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신문 2010 10대 뉴스

2010년 익산시는 격동의 한해였다.

진실과 신의, 성실보다는 거짓과 부패와 협잡이 난무했다.

교수신문은 올해를 마무리하는 사자성어로 ‘장두노미(藏頭露尾)’를 꼽았는데, “대가리는 숨겼지만 꼬랑지는 숨기지 못하고 드러난”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진실은 숨기려 해도 이미 드러나 있다는 의미다.

중앙정부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익산시도 지방선거를 치르면서 갖은 권모술수를 진실로 위장하는 사례가 판을 쳤고, 각종 비리와 고소고발이 횡행하면서 지역사회가 몸살을 앓았다.

그래서인지, 한해를 돌아보기 위해 <소통신문>이 선정한 ‘2010년 10대 뉴스’에는 좋지 않은 것들이 상당수 뽑혔다.

또 10대 뉴스와 더불어 익산시를 흔들었던 큰 사건의 대부분은 본지에서 주요 의제로 다뤄진 것이었고, 결국은 시민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것들이었다.

흑색선전이 난무했던 지방선거, 담당 공무원의 자살로 이어진 에스코사업 비리, 음식물쓰레기 처리업체 선정 특혜의혹, 공단 입주업체의 악취 발생 등이 그것이다.

물과 관련한 사건도 두 건이나 있었다. 한 여름 익산시 곳곳에서는 호우 때문에 ‘물난리’가 났다.

하반기에는 익산시민들이 먹는 식수의 취수지점을 변경한다는 정부 방침 때문에 ‘먹는 물’로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서도 국내 굴지의 섬유업체인 (주)전방이 익산시에 새 둥지를 틀기로 한 것은 반가운 일이었고, 익산역이 정부로부터 KTX선상역사 시범사업으로 선정된 것은 쾌거로 기록됐다.

특히 수년 동안 특혜 및 토착비리 의혹을 받아온 웅포관광지개발사업과 관련해 익산시가 업체에 공사기간 연장을 허가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은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소통신문>이 이 사건을 쟁점화하고 익산시민의 여론을 이끌어냄으로써 나타난 결과다. 이제 웅포관광지를 시민의 품으로 되돌려놓기 위한 작업만 남았다.

교육계에서는 김승환 교육감이 남성고에 대해 ‘자율형사립고’ 지정을 취소하자 법정소송으로 맞선 것이 화제였다. 

전반적으로 올해는 지난해 교수신문을 통해 지식인들이 염원했던 ‘강구연월(康衢煙月:태평스런 세월)'은 해를 넘기고 내년의 과제로 넘겨졌다.<편집자 주>

1. 시비와 폭로전으로 얼룩진 지방선거

6·2지방선거 개표 현장. 익산시 실내체육관

2010년 들어 가장 큰 사건은 올 상반기 6개월 동안 지역민심을 요동치게 했던 6.2동시지방선거였다.  

지난해부터 서서히 달아오르던 선거 열기는 설 명절을 지나 3월이 되면서 후보경선 시비와 폭로전으로 점철됐다.

특히 전북에서 패권을 쥐고 있는 민주당은 고질적인 당 운영의 폐해를 여실히 드러냈다. 여기에다 공천권을 쥐고 있는 지역구 국회의원 및 몇몇 실세들의 구태정치가 극에 달하면서 익산시 정치판은 이전투구의 장으로 전락했다.

맨 먼저 불거진 것은 익산 을지역 조배숙 국회의원이 특정인을 시장후보로 내정했다는 소문이었고, 이에 반발해 갑지역 이춘석 국회의원은 시민공천배심제를 요구했다.

김재홍 시장 후보는 “시장 후보 경선이 국회의원들의 입맛에 맞게 공작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사퇴하기도 했다.

바로 이어 익산 을지역 ‘실세’가 시의원 후보자에게 7천만~8천만원을, 익산시장 예비후보자에게 5천만 원을 요구했다는 ‘공천헌금설’이 정치판을 흔들었다.

3월 말에는 시장후보에서 탈락한 예비후보자 3명이 중앙당을 항의 방문해 경선방식 변경을 요청하기도 했다.

