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 모 초등학교 운동장 벤치에 17살 여고생의 낙서(落書)가 되어 있다. ‘공공물에 낙서를 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것’을 전제한 뒤 추억 만들기를 하는 것이니 부모님을 욕하지 말아 달라 시작되는 낙서는 세속의 소망을 담고 있었다. 여고생의 낙서는 ‘하루하루 열심히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살겠습니다’라고 끝을 맺고 있는데 그 포인트는 ‘자기와 대화’이고 '결심'에 있다.

소망은 희망이나 포부와는 비슷하지만 다르다. 소망에는 일상이 묻어 있다. 눈앞에 나타나는 생활의 소망과 미래에 대한 자기 대화라는 점에서 포부와 희망이 교차 할 수는 있겠지만  차이는 있다. 낙서에서 보면 ‘ 20살이 되는 3년 후 살을 쫘 빼고 옷과 구두를 마니마니 사서 00앞에 짠하니 나타나는 것에요’라는 대목은 소망으로 볼 수 있고 ‘ 당당히 교대에 합격하여’는 포부나 희망이 아닐까 한다.

이 여고생의 낙서에서 볼 수 있는 유형의 감정이 KTX역세권개발과 국가식품클러스터, 익산 제3일반 산업단지의 분양을 바라보는 모든 시민의 심정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시험과 취업, 먹고사는 문제 등으로 파생되는 일상의 소망과 보다 더 큰 희망의 유형이 얼마든지 있고 우리 곁에 다가와 있다. 그러나 우리의 앞날이 불투명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희망은 있고 없다는 것에 따라 다르지만 믿고 나 갈수 있는 의지를 키우는 희망에 대한 전제 조건들이 과정과 함께 충족되어야 희망이라 말 할 수 있다. 소통과 신뢰가 무너진 곳에서는 시민에 관심은 멀어지고 떨어진다. 결국 우리 지역사회를 희망으로 지탱해주는 공동체를 파괴한다는 말이다. 이는 곧 갖가지 갈등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뜻한다.

이번에 발생한 음식물쓰레기처리 시설 위탁 수의계약, 또한 에스코사건, AI 상수도 공사건, 자원봉사센터 업무상 배임의 건 등은 공무집행의 문제를 제기하는 것으로 시민모두의 희망이나 시정의 희망 사항과는 별개의 것이라 말 할지 모를 일이다. 하지만 희망을 만드는 과정에서 이들 사안에 대한 원칙과 책임행정이 부족하지 않았다면, 일어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와 관련해 시민들은 ' 갈등과 시정 불안의 요소'들을 신속하게 제거하라고 6.2선거를 통해 경고를 보냈다. 그리고 예이 주시하고 있는 상태인 것이다.

대한민국 익산시대를 열어간다 한다. 이에 민선 5기 시정은 시정계획을 발표했고 지역사업에 대한 예산 확보를 위한 발 빠른 행보 중이다. 그러나 갈등의 요소는 산재해 있고 익산시 ‘내부쇄신과 혁신’은 조직원들의 마음을 읽지도 배려하지도 못해 빙산의 일각을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 상태라고 한편에서는 걱정을 한다.

소개한 낙서에서 이 여고생은 3년 후의 자신을 내다보면서 ‘지금은 많이 힘든 일이 있고 그렇지만, 흔들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는 말로 희망을 말하고 있다. 이는 우리 시민의 마음과 맞닿아 있는데 장기적인 희망을 이루는 과정에서 시민과 시정의 품격(品格)을 높이길 기대한다. 그 어느 때보다 익산시의 지혜와 적극적인 대처 방안이 시급히 필요한 시점이다. 그리고 낙서를 한 여고생의 소망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 박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