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형택 Like익산포럼 대표. 제7.8대 익산시의원

중학생 딸아이가 늦는 경우나 비가 오는 날, 초등학교, 유치원에 다니는 아들을 데려다줄 때마다 노인 교통봉사자들이 횡단보도에서 안전하게 건널 수 있도록 해주셔서 지날 때마다 감사 인사를 건넨다. 요즘 아침 등굣길 곳곳에서 노인 교통봉사는 일상적인 풍경이 되었고 어느 정도 정착이 된 것으로 보인다.

초등학교에서는 통상적으로 교통봉사, 도서 도우미, 급식 도우미 등 세 부분으로 나눠 학부모 참여 활동을 한다. 과거에는 엄마들이 학교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편이었으나 요즘에는 갈수록 여성들의 사회활동, 경제활동이 활발해짐에 따라 엄마들이 학교 붕사활동에 참여하는 숫자가 줄어들 수 밖에 없는 환경이 되었다. 이런 흐름에 따라 교통봉사는 노인 일자리 창출 분야로 분류되어 어르신들이 아이들 등.하굣길 교통안전을 책임지게 되었다.

노인 교통봉사 사업은 학생들의 교통사고를 줄이는 동시에 노인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 만 65세 이상 어르신들에게 인기 직종으로 뽑히고 있다. 어르신들은 “적은 돈이지만 사회 속에 참여할 수 있다는 기쁨과 아이들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는 사실에 보람을 느끼고 용돈 마련에도 도움이 된다”며 대체로 만족하는 평가들이 나오고 있다.

이 사업은 아이들의 안전 확보와 학부모 부담 경감은 물론, 어르신의 일자리 창출 및 사회 공헌 등 일석삼조의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실제로 학부모들은 “교통봉사나 도서 도우미 등 학교의 각종 프로그램 때문에 학부모에게 부담이 크다”는 의견들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맞벌이 부부의 경우 이런 부담이 너무 심해 ‘새학기 증후군’에 시달릴 정도“라는 호소까지도 나온다.

이런 상황을 해결하는데 있어 노인 교통봉사 사업은 매우 좋은 대안이 되고 있다. 그런데 노인 교통봉사 사업 운영에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 추운 겨울이 되는 12월~2월 사이에는 노인 일자리 지원사업이 종료되어 초등학생 학부모가 교통봉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초등학교에서는 학부모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요청하며 참여자를 모집하는데 참여하지 못하는 학부모는 미안한 마음이 쌓여간다. 이와 관련하여 제도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

대구 북구의 경우 2010년부터 공공근로 노인 교통봉사 사업을 실행하고, 사업 전후 3년 정도 통계를 분석하고 연구해본 결과 구체적인 성과가 확인되기도 했다고 한다. 이 기간에 대구광역시 전체적으로는 스쿨존 내 어린이 교통사고가 10% 이상 증가한 반면, 어르신 교통봉사를 운영한 대구 북구는 이전보다 사고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에 따라 대구 북구는 정부지원 9개월에 1개월을 더 연장하여 사업을 지속하는 정책을 펼쳤다고 한다.

해외 사례도 참고해 볼 만 하다. 미국 텍사스의 경우는 노인 교통봉사자 대부분 지역 경찰서에 고용된 분들이고 교육을 받고 일하는 분들로서 일정액의 보수를 받고 등하굣길 교통안내를 맡고 있다고 한다.

이런 사례들과 현재까지의 사업효과 등을 고려해볼 때 우리나라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노인 교통봉사 사업을 학생들의 학기 일정과 맞춰 진행할 수 있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다. 겨울 추운날씨가 고려사항이라면 이 기간에는 어르신 교통봉사자 연령대를 조금 낮추어 운영하는 방안도 가능하다.

실제로 교통봉사에 참여하고 정기적인 캠페인을 진행하는 학부모 모임 관계자들의 의견을 경청해본 결과 추운 겨울 교통지도를 위해 방한복 및 장갑 등 추위에 대비할 수 있도록 노인 교통봉사자에게 지원 필요성, 교통지도에 사용하는 깃발, 호루라기 등 물품 지원도 충분히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있는 상황이다. 특히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체계적이고 주기적인 교통안전지도 교육을 통해 아이들도 안전하고 어르신들도 안전한 등.하굣길 교통안내가 되도록 매뉴얼이 정착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와닿는다.

더 이상 엄마, 아빠들의 봉사활동으로 등,하굣길 교통봉사를 해결하기 힘든 상황이다. 아이들의 안전한 등.하굣길 보장과 학부모들의 부담 경감, 어르신들의 경제활동에 톡톡히 역할을 하고 있는 노인 교통봉사 사업 관련 제도개선을 통해 이 사업이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운영되기를 바란다.