4월에는 중앙당과 특정후보간 유착설이 떠돌면서 시장 경선이 연기됐고, 시의원 후보자의 사전선거운동 논란이 일었다. 그런 탓인지 여론조사와 당원 투표 각 50%씩으로 치러진 시장 후보 및 도의원, 시의원 후보경선에는 30~50%대의 낮은 참여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방선거는 이번에도 민주당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났지만, 정책선거와 개혁 공천은 온데 간데 없고, 소모적인 공방과 흑색선전만 난무한 채 마무리됐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교육감과 교육의원 선거가 더해지면서 복잡한 양상을 띠었고, 그만큼 후보자들도 난립했다. 전북지사 및 도교육감 후보 5명씩에다 시장후보 4명, 도의원 후보 8명, 교육의원 후보 4명, 시의원 후보 60명, 비례대표 후보 9명 등 총 95명의 후보자가 각축전을 벌였다.

이 선거에서 민주당 김완주 후보가 도지사에, 익산시장에는 이한수 후보가 재선됐다. 도의원 당선자는 배승철, 김영배, 김상철, 김병옥 후보였는데, 모두 민주당이었다. 교육계에서는 진보성향의 김승환 전북대교수가 도교육감에, 유기태 전 전주교육장은 교육의원으로 당선됐다. 22명의 지역구 시의원 당선자 중 20명이 민주당 후보였고, 국민참여당과 무소속 의원이 각 1명씩이었다. 비례대표 시의원 3명 가운데 2명이 민주당, 1명은 민주노동당이었다. 

2. 용두사미로 끝난 에스코사업 비리

비리로 얼룩진 120억대 절전형 보안등 교체사업 보안등 교체 장면.

지난 4월 보안등 교체사업을 추진했던 익산시청 담당 공무원이 감사원 조사과정에서 자살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절전형 보안등 교체사업’(에스코사업) 특혜 의혹이 업자 등 3명을 구속기소하고 5명을 불구속 기소하는 선에서 용두사미로 끝났다.

에스코사업은 익산시내 전역에 설치된 가로등과 보안등을 전기 소모량이 적은 것으로 교체하기 위해 지난해 8월 시작한 120억원대 사업이었는데, 올해 2월 감사원에 감사가 청구되면서 특정업자 선정 특혜 및 업자 담합과 정관계 로비의혹이 불거졌다.

입찰 형식과 조건은 특정업체가 선정될 수 있도록 짜여졌고, 입찰과정에서 사업비를 적게 써낸 1,2위 업체가 탈락하고 사업비를 많이 써낸 3위 업체가 사업자로 선정됐다. 탈락업체는 낙찰업체로부터 수수료를 받기로 담합하고 입찰에 응모했으며, 담당 공무원은 수천만원의 뇌물을 받고 모든 과정을 봐줬다는 의혹이었다.

또 낙찰업체는 자격 미달의 업체에게 하도급을 줬고, 사업 전반에 걸쳐 브로커들이 개입해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으로 정관계, 언론계, 업자 등 총 20여명의 연루자들이 조사를 받았다.

2월 감사에 돌입한 감사원은 조사과정에서 자살한 담당 공무원이 낙찰업체에게 특혜를 주면서 5천만원을 받았다며 관련 부서 공무원을 징계할 것을 주문하면서 4월 말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사건을 수사한 군산검찰은 8월 익산시청 공무원에게 5000만원을 건넨 J토건 대표 B씨를 뇌물공여 혐의로, 1500만원을 공무원에게 건넨 업자 C씨(47)를 각각 구속기소했다. 10월에는 비리에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브로커 N씨를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또 공무원에게 돈을 건넨 낙찰업체 이사 D씨 등 5명을 제3자 뇌물교부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는 선에서 11월 이 사건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담당공무원이 자살하면서 남긴 유서에 적힌 자료를 확보하지 못했고, 현금 거래 및 돈 세탁으로 인해 정계 브로커들이나 공무원, 언론계 인사의 사법처리까지는 이뤄지지 못하고 몇몇 업자와 업체 관계자들만 기소됐다.

이 사건은 무엇보다도 자율, 자정기능이 없고, 관행과 타성, 부정과 부패로 얼룩진 익산시 공직사회의 단면을 여실히 드러냈다는 점에서 향후 행정개혁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했다. 특히 담당 공무원이 금품을 수수하고 자살했다는 점에서 지역사회에 던진 충격이 컸다.

