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시 여산면 원수리 573번지엔 국문학자이자 시조작가인 가람 이병기(1891∼1968)의 생가(지방기념물 제6호)가 있고 또한, 지방기념물 제112호인 탱자나무도 있다.
먼저 생가는 조선 후기 양반집의 배치를 따라 지금은 안채와 사랑채, 광채와 모정 등이 남아 있다. 모정 앞쪽에 2개의 작은 연못이 있다. 이병기 선생님이 태어나고 숨을 거두었던 생가는 초가지붕이며 자체에는 별 특징이 없으나 안채와 사랑채에서 고풍스러움이 묻어난다고 하며, 모정과 연못을 배치하는 등 친근하면서도 조촐한 느낌을 주고 있다.
박정연씨의[전통건축답사]를 보면 “사랑채 옆으로 위치한 초정은 지붕의 가벼움 때문인지 상당히 얇아 보이는 기둥으로도 잘 서있을 수 있나 보다. 기둥위에 올려 진 단순한 결구구조 때문에 철물로 보강되어 있다. 한 면을 제외하면 난간을 만들지 않았기 때문에 쉽게 정자에 오르도록 되어있으며, 난간이 시야를 가리지 않아서 상당히 개방적인 느낌의 시각구조를 제공한다.”
그리고 “사랑채는 ㄱ자 형태의 툇마루를 가지며 우측으로는 안채마당 영역과 연결되어 서비스 동선이 이어지도록 한다.
대부분 사각의 기둥을 사용하였으나 우측으로는 자연스럽게 휘어진 둥근 목재를 그대로 사용하여 변화와 다양성을 주고 있다.”고 생가의 사랑채와 초정을 설명하고 있다. 한편, 안채를 “사랑채로 난 문을 통해 진입하면 ㄱ자형의 안채를 마주하게 되는데 직교하며 배치된 것이 아닌 우측으로 회전한 형태로 배치되어 안마당의 영역이 자연스럽게 양쪽 측면으로 확장되고 있다.
지형에 맞춰 자연스럽게 기단을 높인 모습이 기품이 있으며, 둥근 기둥과 사각의 기둥,자연스레 휘어진 기둥이 초가의 분위기와 어우러지고 있다. 방 전면의 마루는 높이를 높여서 하단에 아궁이를 두었다.”다고 설명하고 있다. 매우 아름답고 독특한 형태로 이병기선생 생가에 자리 잡고 있는 탱자나무는 수령이 200여년으로 추정되며, 수고 5.2m, 흉고직경19㎝, 수관 동서 6.0m, 남북 4.5m이다. 또한 지상 1.6m 높이에서 6개의 가지로 나누어지고, 다시 작은 가지가 원추형으로 수관을 형성하고 있다.
탱자나무는 호남과 영남지방에서는 대부분 생 울타리로 활용되고 있으며, 열매는 약용으로, 유목(幼木)은 귤나무의 대목(代木)으로 사용된다고 한다.
난초 - 이병기
빼어난 가는 잎새 굳은 듯 보드랍고,
자줏빛 굵은 대공 하이얀 꽃이 벌고,
이슬은 구슬이 되어 마디마디 달렸다.
본디 그 마음은 깨끗함을 즐겨하여,
정(淨)한 모래틈에 뿌리를 서려 두고,
미진(微塵)도 가까이 않고 우로(雨露)
받아 사느니라
가람 이병기 선생님은 시조의 현대적 혁신과 부활을 위한 새 운동을 전개하며 고전 발굴 연구에 힘쓰고 청소년 교육을 통하여 민족의 말과 글을 보존하는데 노력하였고 서지학과 국문학 분야에도 많은 업적을 남겼다. 특히 신재효의 판소리 등을 발굴 소개한 것은 민족문화에 기여한 바가 크다고 할 것이다. 주요 저서로 『가람시조집』, 『국문학개론』 등이 있다. / 박정훈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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