로 습지에 의존하는 조류를 말한다.

이 협약은 1971년 2월 2일 이란의 아름답고 작은 해안 도시 람사(Ramsar)에서 18개국이 모인 가운데 채택되었고, 본부는 스위스 글랜드에 두고 있다. 보통 람사협약이라 부르며, 근본적으로는 물새가 서식하는 습지대를 국제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체결되었고, 1975년 12월 12일에 정식으로 발효되었다.

2005년 현재 148개국이 가입되어 있으며, 등록된 습지는 전 세계 1422개소가 있다. 우리나라는 1997년 7월 28일에 101번째로 가입했으며, 전국에 3곳의 습지가 지정되어 있다.

1997년 강원도 양구군 대암산 용늪이 첫번째로 등록되었고, 1998년에는 경남 창녕의 우포늪이, 2005년에 전남 신안군 장도 습지가 등록되었다.

람사협약의 당사국들이 모여 환경 문제를 논의하는 람사총회는 <환경 올림픽>이라고 불릴 정도로 규모가 크며 중요한 총회로 알려져 있다.

또한 2008년 제 10회 람사총회가 우리나라 경남 우포늪을 중심으로 열리기도 하였다. 주변에 주남 저수지, 화엄늪 등 습지가 많다. 이제는 우리 국민 모두가 습지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