따라서 고위공직자의 도덕적 해이 현상과 공무원들에 대한 개혁이 올 하반기 민선5기에 들어선 시점에서 익산시청이 가장 먼저 단행해야 할 주요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3. 음식물 처리업체, 투명한 선정이 과제

부정사업자인데도 수의 계약을 맺은 음식물쓰레기 처리업체전경

익산시가 당초 자격이 없는 업체에 26억원대의 음식물쓰레기 처리를 수의계약으로 맡겼다가 문제가 되자 다시 업자를 선정해야 하는 고민을 안았다.

익산시는 지난 6월 기존 업자인 (주)푸른환경재활용공사와 계약을 해지하고 ‘(주)평안엔비텍’이라는 회사와 수의계약을 맺었는데, 계약 규모도 수의계약 대상사업이 아니었고, 평안엔비텍도 뇌물 공여 및 입찰방해 전력으로 사법처리를 받았기 때문에 부적격업체로서 사업을 맡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익산시와 정치브로커, 업자 사이에 모종의 연결고리 사이에서 특혜가 부여됐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감사원은 지난달 15일부터 감사에 돌입, 익산시는 또 다른 업체를 선정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이와 관련, 익산시의회 의원들은 지난달 8일 주요업무 결산보고 자리에서 이 문제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사업부서인 익산시청 청소과 관계자는 "익산시 관내 음식물쓰레기 처리업체가 없기 때문에 타 지역의 업체에 까지 입찰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고 보고했다.

보건복지위원회 김정수 의원은 "이번 음식물쓰레기처리장 수의계약 특혜 의혹은 말도 많고 탈도 많다"면서 "투명한 행정과 전문가 자문시스템을 활용했다면 이런 문제는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문선 의원은 "의회와 행정 간에 신뢰관계가 필요하다"면서 "면밀한 검토와 철저한 대책을 수립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청소과 관계자는 "(주)평안엔비텍이 부정당업자로 결정 났기 때문에 수의계약이 불가능한 것은 기정사실"이라고 밝혔다.

이는 에스코사업 못지않게 익산시청의 자정기능 부재논란을 일으킨 사안으로, 향후 익산시가 투명한 절차를 거쳐 신뢰할만한 업자를 선정할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4. 자율형 사립고 지정취소, 법정 소송

자사고로 지정되어 법정 소송중인 남성고등학교 전경.

익산시에 있는 남성고등학교와 군산시 군산고등학교가 전라북도교육청을 대상으로 자율형사립고 지정 취소처분의 부당함을 호소하는 법정 소송을 냈다.

김승환 교육감은 지난 6.2지방선거에서 당선돼 취임한 직후 전임 교육감이 실행한 자율고 지정에 문제가 있다며 취소했는데, 이에 반발한 것이다.

지난달 23일 전주지법 행정부(재판장 강경구 부장판사)는 도교육청의 취소 처분을 모두 취소하라는 요지의 판결을 내려, 1심에서 남성고가 승소했다.

도교육청은 남성고 등이 법정부담금을 확보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고, 고교평준화에 미치는 악영향이 우려되며, 불평등교육이 심화된다는 점을 항변했지만 재판부는 이유 없다고 판시했다. 

이에 도교육청은 이달 들어 광주고법 전주부에 항소, 법정 공방은 제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이 사건은 교육에 대한 관점의 차이, 그리고 한국의 교육현실에서 어떤 길을 선택할 것인가를 놓고 겨루는 신념공방의 성격이 짙다.

진보성향인 김승환 교육감은 자율형사립고 지정 자체가 교육에 대한 잘못된 관점과 관행, 한국사회의 구조적 병폐에서 비롯됐고, 국민 모두가 평등하게 교육받을 수 있는 권리를 박탈함과 동시에 사교육과 특권의식을 부추기는 기제로 작용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반면, 남성고 등 사립학교 측은 우수한 학생을 유치해 명문고로서의 위상을 지키고, 학생 수가 점차 감소하고 있는 추세 속에서 기존에 누렸던 사학기득권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내심이 숨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법정공방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속내는 뒤숭숭하다. 자식을 좋은 고교와 대학에 보내고 싶은 개인적 욕망과 기존의 왜곡된 구조 속에서는 결코 인재의 미래경쟁력을 담보할 수 없다는 신념 속에서 갈등하고 있는 것이다. 재판부의 판결이 주목되는 이유다. 

