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동 거주하며 바라보고 느낀 작품 다채롭게 선보여

(재)익산문화재단(이사장 박경철)에서 운영하는 창작공간 레지던시가 2014년도 익산창작공간 레지던시 ‘노멤버·리멤버’ 결과보고전과 오픈스튜디오를 12월 4일까지 레지던시 전시장과 문화예술의 거리에 내 창작스튜디오 E-127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는 강성은, 김윤희, 김창원, 신보름, 루나 이정은, Paul Z?rker 등 6명의 작가들이 참여했으며, 이들은 각각 3~9개월 간 익산과 인연을 맺고 익산에서 변화하는 도시공간과 공동체, 소멸되는 문화 등을 자기 방식으로 표현했다.

이번 전시는 각기 다른 관심과 주제 속에서 작가들이 익산과 평화동으로 구성되는 예술적 과정과 그 의미들을 실행하고 확인할 수 있는 전시로서, 개인전 형식의 결과보고전과 오픈스튜디오를 동시에 개최한다.

강성은 작가의 작업은 주체와 대상이 특정한 시공간적 환경 속에서 만들어내는 지각과 사유의 종합적 결과물이다. 작가에게 ‘특정한 시공간에 놓인 존재’라는 조건은 매우 중요한데, 그것은 바로 작가가 시간을 바라보는 풍경과 존재들을 담아내는 작가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이번 전시는 새로운 세계와 시작, 그리고 그것을 가능케 하는 치유와 휴식의 시간을 암시하는 전시이기도 하다.

김윤희 작가는 기호적이고 철학적인 주제에 심혈을 기울인다. 작가는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규칙과 약속, 그리고 그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조건에 대한 탐구를 위해 언어의 결합물인 시에서부터 작업을 시작해 그 결과물을 이번 전시에서 보여준다.

김창원 작가의 경우 동영상 이미지 속에서 인간들이 향유해야만 하는 삶의 가치들, 즉 우리가 ‘관계’를 통해 삶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의미부여가 가능한 상황들에 대한 관심, 그리고 그런 관심을 근거로 만들어지는 본질적인 요소들이 생성시켜 줄 수 있는 삶의 유의미성을 위해 작품을 만들게 됐고 상영하게 됐다.

신보름 작가의 작업은 필연적으로 다층적인 구조를 갖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예술에 관한 근본적 고민과 더불어 어떻게 자신의 존재론적 고민들이 작품을 통해 예술적 형식으로 드러나는지를 보여주는 전시이다.

루나(Luna) 이정은 작가는 서로 아무런 관계도 없는 이미지들을 한 화면에 결합시켜 또 하나의 세계를 만드는 작업, 인간 삶의 영역이 전혀 예측할 수 없는 것임을 암시하기 위한작업이다. 또한 이 세상의 모든 존재와 사건들이 반드시 논리적 인과관계가 있는 것이 아니며 합리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전시이다.

Paul Zurker 작가는 매체를 단순한 미학적 오브제가 아니라 관객이 자신의 몸과 상상력과 정신을 통해 작품의 또 다른 주체로서 작품의 공간으로 개입하도록 만든다. 그는 이런 작업을 위해 발명가의 태도를 가지고 작업한다. 이런 면에서 그의 작품에서 예술작품의 제작과 의미의 기호적 상황들에 관한 해석의 과정이 중요한 예술적 의식으로 드러나게 되고, 그것은 작가 자신만의 개성적인 예술적 영역이 될 수 있는 전시를 선보인다.

창작공간 레지던시 김주선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는 작가들이 현재를 어떻게 다층적으로 해석하는지를 보여 주고자 하는 전시로, 예술과 삶이 어떻게 연결돼 있으며 예술이 우리의 삶에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보여준다”면서 “현재의 미술 상황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조형성보다는 그 조형이 가지고 있는 개념에 치중하고 있기 때문에, 창작의 사례들을 통해 예술가들이 예술과 삶이 어떻게 연결돼 있으며 작가들이 만들어내는 작품은 과연 사람들에게 어떤 대상으로 존재하며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전시”라고 설명했다.        

    고은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