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교육청이 14개 시군 교육청과 함께 6천500만원의 일본 지진해일 피해 성금을 모아 적십자사 등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비판여론이 일고 있다.

방사능 오염물질 방출과 독도 분쟁으로 일본에 대한 국민여론이 악화된 데 따른 것이다. 이 가운데 익산지역교육청과 산하 유초중고등학교 교직원 및 학생들은 700만원이 넘는 성금을 걷었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지난달 중순께 교과부에서 각 지역교육청과 산하 교육기관에 성금 모금을 안내하라는 공문이 내려와 각 기관에 같은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고 말했다.

지난달 22일자 공문에는 "인도적 차원의 성금 모금을 안내하니 협조해주기 바란다"며 "각급 학교가 자율적으로 성금을 모금해 송금하고 그 결과를 통보해 달라"는 내용과 함께 대한적십자사 및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계좌번호가 적혀 있다.

익산지역교육청 관계자는 "도교육청에서 공문이 내려와 각 학교별로 내용을 하달했고, 학교에서는 자발적으로 750만원 정도의 성금을 모아 자체적으로 계좌이체한 후 결과만 교육청에 통보했다"고 말했다.

익산에서는 교육청 산하 87개 유초중학교 가운데 9개소를 제외한 78개 학교에서 성금을 냈다. 학교별 성금 액수는 최소 2만5천원, 최대 20만원으로 호응도가 높지는 않았다고 교육청 관계자는 전했다. 

이에 대해 많은 익산시 에서는 현재 상황에도 맞지 않고 시대착오적인 관치행정이라는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도교육청이나 지역교육청보다는 교과부를 비롯한 정부에 대한 불만이 많다.

교육계에서 일 하는 L씨(47)는 "정부가 공문까지 보내 지진피해성금을 독려하는 이유를 납득하지 못하겠다"며 "형식적으로 성금을 내는 사람도 있지만 외면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차라리 소년소녀가장, 결식아동에게 지원하는 게 낫지, 이런 형식으로 성금을 모금하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자발적으로 성금을 내라고 하지만 형식은 갖춰야 될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성금 모금을 안내하는 시점도 문제로 거론된다.

성금 모금 기간은 지난달 30일까지였다. 독도를 자국의 영토라고 기술되어 있는 일본 중학교 교과서 검정일자가 지난달 30일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경우 우연히도 비판여론을 피해갈 수 있는 시점에 기획된 것이다.

이날 일본 문부과학성 검정을 통과한 18종의 교과서 중 12종이 독도를 일본땅이라고 기술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됐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