섬유도시·교통요충지 옛 명성 복원 ‘기대’

5. 섬유회사 전방(주), 익산에 ‘둥지’

익산에 둥지를 틀 섬유회사인 전남소재 (주)전방 전경

선거를 앞두고 시끄럽던 올 상반기에 국내 굴지의 섬유업체 전방<全紡>(주)이 익산에 공장을 설립한다는 소식은 반가운 것이었다.

전방은 광주 광역시에 본거지를 둔 옛 ‘전남방직’인데, 공장 신설 2단계 사업의 일환으로 조규옥 회장의 고향인 익산에 공장을 건립하기로 결정했다.

전방(주)은 지난 9월 익산시 국민생활관에서 이한수 익산시장과 조배숙·이춘석 국회의원,  김완주 도지사 등 내외빈이 참석한 자리에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일반산업단지내 17만9천㎡(5만4천여평)에 내년부터 2015년까지 총 2천30억원을 투자해 국내 최대의 방적설비를 구축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조규옥 회장은 “익산에는 숙련된 기능공들이 많이 있고, 익산이 고향이라는 점과 익산시장의 설득으로 투자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로써 익산시는 쌍방울과 쌍녕방직, 태창메리야스 등으로 호황을 누렸던 과거 섬유도시의 명성을 되찾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전방(주)은 1천여 명 정도를 고용할 것으로 밝혔는데, 직장이 없는 주부들을 집중적으로 고용할 것으로 보여, 실업난 해소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미치는 효과가 기대된다.

한편 전방(주)은 지난 11월 독거노인을 위해 내의 2천800벌을 익산시에 기부하기도 했다.

6. 폭우피해, 익산이 특별재난지역으로

8월 익산을 강타한 폭우 피해 현장.

올해 익산시는 때늦은 폭우로 인해 곳곳에 물난리가 났고, 급기야 9월에는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8월13일부터 5일 동안 시간당 180㎜, 총 강우량 339㎜가 쏟아졌고, 이로 인해 금마, 여산, 왕궁 일대가 쑥대밭이 됐다. 하천이 범람하면서 도로와 교량이 무너지고, 논밭이 유실되거나 매몰됐으며, 주택이 파손됐다. 제4호 태풍 ‘덴무’가 할퀴고 간 상흔이었다.

수해가 나자 익산시에서는 민관군이 복구에 구슬땀을 흘렸다.

익산시 재난관리당국은 비상사태에 돌입해 직원들이 비상근무에 돌입했고, 이한수 시장이 피해복구를 지휘했다.

시의원과 국회의원들, 민주당 정세균 대표 등이 수해지역을 방문해 격려하기도 했다.

예비비 14억원으로 긴급 복구를 시작했고, 복구기간 동안에는 장비 378대, 3만1천개의 방재마대, 삽 732개가 동원됐다.

주민들과 자원봉사자, 시청 직원들은 물론, 익산경찰서 및 부사관학교 관계자, 7공수여단과 9585부대 소속 3대대 장병들도 일손 돕기에 나섰다.

급기야 소방방재청은 9월 4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고, 국비와 도비 308억원을 지원했다.
이번 폭우피해를 통해 익산시는 재난대비 요령의 사전 숙지 및 재난대비 계획, 자료 수집의 중요성과 향후 재난에 대비한 장비 마련의 필요성을 절실히 체험할 수 있었다.

7. KTX선상역사 건립 확정

KTX 선상역사 조감도

올해 익산시는 익산역사유적지구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 등재, 황궁환경개선사업 최종 확정 등 굵직한 성과들이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익산역이 12월 3일 정부로부터 복합환승센터 시범사업 대상지로 확정된 것은 익산이 교통물류 중심지로 거듭나는 데 청신호가 켜진 것이다.

고속철에서 내린 승객들이 버스나 택시를 옮겨 탈 수 있고, 버스나 택시에서 바로 고속철로 갈아 탈 수 있도록 ‘미니터미널’을 만든다는 것인데, 단순히 교통시설 뿐만 아니라 상권까지 개발하는 개념이다.

익산시에서는 2016년까지 익산역 일대 18만5천㎡(5만6천여평) 부지에 공공청사, 일반 사무실, 비즈니스호텔, 기업홍보관, 아파트 2천500세대, 일반 상가, 중형 회의장, 영화관 등을 건립할 방침이다.

