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차 내리는 정성 손길에, 눈시울 붉히며 ‘힐링’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가지런한 몸가짐, 조그만 손 끝과 마음 끝에서 우러나는 차향이 은은하다. 지난달 말 창인동에 위치한 성심유치원에서는 다도발표회에서 부모님을 모시고 아이들이 정성껏 직접 차를 내려 대접하며 효심을 일깨우는 다도발표회 행사가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이 행사는 13년 전부터 매년 진행되는 성심유치원에서 내려오는 전통.
‘인성교육이라는 것이 말로 하는 것을 넘어 몸으로 행하는 것’이라는 취지에 발맞춰 해마다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이 행사는, 성심 특유의 인성교육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지난달 26일부터 29일까지 4일간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주인공인 8세 졸업반 아이들과 부모들은 물론 내빈으로 초청된 5~7세 아이들과 부모들이 함께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 성심 아이들은 지난 1년 동안 매일 1시간씩 다도예절에 대한 교육을 받으며 자연스레 몸에 밴 좋은 습관으로, 직접 정성스럽게 차를 내려 부모에게 대접하며 감사를 표했다.

아울러 차 대접과 함께 고려시대 선비차례 시연 및 인디언 피리 음악 감상 등이 이어졌다.

특히 마지막 날인 29일에는 천주교재단이 운영하고 있는 유치원임에도 불구하고 원불교 교무를 초청해 함께 행사를 진행함으로써, 다름에 대한 인정을 배우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행사에 참여한 학부모 중 일부는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집중해 차를 우려내고 대접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고마움과 대견함을 표하며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이 번 행사를 통해, 바른 모습으로 자라준 아이들에게 감사하며 자기반성과 힐링의 시간을 가지는 기회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행사를 마련한 성심유치원 서영정 미카엘라 수녀는 “이번 행사는 정통 다례를 통해 정성을 다해 부모를 섬기는 효를 일깨우고, 몸으로 직접 행하는 방법으로 바른 인성을 키우기 위해 마련된 행사”라며 “부모에 대한 감사하는 마음은 물론 우리나라 전통 차에 대한 교육과 다도를 통한 의사소통, 차와 다구의 색을 통해 이뤄지는 예술경험 등 다양한 효과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다도를 비롯해 다양한 인성교육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이 바르고 건강한 모습으로 자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