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5년 전통 불구 집중력·파급력·확산력 없어.. 1회성 행사에 그쳐
도시브랜드 구축 및 인재양성 등 자산축적 필요.. 극약처방 ‘시급’ 
익산의 4대 축제 중 가장 큰 행사로 꼽히는 2014익산서동축제가 지난 22일 금마면 서동공원 축제장에서 막을 내렸다. 금년 서동축제는 축제장을 서동축제의 정체성에 부합하는 금마 고도지구로 옮겨 처음 열리는 축제임과 동시에 세월호 참사 여파로 축제기일이 한 달 넘게 미뤄져 열리게 됐다. 하지만 마한민속제전을 이어 45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서동축제는 올해 축제를 끝으로 더 이상 익산시의 대표 축제로서의 역할을 기대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4년 서동축제로 이름을 바꾸고 나서도 10년이 훌쩍 넘었지만 매번 1회성 행사에 그치고 외지인들 뿐만 아니라 익산시민들로부터도 외면받는 축제를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서동축제를 폐지하고 새로운 축제를 육성하는 극약처방이 필요하다는 의견마저 나오는 실정이다. 이에 본지는 2014서동축제를 돌아보며 무엇이 문제이고 어떤 방향이 필요한지 짚어보는 지면을 마련했다. ◇ 다사다난했던 축제준비 과정 작년까지 중앙체육공원에서 열렸던 서동축제는 올해 서동설화의 현장인 금마면으로 축제장을 옮기며 야심찬 도약을 꿈꿨다. 2013서동축제를 맡았던 조민철 총감독은 서동공원을 축제장으로 변모시키고 금마저수지에 수상공연무대 설치 등 획기적인 계획들을 세우며 한껏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서동축제는 예산의 대폭 삭감이라는 된서리를 맞았다. 6억5천만원이 넘는 축제 예산이 2억4천만원으로 반절 이상 대폭 삭감된 것. 총감독 초빙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축제를 준비하는 문화재단 측에서는 하지 말라는 것이나 다름없지 않느냐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는 것이 당연지사였다. 예산이 부족한 상황에 이르자 축제장을 옮긴 것 자체가 악재로 변했다. 6억여원의 예산을 쏟아 부으면서 결국 남는 것이 없다는 논리로 예산을 깎았는데, 이젠 사실상 남기고 싶어도 남길 수조차 없는 것이 현실인 웃을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설상가상으로 축제가 한창 준비 중이던 지난 4월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 축제가 미뤄졌다. 익산시민의 날인 5월 10일에 기념행사와 함께 치러지던 서동축제가 1달여 넘게 미뤄지다 6월 중순을 넘어서 개최된 것이다. 날씨 좋은 봄 축제가 아닌 뙤약볕 아래에서 열리는 여름 축제가 되면서 여러 가지 변수가 생긴 것이다. 또한 게다가 지방선거 이후의 권력 이동의 틈바구니에서 축제 자체를 해야 하느냐 마느냐 논란도 일며 결국 강행하는 등 도무지 순탄치 못한 축제가 되고 말았다. ◇ ‘혹시나’ 가 ‘역시나’ 먼저 2014서동축제에 거는 시민들의 기대는 바닥이었다 해도 다름없었을 만큼 이번 축제는 시작 전부터 우려 속에 치러졌다. 축제장의 변경에 따른 접근 불편이 가장 걱정거리로 떠올랐으며 더운 날씨와 빈약한 프로그램 등이 기대하지 않는 이유였다. 그리고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도 그런 우려를 씻어내지 못한 성적표를 받았다고 할 수 있다. 먼저 홍보 부족으로 인한 축제분위기 조성 실패가 뼈아팠다. 예산 부족으로 홍보비 책정을 축소하다보니 사실상 익산시민들조차 축제를 하는지 안하는지 모르고 지나가버려 어리둥절한 상황이다. 축제장의 변경 등에 대한 악조건이 있기에 더욱 홍보에 치중하고 성공적인 축제를 위해 시민참여를 유도하는 등의 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또한 축제장 여건에 대한 불만도 많다. 그 중 가장 큰 것이 주차장과 접근성. 교통통제를 따라 차량을 주차해놓고도 수 킬로미터를 걸어서야 축제장에 도달할 수 있어 즐기기도 전에 지치는 사람이 부지기수였다.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 없고서는 다음 축제에는 발길이 뚝 끊기기 좋은 상황이라는 평가다. 프로그램의 빈약함도 지적된다. 부족한 예산으로도 여러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서동공원 일대에서 펼쳐졌지만 사실상 뙤약볕 아래에서 슬쩍 구경하다가 돌아서고 마는 수준에 그쳤다. 매번 지적되지만 참여하고 즐기고 느끼는 메인 킬러 콘텐츠가 없기 때문에 집중도가 떨어지는 축제장이었다. 이 밖에도 축제의 정체성 부족, 축제장 정비 미비, 빈약한 먹거리 장터 및 시설들이 축제를 경험한 시민들이 느낀 한결같은 불만사항으로 남았다. ◇ 극약처방이 필요한 때 축제에 모든 것이 부족해도 한 가지 부족해서는 안 되는 것이 바로 시민들의 참여와 애정이라면 이번 서동축제를 끝으로 익산서동축제는 더 이상 그 동력과 방향성을 잃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시민들이 찾지 않는 축제를 더 이상 존속시켜야 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마한민속제전을 이어 서동축제로 이름을 바꾼 2004년 이후로도 10년이 훌쩍 넘어 11회째를 맞았다. 하지만 10년 이상 축제를 벌였지만 익산시에게 또는 시민에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1회성 축제에 불과하고 콘텐츠 부족으로 매년 지적받으면서도 투자 부족 및 서동축제의 정체성 확보 부재에 따른 부실한 축제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과감히 더 이상 변화를 기대할 수 없는 서동축제를 폐지하고 새로운 축제를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새 축제와 관련해서는 파급력과 집중도를 높일 수 있는 킬러 콘텐츠가 확고해야 하며 지역 산업과 연계해 확산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점이다. 또한 익산의 고유한 무형자산으로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축제와 관련한 여러 산업의 전문가가 육성돼야 한다. 영상, 음향 및 공연기획과 의상 등 축제가 거듭될수록 축적된 자산이 돼야 한다. 1회성 용역으로 그치는 현재의 폐단을 장기적 관점으로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도시가 성숙하고 발전해나가는 역량을 쌓고 시민들에게는 자긍심과 활력을 충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축제가 앞으로 만들어나가야 할 축제의 밑그림이다. 송승욱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