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사립대 벗어나기 위한 정원감축

10% 확정으로 연간 30여억원 손실 

원광대학교가 학생정원 10% 감축에 이어 등록금까지 대폭 내려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원광대의 학부 평균 등록금은 연 760만원, 지난해 전국 사립대 평균 등록금은 754만원이다.

202개 4년제 대학 연대기구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7일 숙명여대 백주년기념관에서 대학들이 자구노력으로 평균 5%정도의 등록금 인하효과가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재정을 부실하게 운영하고 있다는 감사원의 최근 감사결과 발표와 정부의 등록금 인하 요구에 따른 것이다.

대교협(회장 김영길 한동대총장)은 이날 ‘대학들마다 특성과 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액수나 인하율을 말할 수 없지만, 대학들이 경영을 개선하고 장학금을 확충해 학생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자고 합의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원광대는 등록금을 내리든지, 등록금 인하효과를 볼 수 있는 재원을 따로 마련하는 방법을 내놔야 한다.

하지만 원광대가 지난달 있었던 교육과학기술부의 실사에 대응하기 위해 학생 정원을 10% 감축하겠다는 방안을 확정한 상태라 스스로 이중적인 부담을 안게 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원광대 교수협 비대위 관계자는 “학생정원 감축안을 내놓는다고 해서 강제적인 경영컨설팅을 무마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서둘러 대학 재정을 위축시키는 잘못된 행정을 했다”고 말했다.

원광대 본부에 따르면 학생정원 감축(400여명)으로 연간 30억여원의 재정손실이 예상된다.

여기에다 1만7천명의 재학생들에게 등록금 인하율 5% 효과를 보게 하기 위해서는 연간 60억 원이 넘는 재원을 마련하거나 등록금을 내려야 한다.

하지만 대학들이 90년대 이후부터 2008년까지 물가상승률의 2~3배나 등록금을 올려왔고, 편법으로 재정을 운용하면서 등록금 인상률을 견인해왔다는 감사원의 지적을 감안할 경우 이 정도의 고통은 원광대가 감내할 만한 수준인지 미지수다.

감사원은  학교로 와야 할 돈이 법인으로 흘러가는 등 수입이 샜고, 법인 운영비나 학교시설 건설비는 법인이 부담해야 하는데 학교가 부담해 재정이 부실해졌다고 지적했다.

특히 법인이 학교에 내야 할 운영경비나 법정부담금을 내지 않고, 학교 수입을 다른 곳으로 빼돌린 것도 등록금이 올라간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