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 : 익산시 중앙동 3가 114-2 문화재구분 : 등록문화재 제180호

1932년에 간행한 익산군지에 의하면 당시의 익산군의 의료기관으로 천성당의원, 삼산의원, 복강의원(철도병원), 희생의원, 고가의원, 중촌의원, 여산의원, 익수의원, 무시치과의원, 등 정치과의원 등 10개의 병원이 있었다고 한다.

1922년에 익산군 익산면 이리에 김병수(1898~1951)가 개원한 삼산 의원은 익산에서 가장 오랜 병원 중에 하나였으며 일제강점기 당시 이리에서 번화한 거리였던 중앙동에 지어진 큰 규모 건물이었다.

1930년~31년간에 조사된 바에 의하면 당시 익산면 이리에는 8개의 의원이 있었다. 그 중 4개가 일본인이 운영한 의원이며 나머지 4개가 한국인이 운영한 의원이다.

김병수는 김제군 백구면 유강리 출신이나 익산면에 살았다. 군사 영명중학교를 졸업하고 서울 세브란스 의학전문학교에 입학하여 졸업 1년을 앞두고 1919년 3.1독립운동이 일어나자 독립선언서를 익산에 전달하고 궐기대회를 선봉이 되어 행진하다가 일경에게 잡혀 서울 서대문형무소에서 1년 3개월을 복역하였다.

출옥 후 1921년에 의전을 졸업하고, 군산 야소교병원을 거쳐 다음해인 1922년 익산에 삼산 의원을 개원하였으니 삼산은 그의 호였다.

그는 삼산 의원을 통하여 인술을 베풀고 사재를 털어 광희의숙을 설립하여 여성교육에 공헌하기도 하였다.

28세에는 익산 제일교회 장로가 되어 유치원을 설치하고 익산 청년회관도 건립하였다. 1945년 수복 후에는 건국준비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하였다.

1947년 이리읍이 부로 승격돼자 초대부윤이 되었으며 6.25 동란시에는 제5육군병원에서 군의관으로 활약하였다.

중앙동 3가 114-2번지에 있는 옛 삼산 의원 건물은  일부 변형이 있긴 하였으나 아치형의 포치, 코니스 장식 등 근대초기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아름다운 건축물이다.

2004년에 전라북도청에서 발간한 근대문화유산 목록화 및 조사보고서에 의하면 지상 2층의 건물로 르네상스 양식의 팔라죠 양식을 따르고 있으며 세부적인 장식이 매우 섬세하다.

정면은 대칭이며 출입구 상부는 바로크 양식의 곡선을 수용하였다. 건물 중앙에 포치를 돌출 시켰으며 좌측의 계단실을 통해 2층으로 출입하도록 되어 있다.

2층은 복도형이다. 지붕은 우진각 지붕이며, 슬레이트로 마감하였다. 유리창에 새겨진 조각은 동일한 모양을 하고 있으면서도 섬세하여 고급스런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있다.

처마홈통 밑에 그려진 원형의 부조형 장식은 언뜻 보면 태양을 나타내는 듯하면서 일장기의 태양을 연사상하기도 한다.

벽돌조의 구조로 현재는 오죽헌 숯불갈비 집으로 사용되어 있다. 해방되던 해에 화재가 나서 내부가 전소되었다고 하는데 외관에는 이때 수리한 흔적이 남아 있다.

이후 삼산 의원 건물은 한국무진회사로 이용되기도 하였으며 그 후 국민은행이 건물을 인수하였다.

국민은행이 들어서면서 금고를 증축하였다. 국민은행이 그 후 현재의 신축 건물로 이전하였으며, 현재는 내부를 개조하여 식당으로 쓰게 된 것이다.

김병수 선생이 아들인 김신기 박사는 1952년 연세대를 졸업하고 중앙동에서 돌아가신 아버지의 뒤를 이어 삼산 의원을 운영하였다.

그는 산부인과 의사인 아내 한센병(나병)을 앓았던 사람들의 자활정착촌과 인연을 맺게 된다.

그는 전주 예수병원에서 수련의 과정이 설립되었다. 그러나 병원에 의사들은 열악한 주변 환경으로 인해 근무기간 2년을 채 못 채우고 병원을 떠나기 일쑤였다.

결국 1985년에는 의사가 없어 병원 문을 내려야 할 단계에 이르렀고, 마을 농장장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김신기 박사에게 도움을 청했다.

안락한 병원장으로서의 삶을 버리고 삼산 의원의 문을 닫고는 1986년 3월부터 한일기독병원에서 봉사를 시작한 김신기, 손신실 의사 두 부부는 <98년 좋은 한국인 대상> 수상자로 선정되어 시민의 모범이 되고 자랑이 되었다.

1922년에 지은 옛 삼산 의원 건물은 2005년 6월 18일자로 문화재청 공고 제 2005-55호에 의해 전라북도 내 다른 19점의 근대문화유산과 함께 문화재로 등록되었다. /김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