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경

문화체육관광부는세계적 수준의 야간관광 매력도시를 만들기 위해 2022년 9월 ＇야간관광특화도시＇를 선정하였다. ‘야간관광특화도시’는 관광객이 지역에 하루 더 머무르게 하여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세계적인 관광도시를 육성하고자 추진하는 사업이다.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야간관광 하면 떠오르는 도시의 공연이 있다. 홍콩의 빅토리아항 고층 건물들 사이로 펼쳐지는 음악&레이져 쇼 공연이다. 이 공연은 홍콩 관광청이 2004년 기획하여 전 세계 관광객이 한번은 꼭 다녀오고 싶은 장소가 되었다.

올해 나에게 기억남은 야간관광 경험 2가지를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지난 여름 남원시에 출장을 갈 일이 있었다. 업무가 끝나고 나니 저녁 6시가 훌쩍 넘었다. 저녁으로 추어탕을 먹고 산책 겸 광한루원을 걸었다. 광한루원은 야간 입장이 가능하다. 거기에다 야간 입장은 입장료가 무료다. 여름밤 더위를 피해서 나온 사람들 뿐만 아니라 젊은 이방인과 가족단위 방문객들도 보였다. 한창 여유를 가지며 광한루원을 산책하다 보니 갑자기 내 발을 재촉하는 이가 있었다. 그녀는 남원요청둔치로 가자고 한다. 음악 분수가 곧 시작 된다며..... 언제가 여수에서 보았던 음악분수가 생각이 났지만 큰 기대는 하지 않고 걸음을 빨리했다. 시작하는 장면을 보고 싶었다. 벌써 많은 사람이 계단마다 자리를 잡았고 주변 울타리에 쭉 둘러 서 있었다. 틈을 찾아 우리도 섰다. 조금만 보다가 얼른 집에 가야겠다는 생각이었다. 분수 쇼는 BTS 노래부터 판소리까지 다양한 스토리로 남원을 이야기하는 듯했다. 어느새 나는 마지막 공연에 박수를 보내고 있었다. ＇남원요천 수경 음악 분수＇쇼 그 공연 명칭이 지금도 기억에 남아있다.
12월 14일부터 3박 5일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방문했다. 쿠알라룸푸르 공항에 비행기가 예정시간보다 조금 늦게 도착하였으며 공항에도 사람이 많아 수속을 끝나고 나오니 벌써 8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1시간 정도 버스를 타고 가니 호텔에 도착하니 벌써 9시가 넘었다. 가방을 방안에 놓고 밖으로 나왔다. 9시가 훨씬 넘은 시각인데 도로는 차들로 꽉 차있으며, 통행 도로에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어깨를 조심하며 걸어야 했다. 간단히 저녁을 먹을 장소로 인근 야시장을 목적지로 정하고 걸었다. 쿠알라룸푸르 최대번화가 부킷빈탕의 잘란알로 야시장이다. 큰 건물들 사이로 중간마다 노포도 있고 작은 가게들도 있었다. 그리고 길거리 공연에 사람들이 모여서 노래를 부르고 박수를 치고 있었다. 나도 발길을 멈추고 귀를 기울여보고 주변에 사람들을 쳐다본다. 다양한 사람들이다. 키가 큰 사람, 작은 사람, 젊은 사람, 나이가 든 사람 등 국적도 다양해 보인다. 특별한 안내판도 없고 흔한 무대도 없다. 그냥 길거리 공연이다. 그런데 모두 다 즐거워하고 편안한 모습이다. 야시장까지 걸어가는 길에 건물들의 각양각색 조명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이색적이면서도 화려하다. 건물 하나하나 보는 맛도 있다. 어느새 야시장에 도착해 보니 한 번 더 놀랬다.
와 ~~~~ 사람이 너무 많다. 사람들 머리만 보고 앞으로 걸어 들어갔다. 살짝살짝 옆으로 보이는 가게들은 각각의 음식의 사진이 큼직 막하게 전시되어 있었다. 이 가게에서 무엇을 먹을 수 있을지 한눈에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가격이 씌여져 있었다. 음식점에 들어갔다. 안쪽 깊숙이 들어가니 플라스틱 테이블과 의자들이 있다. 자리를 잡으니 메뉴판을 준다. 선택도 쉽다. 메뉴판 사진과 간단한 음식 설명이 있어서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리고 심지어 음식마다 번호가 씌어있으니 번호로 주문해도 된다. 여러 음식을 골고루 시켜놓고 함께 나눠 먹으니 오늘의 늦은 여정이었지만 즐거웠다. 식사를 마치고 다시 숙소로 돌아오는데 다시 한 번 놀랐다. 내가 머무는 숙소 주변경관이 이제야 한눈에 들어왔다. 커다란 ‘코치’ 상징물이 설치되어 있었다. 코치 상징물 앞에 사진을 찍기 위해 대기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럼 나도 한번 찍어야지....’ 하며 코치 상징물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12월 14일 새벽에 출발하여 아침에 인천공항 도착, 저녁에 쿠알라룸푸르 도착 후 야시장에서 푸짐하게 먹고 주변 야간산책을 하고 나니 기분이 한껏 좋아졌다.
그렇다. 이게 바로 관광이다.

타지역 이주나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 자연감소 등의 이유로 지역 거주인구가 1명이 줄어들 때마다 744만원의 기대소비가 사라진다고 한다. 한국관광공사의 국민여행조사 에 따르면 국내 관광객들은 숙박여행 시 1인당 18만9,000원을 쓰고, 당일여행에선 7만2,000원을 소비한다. 지역인구가 1명 줄어도 18명의 숙박여행객과 55명의 당일치기 여행객이 지역을 찾으면 소비대체가 가능하다. 따라서 지역 관광객을 유치할 경우 이들의 소비로 인구감소 리스크를 상쇄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특히 숙박관광객을 유치가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저녁에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필요하다. 바로 야간관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