정부에서 시범사업 대상지로 결정했기 때문에 향후 500억원 정도의 국비가 지원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나머지 시설들은 토지주택공사(LH공사) 등 민자투자자를 유치해 해결해야 한다.

익산시는 우선 정부로부터 하달된 국비 10억원을 갖고 내년 1월 복합환승센터 개발계획 용역을 발주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익산역 일대가 재개발되면서 원도심이 활성화될 수 있고, 고용창출 효과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국토해양부로부터 익산역이 복합환승센터 시범사업 대상으로 선정된 데는 이춘석 국회의원의 노력이 컸다.

이 의원은 지난해 익산역 서부진입로 확정사업비 10억원을 따냈고, 올해 9월에는 솜리문화예술회관에서 공청회를 개최, 시민들의 뜻을 정부에 전달하기도 했다.

지난 10월에는 국회의원과 국토해양부 차관, 익산시장 등이 참석하는 간담회를 주선하기도 했다. 

특히 이 의원은 사업을 관장하고 있는 국토해양부 관계자들을 끈질기게 설득했고, 지역안배 차원에서 익산시를 지원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8. 웅포골프장 공사기간 연장 불허

웅포골프장 전경

지난달 24일 익산시가 웅포관광개발(주)에 공사기간을 연장해주지 않겠다고 발표한 것은 익산시민의 입장에서 가장 큰 쾌거였다.

시민들을 위한 휴양지를 만들겠다며 2004년부터 시작한 웅포관광지 개발사업은 온갖 특혜시비와 로비의혹으로 점철된 토착비리의 원형과도 같은 것이었다.

워낙 거미줄처럼 토호세력들이 결탁한 것이라, 사직당국도 사건의 발단조차 파헤치지 못했다.
웅포관광개발(주)은 74만평의 땅에 올해까지 약 2천억원을 들여 시민들과 청소년들이 건전한 여가를 보낼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겠다며 익산시로부터 싼 값에 토지를 매입하고 각종 행정적 인허가 특혜를 받았다.

하지만 공사완료 시한인 올해 12월 31일을 며칠 앞둔 현재, 남은 것은 골프장 36홀 밖에는 없는 형편이다.

특혜의혹이 문제가 되자 당초 사업을 허가한 익산시장은 검찰 조사과정에서 숨졌고, 2008년 감사원의 조사가 이뤄지면서 이 사업은 지역사회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거리로 부상하기도 했다.

익산시가 공사 연장 불허방침을 밝히자 정관계 및 재계, 언론계 등 곳곳에서 방침 철회압력이 쏟아지는 등 토착세력들의 발호가 극에 다다르고 있다는 점은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우려할만한 일로 대두됐다.

하지만 익산시는 원칙대로 내년부터 웅포관광개발(주)에 공사 지체상금을 부과할 방침이며, 향후 어떤 방식으로든 웅포관광지가 시민을 위한 휴식공간으로 거듭나는 데 행정력을 쏟을 계획이다.

9. ‘먹는 물’ 소동

고산면 ‘어우보’에서 익산으로 연결된 대간선 수로.

하반기에 익산시에서는 때 아닌 ‘먹는 물’ 소동이 일어났다.

정부와 전라북도가 새만금 수질개선을 위해 지금까지 익산시가 하루 10만톤씩 끌어다 식수로 사용한 완주군 고산면 ‘어우보’ 물 대신, 광역상수도인 ‘용담댐 물’을 먹도록 하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새만금 수질 개선을 위한 용역을 올해 말까지 완료할 계획인데, 국토해양부는 ‘만경강 동진강 종합계획’을, 환경부는 ‘새만금 수질 개선’에 관한 용역을 실시중이다.

이들 용역은 기본적으로 익산시의 먹는 물 문제와 관계가 없는 것이지만, 새만금 수질 개선을 위해서는 만경강에 물이 많이 흘러야 하는데, 익산시가 만경강 상류에서 식수를 끌어다 쓰면 수질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전제가 깔린 것이라 문제가 됐다.

수자원공사가 관리하는 용담댐 물을 사용하면, 익산시는 매년 110억원 정도 물 값을 더 내야 한다. 따라서 수자원공사가 개입하고 있지 않느냐는 의혹도 있었다.   

새만금 개발을 서둘러야 하는 전라북도 또한 수질문제에 관심이 많은 터라, 익산시가 용담댐 물을 식수로 쓸 것을 내심 바라던 눈치였다.

