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진주의에 희생된 지식인들

다음 도착지는 캄보디아의 ‘킬링필드’ 앙코르지역 학살 전시장이다. 킬링필드는 폴포트가 이끄는 크메르 루즈라는 무장단체가 1975~1979년까지 정국을 장악하면서 시작된 민중학살 현장이다.

전국적으로 자행한 일이지만 이곳 앙코르 지역에서도 참상은 이어져 별다른 전시관 없이 게시판에 사진들과 육각건물에 빼곡히 쌓여진 인골들이 그날의 참상을 말해주지만 그것도 이 지역의 사람들로 극히 일부의 인골이다.

가이드의 열성적인 설명으로 한편의 역사를 맛볼 수 있었다. 그동안 당시의 캄보디아인구 700만 명 중 3분의 1인 200만 명의 국민들이 학살을 당하였는데 폴포트는 농업정책을 추구하고 반 베트남에 중국의 급진 마오쩌뚱 노선을 따랐는데 그에 반대하는 사람은 무차별적인 사살과 고문을 했고 특히 안경 쓴 지식인이나 학자 의사 등 말마디 깨나 하는 사람이라면 사정없이 기상 천외한 방법으로 학살을 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그런 안 좋은 추억이 있는 역사가 있지 않았던가. 6.25전쟁과 일제 강점기에 그런 비극을 맛본 나라인지라 공감을 얻게 하였다. 한사람의 그릇된 상식일 나라와 역사에 얼마나 오점을 남기고 피를 부르게 하는지 알 수 있었다.

아무튼 그런 역사 때문에 지금이 캄보디아는 빈곤하고 고아 등이 많이 생겨 구걸하는 아이들이 많을 것이고 특히 나라를 이끌 지식인들의 실종으로 인적자원이 고갈된 것이 오늘날의 캄보디아를 있게 하는데 일조한 것이라 생각이 뇌리에 긴 여운을 남기면서 점심은 평양냉면 식당으로 향하였다.

약간 일정이 빨랐던지 넓은 홀엔 아직 준비 전이었고 입구에는 북한화가들이 그린 그림과 식품 등을 판매할 수 있도록 진열해놓았다. 하나 둘 빨간복장에 북한스런 복장을 하고 인공기에 명찰을 단 서빙아가씨들이 나온다.

냉면이 나오기 전에 구구절절이 나오는 음식이 입맛에 맞아 맛있는 식사를 했다. 그리고 식사 후에 곁들이 서빙아가씨들의 공연을 관심 있게 보았다. 이들은 평양에서 온 사람들이라고 하는데 회사에서 근무하는 형식인것 같다.

어차피 북한주민들이 이곳에 여행 올 일은 없을 것이니 한국인을 상대로 하는 상술인 것이다.

이제 이곳에서는 한국인들이 그리 낯설지 않은 주요 고객이 되어 버린 것이다. 이곳에서 한국 관광객의 차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실제로 1993년도에 앙코르를 방문한 176만 명 중 한국인은 4천여 명에 불과하여 12위를 했는데 날로 증가하더니 2005년에는 22만명 2007년에는 32만여 명의 한국인이 관간을 오는 통에 5년째 방문 1위 국가로 있으니 거리마다 우리한국말 그대로 상가들이 눈에 띄는 것은 무리가 아닌 듯싶다.

역설적으로 먼저 선진국이나 다른 나라 사람들이 다 구경한 곳을 이제 우리가 구경한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화장해야 환생한다”

이어 오후 스케줄은 수상 가옥이 있는 우리나라 경상도 넓이만큼 크다는 톤레삽강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오전에 보아 두었던 상갓집에 들렀다. 이곳은 초상집에는 포장을 치고 한다는데 마침 그런 풍경을 카메라에 담으려고 애써 가이드에게 부탁하여 멈췄다.

이곳은 초상이 나면 포장에 누가 몇 살에 죽었다고 명을 표식 한다고 한다. 3일장, 7일장, 15일장 등이 있는데 마침 장례를 마친 후인지 아이들만 정리를 하고 있었다.

시신은 전부 화장을 하고 있는데 이곳사람들은 죽은 다음에 꼭 인간으로 환생한다고 믿는데 묻으면 환생할 수 없다고 믿기 때문이란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에는 기후와 평지로만 이루어진 토질이 무덤을 쓰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이유도 있을 것이란 짐작을 보탠다.

