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익현 한의원장

익산맨발대학서립추진위원

이번 호는 내용이 약간 난해하여 요약문을 먼저 적습니다.

우리가 밤에 자고 아침에 깨는 것은 ‘밤과 아침을 알려주는 시계’가 우리 몸 안에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것을 ‘생체시계’라고 하고 ‘피리어드’라는 물질을 통해서 몸의 각 조직에 시간을 알려줍니다. 그러면 각 조직은 그 시간에 맞춰 활동하는데 수면이 대표적이고, 노인이 되거나 불규칙한 생활을 계속하면 그 시계가 고장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에 적었습니다.

수면과 관련된 물질이 크게 3가지인데 지난 시간에 피로물질인 아데노신과 수면호르몬인 멜라토닌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 아데노신은 우리 몸에서 에너지로 사용하는 ATP가 에너지를 방출하고 남은 물질인데 이것이 쌓이면 피로감을 느껴 졸리게 된다는 것이었지요. 이때 커피나 녹차에 들어있는 카페인은 ‘아데노신이 쌓여가는 것을 뇌에 연락하는 수용체’에 아데노신 대신 달라붙어 뇌가 피로를 모르게 하는 작용을 한다고 했었습니다. 그래서 피로할 때 잠을 자지 않고 카페인을 섭취하면 그때는 피로를 못 느끼지만, 피로가 한계를 넘으면 기력이 소진되어 원기 회복을 위한 기간과 노력이 몇 배가 더 드는 것이지요. 카페인은 피로를 해소하는 것이 아니라 피로를 느끼는 뇌를 속여 피로를 뒤로 미루는 것이어서 바람직하지는 않습니다. 피로는 그때그때 해결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 다음 멜라토닌은 세로토닌이 변형된 호르몬으로 수면을 하게 하는 물질인데 밤에 주로 분비됩니다. 해외에 나가 시차에 적응할 때 또는 나이가 들어 멜라토닌 생산량이 적을 때 약으로 섭취하기도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밤에 주로 분비되는 멜라토닌은 밤이 온 줄을 어떻게 알고 분비를 할까요? 이번 시간에는 우리 몸에서 시간을 알려 주는 생체시계와 그 원리 그리고 그 물질의 생산과 분해에 대해 알아봅니다. 건강한 사람의 경우 왜 밤이 되면 잠이 오고, 잠만 잤을 뿐인데 무엇이 깨워 아침이 되면 잠자리에서 일어나게 할까요? 뭔가 우리도 모르게 시간을 알려주는 장치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생체시계 즉 생명체 속의 시계’라고 합니다. 세상에는 이와 비슷하게 신비한 것들이 많습니다. 금강 고수부지의 철새 도래지를 가보면 어김없이 제 때에 찾아오고 또 정확하게 방향을 잡고 시간에 맞춰 귀환합니다. 제비도 마찬가지입니다. 호주 북부까지 수천 Km를 나르면서 방향을 잃지 않고 갔다가 이듬해에 그 집 그 처마에 다시 돌아옵니다. 무엇이 이들에게 방향과 시간을 알려 줄까요? 그들이 방향과 시간을 아는 것처럼 생체시계도 신비하게 작동합니다. 어쨌든 생체시계를 Circadian rhythms이라 하는데 이 말은 Circa(about) +Diem(Day) 그러니까 ‘대략 하루’라는 라틴어에서 온 것입니다. 그래서 주기가 하루일 때 Circadian rhythms이라 부릅니다. 보통 규칙적으로 밤 9시가 되면 잠이 오고 새벽 5시가 되면 일어나 24시간이 주기가 됩니다. 이런 현상은 밤 9시 정도가 되면 우리 뇌 속에서 멜라토닌 호르몬이 분비되기 시작하여 졸리게 만드는 겁니다. 이 호르몬은 밤 동안 계속 분비가 되다가 아침이 되면 분비가 정지되어 우리를 깨웁니다. 이와 유사하게 생체시계(Circadian rhythms)의 영향으로 24시간을 주기로 분비되는 호르몬이 성장호르몬입니다. 이 호르몬 역시 항상 나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잠들기 시작하는 밤 10시 즈음부터 분비됩니다. 아마 신문이나 각종 매스컴을 보면 청소년은 '일찍 자야 키가 큰다' 이런 기사를 보신 적이 있으실 텐데 이것은 성장호르몬이 밤10시에서 2시 사이에 잠을 자야 분비되는 호르몬이기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몸은 어떻게 그 시간을 아는 것일까요? 많은 생명 과학자들이 굉장히 오랫동안 궁금해하던 질문입니다. 오랜 연구 끝에 실제로 우리 뇌 속에 시계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생체시계(Circadian Clock)라는 건데요. 이 생체시계는 뇌 속의 작은 시신경교차상핵(SCN)입니다. 크기가 콩알만 한 이것이 24시간을 주기로 작동합니다. 이 생체시계의 영향으로 멜라토닌은 밤 동안 최대치에 도달했다가 새벽에 다시 감소하는데 빛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망막 세포가 감지하는 빛의 양이 많아질수록 시신경교차상핵(생체시계)에서 ‘각성을 일으키는 단백질’이 많이 만들어지고, 반대로 빛의 양이 줄면 ‘수면하는 단백질’이 만들어져 주기적인 하루 일과를 만듭니다. 이 시계는 고장만 나지 않는다면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끊임없이 지속됩니다. 이 시계는 몸의 다른 부분에 ‘지금은 몇 시이니까 어떤 일을 하라’는 시간 정보를 줍니다. 그런데 이 지점에서 또 궁금한 점이 하나가 생깁니다. 이 주기는 도대체 어떤 과정을 거쳐 생기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