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1호로 지정된 '익산 목발노래'가 무형문화재에서 해제된 채 수년간 방치돼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1923년 익산시 삼기면 오룡리에서 태어나 익산 지역 농촌에 전해내려오던 노동요를 모아 집대성하고, '목발노래' 예능보유자로 지정된 박갑근 옹이 2001년 타계한 후 전수자가 없는 탓이다.

익산목발노래는 익산시 삼기면을 비롯해 금마·낭산·함열 등지에서 농민들이 지게다리(목발)를 두드리며 불렀던 노동요인데, 1973년 전라북도가 무형문화재 1호로 지정했다.

목발노래는 산타령·등짐노래·지게목발노래·작대기타령·둥당기타령·상사소리 등 6개의 노래를 한데 묶은 것인데, 산에서 나무를 하거나 지게로 짐을 나를 때 불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갑근 옹은 마을 사람들과 풍물노래동아리(위계·율계)를 만들어 일제시대와 6.25를 거치면서 사라질 뻔한 전통풍물과 농민들이 농사지으며 불렀던 노래(농요)를 보전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면서 1971년 익산에서 열린 '마한민속제'에서 첫 공식 공연을 하게 됐고, '72년 전주 '전국민속경연대회'에 '익산 목발노래'로 문공부장관상을 받은데 이어 이듬해 전북 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이후 익산 목발노래는 '77년 열린 민속경연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받았고, '83년 삼기면 오룡마을에 익산농요전수관을 조성한 박갑근 옹은 '84년 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로 지정됐다.  하지만 박 옹이 전수자 없이 타계한 이후 같이 노래를 불렀던 농민들이 흩어지거나 사망해 더 이상의 공연이 없자 전라북도는 타계 4년만인 2005년 6월 목발노래를 무형문화재에서 해제했다.

이후 수년 동안 주인없이 표류한 익산목발노래는 2009년 익산시 함열 출신 조현숙(63)씨가 함라면 신대리 와우마을에 '함라문화예술공동체'를 세우고 박 옹과 함께 목발노래를 불렀던 농민들을 모아 전수노력을 벌이면서 무형문화재 재지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함라문화예술공동체 관계자는 "지역문화를 지역민 스스로가 생산하고 소비하는 주체가 되자는 생각으로 익산의 문화예술을 발굴해 재현해내기 위해 모임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익산시의회 임영애 의원은 지난달 27일 익산시청 문화관광과 업무보고 자리에서 "무형문화재를 지키지 못한 것은 익산시의 책임이 크다"며 "무형문화재로 재지정 받기 위한 지원을 해야 한다"주문했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