결혼식은 신랑 집에서 음식 등을 장만해야 신부 집에서 치른데 90%이상이 불교 신자인 이곳은 장례식이든 결혼식이든 절에서 스님이 와야 의식을 거행한다고 한다.

마지막 일정인 톤레삽 부두를 향하는 도로 양측이 가옥이 다르다. 한쪽은 개울가에 있어 수상가옥으로 되어있고 한쪽은 육상가옥이다. 아마도 육상가옥이 좀 잘사는 사람들이지 않을까 싶다.

간간이 들녘에는 모내기하고자 준비를 하는 모습이다. 입구에 산인 듯 언덕인 듯하다. 야트막한 이산은 140미터인데 캄보디아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고 한다.

이곳은 건기와 우기가 있는데 우리가 관람할 시기인 건기에는 쌀농사 등을 지을 수 있으며 우기 시에는 이산이 톤레삼 호수의 일부가 된다고 한다. 우기에는 이곳을 관광할 수 없다고 하는데 맑은 호수를 상상 하지 말고 가야 한다.

이곳은 바다를 잇는 곳인데 지형 상 역류하는 곳으로 메콩 강 흙탕물을 실어 나르는 흙탕물에 가까운 붉은 물 뿐이다. 아이들은 그저 물놀이가 흥겹다.

그나마 해질녘 황금색 황혼과 황금색 물빛의 아름다움으로 위안을 한다고 한다. 마침 그리 크지도 않은 배에서 서양인들이 많이 내리고 가이드들이 몰려있는 풍경을 물으니 프놈펜에서 5시간이 넘은 여정으로 이곳에 관광을 하려고 오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그다지 허름한 배에 이곳을 온다는 것이 대단하였다. 수상가옥의 관람이 이어졌다. 이곳은 메콩 강을 끼고 사는 캄보디아인과 베트남인들의 공통된 삶의 공간이다.

사진으로만 보던 곳 인지라 참 희한하고 의아했다. 가이드는 이곳 사람들이 육지생활에 적응을 하지 못한다고 한다. 육지멀미를 한다는 것이다. 인가의 습관이 참 무서운 것이다.

물위의 일상 그들의 수상촌

배가 서서히 부두를 벗어나자 자신들은 그저 살고 있는데 타인으로부터 볼거리가 된 사람들의 가옥이 있었다.

배를 오가며 과실과 채소 등을 팔고 다니는 상인들, 남들이 보든 말든 그저 주어진 일상을 하고 있는 가족들, 어린이들이 수영을 하고 노는 모습 그리고 플라스틱 통을 타고 배처럼 둥둥 떠서 놀고 있는 모습들이 우리에게 구경거리일 뿐이었다.

그들에게 강이나 물은 두려움이나 위험한곳이 아닌 일상과 밀접한 놀이터 같은 곳이었다. 그들이 살아가는 모습에 물 또한 흙탕물인지라 그물로 빨래를 하고 밥을 짓고 하는 것이 위생 상태는 뻔하다.

대구시에서 지어주었다는 노란 교회건물은 그나마 깨끗해 보였다. 좀 지나 성당이 나온다. 불교색이 짖은 지역이라 타종교의식이 얼마나 있는지는 모르겠다.

우리가 생각하기로는 물위에 산다는 자체가 우려스러운 생활이지만 그들은 당당히 그곳을 싫다고 떠나고자 아우성인 사람이 없다는 것은 그들의 전통적인 민족성 삶 의식을 깨우치지 못한 한계의 벽이 너무 높지 않을까 싶고 정부에서는 오히려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참을 지나면 베트남인들로 구성된 경계지역이 나온다. 이곳은 캄보디아인들과 베트남인들의 사이가 별로 좋지 않다고 한다.

역사적인 이유에서이라고 하는데 그러고도 굳이 서로가알지도 묻지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배를 따라 오며 1달러를 외치는 아이들이 예외 없이 있었다. 형제간인 듯하다. 아이들은 한아이가 방울뱀인 뱀을 목에 걸고 따라오며 1달러를 외친다. 아마 눈요기를 보여주고 얻을 심산이었다.

수상 촌을 벗어나는 길에 우리나라에서 밥퍼나눔 봉사활동으로 유명한 다일공동체 건물이 크롬마을에 있었다.

저녁에 베트남으로 이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4시가 넘어서 일찍 저녁식사를 했다. 한국 식당인데 샤브샤브식당에서 우리가 준비해 간 것을 곁들여 식사 마치고 슬픈 나라 캄보디아의 여행을가슴으로 마무리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