이 같은 정부 방침이 전해지자 익산시민들과 시민단체 등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고, 익산시의회는 지난달 8일 ‘익산시민 생존권 위협하는 원수 취수지점 변경 반대 결의안’을 내고 정부방침에 공식 반발했다.

수질 오염의 근원지인 왕궁면 축산단지 이전에 정부 및 전라북도가 적극 나서는 것이 더 좋은 방안이라는 데 한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날 의회에서 채택된 결의안은 정부 각 부처에 전달됐고, 익산시 상하수도사업단 관계자들도 정부 부처와 도청을 오가며 설득했다.

이한수 시장도 김완주 도지사를 만나 “상수원 취수 지점을 현 상태로 유지하게 해 달라”는 뜻을 수차례 전달했다.

한편, 새만금 수질과 관련된 정부 용역이 이달 말 완료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정부가 익산시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였는지의 여부는 곧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0. 한여름의 불청객 ‘악취’ 소동

악취발생지로 추정되고 있는 국도화학 전경

2008년 LG생명과학 등 화학공장이 내뿜은 악취가 올해 5월부터 다시 밤을 틈타 시민들에 기습, 10월말까지 제2공단 부근 부송동, 어양동, 영등동 일대를 넘어 심지어는 신동까지 확산돼 시민들을 괴롭혔다.

익산시가 설치한 악취포집기의 자료에 따르면 악취의 주범은 LG생명과학과 국도화학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익산시는 아직도 그 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올해를 넘기고 있다.

2003부터 시작된 악취는 2008년 8월 말경 제2공단 내 LG생명과학 익산공장으로 밝혀졌다.

당시 정부로부터 환경친화그룹으로까지 지정 받은 LG생명과학 익산공장은 하루 배출량 280톤의 폐수를 방류하면서 악취 기준치 초과 배출허용기준치보다 442 초과한 1,442로 인체에 치명적 질병을 일으키고 분뇨 악취를 확산 유발하는 ‘이소프로필알콜(IPA)’을 배출해 온 것으로 판명났다.

이어 LG생명과학은 악취 소각시설인 RTO(축열실연소산화장치)를 설치한 이후 올 봄까지 익산시에서는 유사한 냄새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느닺없이 올해 5월부터 다시 나타났다가 1시간여 동안 시민들에게 두통과 고통을 안겨주고 사라지는 악취가 다시 기승을 부렸다.

심각성을 느낀 익산시는 지난 8월 27일 '악취 제로화 발대식' 기자회견을 열었다.

악취 진원지의 한 곳으로 '왕궁축산단지와 익산천'을 지목했다. 그러나 풍향 판독 결과 이는 사실과 달랐다. 당시 익산시는 "LG생명과학에서 폐수처리장 오니를 정화시키는 미생물을 살리기 위해  덮개를 열어 악취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제2공단 내 LG생명과학 제품생산 공정에서 분뇨 냄새와 유사한 악취를 유발하는 폐수 오니가 발생하고, 특정시간대의 악취 진원지로 압축됐지만, 당시 LG생명과학 익산공장 측은 이같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시민사회단체에서는 공개사과와 배상을 요구했지만, LG생명과학은 아직까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러다가 악취 발생 추정지가 늘어났다. 익산시가 지난 8월 27일부터 11월 13일까지 LG생명과학과 우남콤비타운, LG자이아파트에 설치한 악취포집기를 열람 분석하고 전주기상대의 풍향을 분석한 결과에 따라 국도화학까지 거론됐다.

실제로 자이아파트 및 우남콤비타운에서는 지난 8월 당시 새벽 2시반경 가스냄새가 심해 잠을 이룰 수 없었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새벽 3시에는 어양현대아파트에서 "심한 악취로 병원에 입원할 정도였다"는 민원이 잇따랐다. 당시 야간 당직자 근무일지는 "새벽 3시 42분에 매우 심한 악취와 화학가스가 국도화학 근처에서 감지됐고, 공무원이 국도화학을 점검한 결과 악취소각시설 처리 공정에서 매우 심한 악취가 발생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시민들은 이구동성으로 "익산시가 악취의 주범을 철저히 밝혀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해 시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악취 발생지에 대한 대 시민 사과 및 배상토록 조치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김경선·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